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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투데이] 최초 작성일 : 2008-05-07 23:49:00  |  수정일 : 2008-05-08 00:11:02.133 기사원문보기
주부·학생 왜 '촛불' 들었나?… 음식 앞에 이념 없어
(고뉴스=김성덕 기자) -집권 두 달, 20%대 지지율… 정부 불신 '쓰나미'
-쇠고기 졸속 협상… 정권 운명 스스로 단축
-앞으로가 더 큰 문제… 암담한 상황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출범 두 달 된 이명박 정부를 집어삼킬 태세다.

집권 초기 인사 난맥상과 하루걸러 뒤집어지는 정책, 둔감한 정세판단으로 인한 외교력 부재 등에 결정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터지면서 이제 갓 두 달 된 정권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은 절망감으로 뒤바뀌고 있다.

집권당인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5일 조사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는 28%.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출범 초 20%대 국정지지율은 ‘될 수 있는 한 정권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후한 점수를 주는 시기’임을 감안할 때 실로 충격적인 수치다.

대통령제 하에서 집권초란 가장 역동적이고 국민적 신뢰가 큰 시기로 정부가 하고자 하는 모든 정책과 개혁이 이 시기에 이뤄진다. 정권의 성패가 집권 초에 가려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그 성패의 시기를 너무도 빨리 재촉, 정권의 운명을 스스로 단축시키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지난달 18일 끝난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이다.

무엇이 그리 급했는지 쫓기듯 한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타결된 이 쇠고기 협상은 그야말로 광우병에 걸려 구멍이 송송 뚫린 소의 뇌처럼 구멍투성이, 허점투성이 협상이었다.

무엇보다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우리가 수입을 중단할 수 없다는 합의 문구는 우리의 아이들과 가족의 건강권을 통째로 내던져버린 굴욕협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정부는 이때까지도 사안의 심각성을 몰랐다.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쇠고기 농담을 주고받으며 “민간이 알아서 할 일”이라거나 “적게 사먹으면 된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쏟아냈고, 청와대 대변인도 덩달아 “설거지 해줬는데 고마워해야 한다”며 상처 난 민심에 더 큰 생채기를 가했다.

지난 정부에서부터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을 주도해 온 농림부 당국자들은 광우병 위험이 높아 30개월 이하의 살코기만 받아야 한다는 기존의 방침을 뒤집어 광우병위험물질(srm)은 물론 30개월 이상 쇠고기도 안전하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 그야말로 ‘영혼 없는 공무원’들의 실체가 어떤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즈음 ‘이제 더 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국민적 움직임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하면서 장난처럼 시작한 ‘이명박 탄핵 서명’은 거짓말처럼 1백만명을 훌쩍 넘었다.

정부 논리의 문제점은 금방 들통 났다. 정부 당국자들은 주워 담기에도 어려운 과거 자신들의 발언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는 촌극을 연출했고, 정부에 대한 불신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식탁을 책임지는 주부와 한 창 먹는 것에 민감한 중고등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기에 이르렀다.

20% 지지율이 보여주듯 이명박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은 극에 달하고 있다.

정권 말기에나 나타날 이러한 민심이반이 정권 초기에 그것도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것은 이 사태가 너무도 명확한 지점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음식 앞에 이념은 없다. 거기에는 좌도 우도 반(反)이명박도 친(親)이명박도 없다. 오직 내 입으로 들어갈 이 음식이 안전한가, 안전하지 않은가 만이 있다.

국민의 80%가 지금과 같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문제를 너무 가볍게 봤다. 청와대 참모진들 역시 미국산 쇠고기와 광우병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공부 없이 ‘한미관계 복원’이라는 얼토당토않은 명분으로 국민의 안전을 내팽개쳤다.

이명박 대통령은 7일 뒤늦게 “국민의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며 “쇠고기 개방으로 국민 건강에 위협을 가하는 일이 있다면 즉각 우선적으로 수입을 중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광우병의 잠복기간은 10년에서 30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다면 이미 국내 유통과정에서 광우병에 감염된 국민이 생긴 뒤라는 얘기와 마찬가지다.

지금 합의문으로는 수입을 막을 수도 없을뿐더러, 설령 이 대통령이 정치력을 발휘해 수입을 막는다하더라도 그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일종의 정치적 수사일 뿐이다.

들끓는 민심이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가라앉을까? 그래서 정부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까?

이 정권이 벼랑 끝 위기를 자초하고 있는 지금, 4년8개월을 어찌하려고 이런 무지막지한 일을 벌였는지 정말 암담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먼저 본 세상 바꾸는 미래, 고뉴스tv] kimsd@g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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