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국제뉴스) 고정화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의 노후자산을 담보로 담배·주류·카지노 등 이른바 ‘죄악주’에 1조 3천억 원 이상을 투자한 데 이어, 일제강점기 강제노역을 자행한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까지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익률은 대부분 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국민 정서와 윤리적 책임을 외면한 투자 행태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0월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의원이 밝힌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민연금은 국내 담배기업 KT&G에 약 9,510억 원, 주류기업 하이트진로에 약 880억 원, 카지노기업 강원랜드·GKL·파라다이스·롯데관광개발 등에 약 3,090억 원을 투자해 총 1조 3,487억 원을 ‘죄악주’에 쏟아부었다.
그러나 KT&G를 제외한 모든 종목에서 손실을 기록했으며, 파라다이스의 경우 –27.93%라는 심각한 손실률을 보였다.
더 큰 논란은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다.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 계열 등 일제강점기 조선인을 강제 동원한 기업들에 대한 국민연금의 투자 규모는 2021년 말 1조 7,320억 원에서 2024년 말 3조 934억 원으로 무려 56% 증가했다.
백종헌 의원은 “국민연금이 국제산업분류에 따라 단순 집계만 하며 사회적 해악 산업에 투자하고, 일본 전범기업에까지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어긋난다”고 지적하며, “사회적 가치와 책임을 반영할 수 있는 윤리적 투자 기준을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