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최초 작성일 : 2008-12-17 16:55:52  |  수정일 : 2008-12-29 10:47:00.300
“제발로 나왔으니 제발로 들어간다”

이재오 전 의원이 비자만료 시점 전 귀국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의 출국 시점부터 떠돈 조기 귀국설과 역할론, 각종 시나리오로 정치권이 설왕설래 해왔던 만큼 기대감과 우려가 적지 않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이 돌아오면 청와대나 여당에서 중추를 맡아야 한다는 역할론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의원직 상실 위기에 처하면서 내년 4월 은평을 재보궐 선거 출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편 또 다른 일각에서는 “때가 아니다”라는 우려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귀국 시점에 대한 답변을 피해오던 이재오 전 의원이 복귀 시점을 공식화 했다.



암흑기 찾아오면 싸운다



이 전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거위의 꿈’이라는 글에서 “다시 암흑기가 오면 또 싸울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확인한데 이어 지난 4일 뉴욕에서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한 강연회 후 “비자 만료시점(5월) 전에라도 귀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외국에 망명한 사람도 아닌데 ‘와야 한다’, ‘오면 안된다’ 하는 것 때문에 귀국 일정을 조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자신의 귀국을 둘러싼 찬반 논쟁에 상관없이 입국일정이 정해지면 들어오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자신의 ‘조기귀국설’이 불거질 때마다 측근들의 입을 통해 “이번 학기말까지 강의를 계속한다는 계획 이외에 다른 일정은 확인된 게 없다. 내 문제가 이슈가 되는 걸 전혀 원하지 않는다”고 밝혀왔던 것에서 크게 돌아선 것이다.

이 전 의원의 ‘각오’는 ‘비상시국’에 대한 현실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최근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들이 ‘전쟁 중’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세계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여권과 청와대가 컨트롤타워를 잃고 표류하게 둘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

이 전 의원의 조기귀국과 역할론을 주장해왔던 친이재오계인 공성진 의원은 “다른 나라들도 ‘war room(전쟁 상황실)’이라고 해서 전쟁 상황에 빗대어 비상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한국이라고 예외가 도리 수는 없다”면서 “이 전 의원이 정부의 성공을 얼마나 갈구하겠느냐. 한국에 들어와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이계 원외위원장들이 이 전 의원의 ‘조기 귀국’을 위해 바다를 건너기로 뜻을 모으고 그의 측근들도 잇따른 방미로 ‘설득 작업’에 들어가기로 한 것도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야정사령관’의 기용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돌아온다’ 이재오, 한나라당·청와대 컨트롤타워 복귀 가능성 ↑
이재오계 ‘역할론’ 목소리, 친박계는 ‘냉담’ 청와대는 ‘싱숭생숭’




친이계의 좌장격인 이 전 의원의 복귀 소식으로 여권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전여옥 의원은 “한나라당의 가장 큰 문제는 승리도 패배도 개의치 않는 소심한 영혼을 가진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적어도 이 전 의원은 그렇지 않았다”고 이 전 의원의 복귀를 반겼다.

전 의원은 “이재오 복귀설이 계속 나오는 것은 그만큼 그의 빈자리가 크다는 반증”이라며 “그는 승리도 낙선도 두려워 않고 자신을 던진 정치인이다. 돌아와서 동맥경화된 것 같은 당분위기를 쇄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안경률 사무총장은 “(이 전 의원이) 국내에 들어온다고 꼭 활동을 재개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연초에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정치적 상황과 연결해 본인의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거리를 뒀다.

친이계인 안 사무총장뿐 아니라 청와대도 이 전 의원의 복귀에 걱정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친박계를 다독이며 ‘화합’해 가려는 시점에 이 전 의원의 복귀는 친이재오계의 결집과 이로 인한 계파 갈등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사무총장은 “이 전 의원은 국내 정치상황이 마땅치 않고 경제적으로도 위기가 있고 하니 복귀 전후에 논쟁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조용히 계시리라고 본다”며 에둘러 ‘족쇄’를 채웠다.



여권 컨트롤타워 가동 준비



여권과 청와대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 이 전 의원은 복귀 후 대선기간 이명박 캠프에서 했던 것처럼 여권과 청와대의 ‘대들보’ 역할을 자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원의 한 측근은 그의 ‘재보궐 출마 가능성’에 대해 “새롭게 다시 옛날 지역구로 돌아가서 정치를 할 것인지, 다른 형태로 할 것인지 또 공직을 할 것인지는 본인이 결심하기에 다르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이 전 의원도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정치인으로서 통합의 정치, 하나의 정치, 배려의 정치를 했다면 더 큰 정치인이 되지 않았을까 아쉽다”는 전 의원의 지적처럼 친박계와의 갈등 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에서 중요한 정치적 역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은 역할을 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공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금은 비상시국이고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을 인용, 참모 진영의 이동, 개편 혹은 새로운 조직의 개설을 주장하며 전 정부, 계파를 망라한 탕평인사를 강조했다.

 


장미란(st12@sisa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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