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소리도 선율로 바꾼다...시각장애인 하모니스트 이인혁의 두 번째 이야기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12-31 14:45:1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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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혁 하모니스트 (사진=이인혁)
이인혁 하모니스트 (사진=이인혁)

(서울=국제뉴스) 김학철 기자 = 시각장애인 하모니스트 이인혁이 두 번째 음반 '사랑의 하모니카 2집'을 선보인다. 2024년 첫 싱글로 이름을 알린 뒤 이번에는 다양한 장르의 창작곡을 한데 묶어 하모니카가 낼 수 있는 색채를 보다 넓게 제시하고 있다.

이인혁의 연주는 중학생 때 취미로 시작한 작은 습관에서 출발했다. 지금 23세가 된 그는 숨결과 리듬으로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방식이 자신의 음악 언어가 됐다고 말한다.

무대 밖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2023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공익광고에 힙합 래퍼로 출연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2024년에는 전국장애청소년예술제에서 대상을 받았고 국제 서울하모니카 페스티벌에서 특별상과 재즈부문 장려상을 거머쥐며 차세대 연주자로 평가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2025년에는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단독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공연과 함께 공개되는 2집에는 새로 쓴 곡들이 다수 담겼다. 눈길을 끄는 곡은 삐비빅 (Samsung Galaxy Ringtone Medley)이다. 일상에서 흔히 듣는 스마트폰 벨소리를 소재로 삼아 반복되는 음형을 유쾌한 멜로디로 바꾸며 아이디어와 편곡 감각을 드러낸다. 반대로 고요의 바다 (Sea of Silence)는 호흡이 길게 이어지는 선율로 서정의 깊이를 보여준다. 소리의 결을 세밀하게 쌓아 올리는 방식이 돋보이며 들을수록 여백이 커지는 인상을 남긴다.

시각 정보를 대신해 청각에 집중해 온 시간도 이번 음반에 묻어난다. 한 음 한 음을 더 또렷하게 다듬는 과정이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꾸준한 도전으로 자신만의 길을 넓혀 온 이인혁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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