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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최초 작성일 : 2009-06-01 11:24:00  |  수정일 : 2009-06-01 11:24:02.483 기사원문보기
[계산논단] 북한 관리를 위한 종합적 전략 필요

북한의 대외정책 결정은 대내사정, 대남정세, 국제정세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한다. 대외정책 집행은 군사력의 토대하에 이루어진다. 푸에블로호 사건, EC-121기 격추 사건,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핵`미사일을 통한 대미협상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대남정책도 같은 범주에서 결정`집행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경색 국면과 함께 한반도의 긴장 수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북한 군부가 직접 대남정책의 전면에 나선 것이 이전과 다른 양상이다. 북한 군부는 전면대결태세 진입, 강력한 군사적 대응조치, 기존 합의사항 무효화, 서해북방한계선 조항 폐기 등을 일방 선언하였다. 최근에는 판문점대표부까지 나서서 정전협정의 불구속과 서해 5도의 법적 지위 및 서해상 선박의 안전항해를 보장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이는 대남압박을 통해 남측의 대북정책 전환을 이끌고 내부적으로는 위기고조와 대남 적개심을 야기시켜 주민들의 결속을 이끌겠다는 의도임에 틀림없다.


4월 5일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북한의 태도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4월 29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유엔안보리의 사죄가 없다면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농축우라늄 시험개발을 예고했고, 마침내 5월 25일 지하 핵실험을 전격 단행하였다. 다수의 단거리 미사일도 함께 발사하여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북한의 강경조치들은 그들이 상정하고 있는 일정한 계획 하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핵억제력 강화와 함께 새로운 대미협상의 틀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듯하다. 만약 미국이 응하지 않을 경우, 핵억제력 강화를 지속하여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조건하에서 미국과 핵군축 협상을 벌이기를 기대하는 듯하다. 이럴 경우 한반도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할 것은 자명하다.


제2차 북핵실험 다음날 우리 정부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전면 참여를 선언하였다. 유엔안보리를 통한 대북제재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미국으로부터 핵우산의 확고한 담보를 주장하기도 하고, 심지어 핵주권론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개성공단 문제와 유씨 억류 문제 등 남북관계는 더욱 악화되어 예측할 수 없는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대해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무모한 도전으로 평가한다. 해결방법도 외교가 아닌 압박과 제재에 무게중심을 두는 듯하다. 북한 대 국제사회라는 대립구도 하에서 ‘초강경 대 초강경’의 행동 양상은 초긴장의 한반도 정세를 보여준다.


최근 북한의 조치들이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여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존의 양상은 조치를 취하고 상대방의 반응을 본 후 다시 조치를 취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양상은 상대방의 반응에 관계없이 조급하고, 무리하며, 과격하고, 거친 조치들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8월 중순 이후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지속 제기되어 왔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은 북한 내부의 권력문제와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다. 2월 16일 김 위원장의 생일 연회에서 3남 김정운으로의 후계내정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당`군의 중간급 간부들에게 통지하고, 최근에는 해외주재원들에게까지 김정운으로의 후계내정 사실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216호 선거구에서 당선되어 제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된 '김정'이 김정운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장남인 김정남이 격한 반발을 하고 있고, 당`군의 일각에서는 김정남파와 김정운파 간의 권력투쟁이 시작되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실이라면 조급하고 거친 최근의 북한 행동들이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감추기 위해 외부적으로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후계구도를 둘러싼 권력투쟁, 또는 권력장악 등과 같은 내부적 갈등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PSI의 전면 참여, 국제공조를 통한 대북압박과 같은 단선적인 우리의 대응만으로 문제해결로 나아갈 수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북한의 언행에 있어 보이지 않는 이면에 보다 심각한 문제는 없는지 잘 들여다보아야 한다. 강경 대 강경으로의 대응은 문제해결의 접점을 찾을 수 없다. 북한에 대한 보다 입체적인 분석`평가를 토대로 종합적인 대응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북한의 강경 조치에 단호하고 냉정하게 대응하면서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의 당사자로서 북한을 잘 관리하는 종합적인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지혜가 요구된다.


양무진(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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