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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최초 작성일 : 2013-03-07 17:09:00  |  수정일 : 2013-03-07 17:11:10.433 기사원문보기
[진현철의 '별의 별' 이야기] 하정우

# 액션배우 입지 다지고 감독 데뷔…"첫 연출작은 코미디"



관객 7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베를린’(감독 류승완). 독일 베를린을 배경으로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가 표적이 된 비밀 요원들의 생존을 향한 사상 초유의 미션을 그린 대형 액션 프로젝트다. 이 영화는 배우 하정우(35)에게 ‘액션 배우’라는 칭호를 붙여줬다.



스테이플러나 통조림 깡통 같은 생활용품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맨몸 액션을 펼쳤다. 와이어와 전깃줄에 몸을 의지하며 떨어졌고, 폭약이 터지는 현장에서 적응해 나갔다. 본격 액션을 선보인 적이 없는 그는 “액션을 빼고 ‘베를린’에서 하정우를 논할 수 없는 것 같다”는 말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액션 영화니까 액션에 주안점을 두고 준비를 했죠. 액션 신을 어떻게 소화하고, 관객에게 보여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액션이 제일 첫 번째로 소화해야 하는 미덕이었죠. 총격 신, 자동차에 매달려 있는 신, 와이어를 타고 떨어지는 신 등을 실사로 어떻게 찍을까 고민했는데 감독님이 정말 공을 들였고, 진행되는 것을 보고 나니 ‘이게 되는구나’ 싶었어요.”


‘마초 감성’으로 보이는 그는 이런 액션이 즐겁고, 카타르시스까지 느꼈을 것만 같다. 하지만 고개를 가로저었다. “즐겁지 않고, 끔찍했다”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놀이기구도 잘 안 타는데…액션 찍는 동안 끔찍



“제가 실은 놀이기구 타는 것을 안 좋아해요. 재미를 느끼지 못하죠. 하지만 이번에 촬영하면서 액션의 자신감이 생긴 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아요. 액션 배우라고 말해주는 게 신기하고 재밌어요. ‘액션 장르를 하니 액션배우라는 말도 듣게 됐구나’ 생각하고 있죠.”(웃음)



약 3개월을 액션 연기에 몰두했다. 이를 테면 태권도에서 기본인 ‘태극 1장’의 주먹지르기부터 시작했다고 해야 할까. 차근차근 준비했고,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액션 팀이 하정우의 집으로까지 찾아와 훈련시켰다. 앞서 하정우는 제작보고회에서 “내세울 부상이 없다”고 했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관객이라면 부상이 없을 리가 없어 보이는 게 당연하다. 정말 부상이 없었느냐고 재차 물으니 조심스럽게 실토한다. 극 초반 호텔 총격 장면에서 손가락을 다쳤다.



하정우는 “(오른쪽 네 번째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화약을 설치하고 총을 쏠 때는 쇠구슬이 나가게 하는데 손가락에 맞아 버렸다”며 “지금도 거무스름하다. 치료받고 다시 찍었는데 다음에는 화약이 튀어 흉터도 생겼다”고 회상했다.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던 것 같은데 그는 대수롭지 않아 했다. 현장이 열악했다는 평가를 듣기 싫어서다.



“예전에 영화 촬영을 할 때 연골이 찢어지기도 했어요. 단역배우는 현장에서 머리가 찢어져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한 적이 있죠. 하지만 그런 건 얼마나 현장이 열악하면 다치게 하느냐는 평가를 들을 수 있으니 될 수 있으면 이야기 안 하려고 해요.”



‘베를린’이 힘들었다고 했는데 하정우에게는 다시 한 번 고생길이 열렸다. 곧 촬영에 들어가는 윤종빈 감독의 ‘군도’에 ‘베를린’ 액션 팀이 그대로 투입된다. ‘군도’는 19세기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의적단과 권력가의 대결을 그린 영화. 하정우는 “얘기를 들어보니 한 3배는 힘들 것 같다고 하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쉼 없이 달려가는 그에게 비결을 물었다. 아울러 매번 거듭나려고 하는 이유도 궁금했다. “‘다작을 해서 소비되는 것 아니냐’고 얘기를 하는데 계속 도전해서 어떤 부분에 거듭난다면 소비되는 건 덜하고, 어떤 부분은 채워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거듭나기 위해서는 부지런하면 되는 것 같고요. 새로운 작품을 하는데 전작에서 했던 걸 그대로 하는 건 저 자신이 용납을 못 하는 것 같아요. 연습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노력하죠.”(웃음)



하정우는 곧 감독으로도 데뷔한다. 배우를 시작할 즈음부터 생겨났던 꿈 중 하나다. ‘베를린’이 끝난 시점에 연출 의지를 불살랐다. 계획보다는 빠른 편이지만 시도했고, 완성 단계에 다다랐다. ‘롤러코스터’ 촬영을 벌써 끝내고 후반 작업 중이다. ‘롤러코스터’는 한류스타와 각양각색의 승객, 승무원들이 탄 비행기가 예기치 못한 태풍에 휘말려 추락 위기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소동극이다. ‘베를린’에서 함께한 류승범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원안자는 류승범이지만 “코미디 영화를 좋아한다”는 하정우의 생각이 오롯이 들어간 영화다.



그는 “‘생각보다 감독이 힘들구나. 어려운 위치구나. 어마어마한 부담감을 가진 사람이구나’라는 걸 느꼈다”며 “내가 의도한 방향을 잃어버릴 수 있으니 결정을 잘하고 조합도 잘해야 하며, 또 체력도 좋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일종의 뿌듯함이라고 할까. 영화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하는 게 재밌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영화 찍는 꿈 이루는 중…부담감 만큼 재미



하정우는 자신의 감독 역량을 제대로 평가받고 싶다. 연기를 잘한다고 평가를 받는 그이니 직접 주인공을 맡아도 될 법했을 텐데 연출자로만 나선 이유다. 그는 “배우 하정우가 흠집이 날까 봐”라고 농담처럼 웃으며, “감독 하정우는 검증된 게 없으니 배우 하정우가 다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품은 안 좋을지 모르지만, 배우들의 연기만큼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출연진 대부분이 학교 후배들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연습했죠. 제 영업비밀(?)부터 시나리오 분석법, 캐릭터 만드는 법 등 모든 것을 다 전수하겠다고 하고 불러 모았어요. 분명 좋았을 거예요. 하하. 그리고 출연료도 다 줬다니까요. 오광록, 황정민(여자), 마동석, 김병옥 선배도 참여해주셨는데 정말 연기만큼은 영화에서 살아남지 않을까 해요.”(웃음)


연기 잘하는 배우를 꼽으라면 하정우는 톱클래스에 속한다. ‘하대세’가 별명이다. 본인은 그런 평가를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한편으로는 이제 흠을 잡기 시작하기도 할 것”이라며 “그러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말 감사하고 과찬의 말이지만, 마냥 좋은 이야기만 들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짚으며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진현철(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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