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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최초 작성일 : 2012-05-23 13:46:04  |  수정일 : 2012-05-23 13:46:14.757
[이슈]문재인 공동정부 제안, 당내 대권경쟁 우위 선점

야권의 대선주자 구도는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상임고문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이 두 개의 축이 중심이다. 민주당의 6.9 전당대회에서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이 당내 모든 이슈를 흡수하는 ‘블랙홀’이 되는 것도 문재인-안철수 두 개의 축으로 야권의 대선지형이 짜져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야권에서 대선경쟁의 불을 먼저 지핀 쪽은 문재인 고문이다. 4.11총선 패배 이후 ‘한계론’이 나오고 이에 맞물려 그의 대선지지도마저 하락하는 상황에서 문 고문은 안철수 원장에게 ‘공동정부론’을 제안했다. 이는 문 고문이 대권을 향한 첫 정치적 도전행위였고 6.9 전대를 앞둔 당내 상황과 맞물려 잠복상태에 있던 당내 대권경쟁의 문을 비로소 열어젖힌 것이다.

문 고문이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 원장에 제안한 것은 “단순히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후보가 되고 정권을 장악하는 차원이 아니라 함께 연합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수준까지 가야 한다”며 야권의 대선후보 단일화가 대통령-총리란 권력분점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제안이 가지는 의미는 권력분점이란 제안 내용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제안자인 문 고문과 제안을 받는 당사자인 안철수 원장이 야권 대선지형의 판과 구도를 주도하고 이끌어나갈 것이라는 ‘정치적 상징물’을 야권과 국민에게 던진 것이란 점이다. 이번 제안을 두고 국민들로 하여금 ‘문재인-안철수 공동정부’로 인식케 했다는 것이다.

문 고문은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3주기 이후 공식 대권출마선언을 할 예정이지만 사전에 공동정부론을 띄움으로써 본격 정치행위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민주당 대권주자로 확정되지 않았 상황에서 당을 대표하는 대권주자 반열의 위치를 점하는 효과를 거뒀다. 게다가 2013년 구성될 정부의 밑그림을 국민에게 던짐으로써 지도자로서의 면모도 보였다.

이 같은 문 고문의 행보는 곧바로 민주당내 다른 대권주자들의 반발을 수반했다. 대권경쟁의 주도권이 문 고문 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아야 하는 상황으로 국면이 급진전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해찬 당대표-박지원 원내대표 역할분담론에 문 고문 대권주자란 구도가 그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곧바로 제안이 있은 직후인 지난 16일에 “지금부터 우리 가지고는 안 된다고 자포자기할 필요는 없다”며 “이런 제안이 당원들과 지지자 사이에 민주당만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낮춘다”고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정세균 상임고문도 지난 17일 문재인-안철수 공동정부 구상에 대해 “너무 섣부른 이야기이며 타이밍과 내용도 적절하지 않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또 그는 22일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아직 당내 경쟁이 시작되지 않은 시점인데다 당의 공식적인 의사결정과는 무관하게 공동정부를 제안한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21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동정부 제안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아쉬운 것은 안철수 교수가 아직은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은 게 없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시기상조라는 비판이 있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또 김 지사는 안 원장과의 연대방식에 대해 “연대는 원칙적으로 공감하는데 안철수 교수와 연대 협력을 위해서는 민주당이 좀 더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인물연대가 아닌 정책연대을 해야 한다”며 문재인-안철수 공동정부론에 비판적 시각을 나타냈다.

이처럼 문 고문의 공동정부론 제안은 민주당 대권경쟁관계를 문재인 vs 비문재인 구도로 만들면서 본격 대권경쟁을 야기하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문 고문은 당내 최고 유력주자로 자리매김했고 손학규, 정세균, 김두관 등의 다른 대권주자들은 이에 도전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

문재인 공동정부 제안, 본격 정치구도 싸움에 나섰다는 신호

공동정부론으로 당내 대권경쟁에서 문 고문이 우위에 서면서 비노무현 진영은 공동정부론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권경쟁에 나선 김한길 당선자는 지난 16일 공동정부 제의에 대해 “아직은 그런 애기를 할 때가 아니지 않는냐”며 “민주당이 수권정당 위상을 확보하고 그 다음에 안 원장과의 관계를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반대의견을 나타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우상호 당선자도 지난 17일 “공동정부 구상 그 자체로는 나쁜 구상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이해찬-박지원 두 분의 담합처럼 온당치 않은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비토했다.

당내 비노로 분류되는 김영환 의원은 ‘공동정부론’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일로 지나놓고 보면 기네스북에 올라갈 일”이라며 “대권도전을 선언하지 않은 후보(문재인)가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하지 않는 사람(안철수)에게 공동정부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희귀한 일”이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이처럼 비노진영이 문 고문의 공동정부론에 대해 반대입장을 나타내는 것은 그가 조기에 민주당 대선후보로 조기에 부각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6.9 전대에서 이해찬 의원이 당권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큰 상황까지 결부되면서 문재인-안철수 공동정부론도 이해찬-박지원 연대처럼 ‘담합’이라는 극단적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전개는 문 고문이 본격적인 대권정치를 시작했다는 반증이다.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노무현의 그림자에 갇혀 있다’는 평가를 받던 문 고문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첫 정치행보는 다름 아닌 이해찬-박지원 연대였다. ‘담합’이란 여론의 질책 앞에 한 발 뒤로 물러섰지만 문 고문은 당시 분명히 정치행위를 시작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곧 이어 안철수 원장을 향해 ‘공동정부’를 제안한 것은 그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문 고문은 이를 통해 당내 정치 의제를 설정하고 선점했다. 그 결과가 정치적 반대진영 생성과 대립구도의 형성이다. 지금까지의 ‘문재인’에서 벗어나 정치란 ‘진흙 밭’에 본격 몸을 담그고 구도싸움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그 결과로 지금 민주당 당권과 대권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안철수의 ‘공동정부’ 제안 선택에 따라 야권 대선경선구도 결정

이제 야권 대권구도의 두 축 중 하나인 안철수 원장의 행보가 남겨져 있다. 안 원장은 5월 30일 부산대 강연에서 대권출마와 관련한 정치행위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주목된다.

안 원장으로선 문 고문의 제안이 당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기보다는 유력 대선주자의 제안이란 점에서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할 수밖에 없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가장 궁금해 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이에 대한 생각을 국민들에게 드러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가 대권도전을 결심했다면 더 이상 추상적인 정치적 수사로 국면을 헤쳐나갈 수 없다. 불과 7개월 밖에 남지 않은 대선일정을 감안한다면 자신의 대권도전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될 것이란 밑그림이라도 국민에게 내놓는 것이 정상적인 수순이다.

문재인, 손학규 고문 등 민주당내 대권주자들의 경우 9월 무렵 민주당 후보를 확정하는 당내 경선을 치른 후 범야권 후보단일화란 2단계 프로세스를 거친다는 진행경로가 분명히 존재한다.

안 원장이 대권도전의 뜻을 펼치겠다면 민주당 당내경선에 참여할 것인지, 아니면 제3세력으로 있으면서 민주당 대선후보와 후보단일화에 나설 것인지, 이도 아니면 독자후보로 야권후보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고 직접 대선 승부를 벌인 것인지 이 세 가지 경우의 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문 고문의 제안은 이들 경우의 수 중 안 원장이 제3세력으로 존재하면서 민주당 대선후보와 최종 범야권 후보단일화 경선의 길이 가능하다는 메시지이다. 그리고 안 원장을 한 명의 유력 대선주자 차원을 넘어 ‘정치세력’으로 인정하겠다는 뜻이다. 그래서 권력분점을 의미하는 ‘공동정부’를 제안한 것이다.

손학규, 정세균 고문 등 대권주자와 당내 비노 그룹들이 문 고문의 공동정부 제안에 반대한다는 것은 안 원장이 민주당 당내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2단계 경선이 아닌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한 번으로 야권의 대선주자를 ‘원샷’으로 뽑자는 메시지이다. 이 경우 ‘공동정부’를 논할 이유가 없다.

문 고문의 공동정부 제안으로 민주당 당내 대선 경쟁구도가 본격화되면서 최대의 이슈로 부상했지만 그 종착점은 안 원장의 선택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안 원장의 선택여부에 따라 문 고문의 공동정부 제안의 효력 발생 유무도 함께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정찬 기자 [jchan@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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