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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최초 작성일 : 2012-06-05 11:48:12  |  수정일 : 2012-06-05 11:49:20.473
[이슈]유럽 경제위기에 대응한 ‘정치적 리더십’ 절실한 상황

유럽발 경제위기의 추이가 한국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가 임기말 위기관리능력을 상실해 우려된다. 게다가 정치권 또한 이에 대한 위기의식을 보여주지 못할 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위기사태가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먼 곳인 그리스나 스페인 등 남유럽 피그스(PIGGS)국가에서 벌어지면서 우리 국민들이 체감하는 ‘위기’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지만 전 세계가 이를 둘러싸고 심각한 내부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 정부나 정치권을 보면 너무 안일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한국 금융의 수장인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번 유럽 사태가 1929년 대공황 이후 최대 충격이 될 것”이라며 비록 절제된 방식이지만 이번 유럽발 경제위기를 ‘대공황’으로 진단했다. 심지어 보수적인 금융관료인 그가 지난 1930년대 대공황기 때처럼 자본주의 패러다임이 전환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예고했다. 그만큼 상황이 예사롭지 않음을 경고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경고는 유럽발 경제위기의 충격이 단순한 세계경제 침체가 장기화를 우려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유럽에 수출을 의존하는 중국경제가 경착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더 우려한 것이다. 중국은 다름 아닌 우리나라의 제1 무역상대국이다. 중국의 경착륙은 먼 곳의 유럽위기와는 차원을 달리해 곧바로 한국 경제위기로 전염이 됨을 의미한다.

이미 중국 경제불안의 진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벌써 우리나라의 수출경기에는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5월 수출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감소폭이 크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해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를 나타내 겉보기에는 큰 탈이 없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얼마나 오래갈 지 불안한 현실이다.

따라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대외 경제불안요인들은 그 형태와 방식은 달리하지만 지난 1998년 IMF에 버금가는 경제위기 초래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를 방지하고 대처해야 할 이명박 정부는 임기말로 가면서 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당장의 임기응변은 해내겠지만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은 이미 바닥났다.

또 지금 이명박 정부가 앞장서서 경제위기 처방에 나설 상황도 못 된다. 이 대통령이 나설 경우 오히려 정치적 논란을 가중시켜 국민적 합의 도달을 더 어렵게 만드는 역효과만 날 상황이다. 또 이미 그가 취한 각종 경제정책의 시효도 만료됐다.

MB의 2008년 위기극복책 고환율-저금리 정책 시효 만료, 새로운 정치적 리더십으로 풀어야

이 대통령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생 후 위기극복을 위해 취한 고환율을 통한 수출대기업 지원, 가계부채와 정부부채, 공기업부채 등 부채 확대를 통한 부동산 등 경제 거품유지는 2008년 위기극복에는 유효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오히려 지금 닥쳐오고 있는 유럽발 경제위기에서는 우리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든 요인이 되고 있다. 양극화로 인한 대중적인 소득감소와 이로 인한 거품의 부담만 키웠다.

지난 2009년 경제위기 탈출에 일등 공신 역할을 담당한 ‘수출’은 중국경제불안으로 다가오는 위기 앞에선 과거의 위력을 재현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가 2008년에서 2011년까지 시행한 재정확대 정책으로 재정의 여력도 바닥났다. 재정건전성을 바탕으로 재정을 통한 위기탈출도 여의치 않다.

1998년 경제위기 탈출의 일등 공신이었던 건전한 가계는 지금 900조원의 부채로 허덕이는 상황이다. 오히려 지금은 가계가 한국경제 위기시 최대의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형편에서 여러 건전한 공기업의 부채비율도 지난 4년 동안 부채가 약 200조원 가까이 급속도로 팽창해 공기업도 위기국면을 제대로 버텨낼 지 의문이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의 지난 2008년 위기극복을 위해 취한 여러 노력들이 오히려 새롭게 닥칠 위기에 더 큰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제위기 국면을 국민들 앞에 호소하고 의견을 모을 계제가 안 되는 상황이다.

결국 향후 닥쳐올 지 모르는 경제위기 수습은 국민적 합의를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정치적 과정에 달린 셈이다. 이는 결국 12월 대선을 치룰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몫이며 구체적으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안철수 원장, 문재인 상임고문 등 여야 대권주자들이 이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해나가는 것이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정치권은 우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럽의 경제위기가 다름 아닌 우리의 경제위기임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다. 금융수장인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현 상황을 ‘대공항’으로 진단했다면 이를 제대로 국민들에게 알리고 각 대권주자들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을 국민들의 동의 속에서 찾아나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치의 영역이다. 위기관리를 위한 컨틴젠시 플랜은 각계각층의 이해관계 조정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가계부채 문제는 최종 손실자의 반발, 재정부실의 문제는 세금부담으로 이어진다. 대외 무역과 금융 지급보증은 외교적 문제이다. 실업과 일자리문제 또한 사회적 합의의 틀이 제시돼야 가능하다.

이처럼 위기에 대응하는 것 자체는 결코 단순하지 않은 정치영역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아닌 12월에 선출될 차기정부를 책임질 차기 대통령이 풀어야 할 몫이다. 그리고 그 전에 유력 대권주자들이 대권경쟁 과정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찬 기자 [jc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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