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의 세계는 냉정하지만, 그 안에는 항상 뜨거운 스토리가 있다. 긴 터널을 빠져나온 여왕들의 눈물, 나이를 잊은 노장의 투혼이 2025년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7. "여왕들이 돌아왔다"... 이미래-강지은, 4년 만의 눈물
2025년 LPBA는 '원년 퀸'들의 귀환으로 뜨거웠다. 긴 슬럼프를 겪던 이미래는 7차 투어(하이원리조트)에서 4년 8개월 만에 통산 5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어 8차 투어에서는 강지은이 김민아와의 혈투 끝에 '행운의 샷'으로 4년 14일 만에 통산 3승을 달성했다. 팬들은 "클래스는 영원하다"며 돌아온 여왕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8.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70세 김무순, 드림투어 최고령 우승
1955년생, 만 70세의 노장 김무순이 쓴 기적은 당구계를 숙연하게 했다. 김무순은 드림투어 1차전 결승에서 아들뻘인 2030 선수들을 연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프로당구 출범 이래 최고령 우승 기록이다. 노안과 체력적 열세를 연륜으로 극복한 그의 '인간 승리'는 100세 시대의 새로운 희망이 되었다.
#9. '만년 우승 후보' 한풀이... SK렌터카, 창단 첫 챔피언
팀리그 강호 SK렌터카가 마침내 '무관의 한'을 풀었다. 지난 24-25시즌 파이널에서 우리금융캐피탈을 4:1로 제압하고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 주장 강동궁과 에디 레펀스, 강지은 등이 똘똘 뭉쳐 일궈낸 값진 성과로, SK렌터카는 명실상부한 명문 구단으로 입지를 굳혔다.
#10. "직장인에서 챔피언으로"... '미생 신화' 김태호
마지막 10대 뉴스는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바치는 찬사다. 지난 시즌 드림투어 파이널에서 김태호(2) 선수는 '주경야독'의 어려움을 딛고 초대 챔프에 등극, 1부 투어 직행 티켓을 따냈다. 현실의 벽 앞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은 그의 스토리는 2025년을 마무리하는 가장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 에필로그 "네모난 테이블 위, 인생을 배웠다"
국제뉴스가 새해(병오년)를 앞두고 2025년 한 해 동안 PBA-LPBA가 써 내려간 10가지의 뉴스를 되짚어보면, 문득 당구대(Table)가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제' 김가영의 질주에서 '한계 없는 도전'을 보았고, 크라운해태의 기적에서 '포기하지 않는 투지'를 배웠다. 이승진과 김무순이 보여준 땀방울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반면, 화려함이 지속될 것 같았던 국가대표 스타 조재호·강동궁의 침묵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는 겸손함을, 산체스의 화려한 부활은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는 교훈을 남겼다.
가로 1.42m, 세로 2.84m. 이 작은 사각의 테이블 위에서 펼쳐진 수만 번의 스트로크는 그저 가벼운 손짓이 아니었다.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꿈과 도전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삶과 생존의 몸짓이었으며, 우리 모두에게는 위로와 환희였다.
이제 2025년의 스코어시트는 모두 채워졌다. 하지만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다가올 2026년(병오년), 또 어떤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고 어떤 각본 없는 드라마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선수들의 큐 끝에는 이미 새로운 초크가 칠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