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초 작성일 : 2009-07-30 11:56:00  |  수정일 : 2009-07-30 11:56:13.567 기사원문보기
[매일춘추]등교 거부증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청소년들이 과다한 학업에 대한 중압감과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 교우관계, 학교 내 폭력 등으로 등교 거부증이 늘고 있어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다. 등교 거부를 하고 있는 청소년들은 스스로 학교에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학교에 대한 강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고 대부분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하면서 집에서 인터넷이나 게임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등교 거부를 하는 학생들 중에는 학교 사회라는 환경에서 사소한 실패로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상담 받고 있는 한 여고생은 본인이 큰 잘못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담임 선생님에게 억울하게 뺨을 맞았다며 장기간 등교 거부를 하고 있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흉보는 것 같고 창피해서 견딜 수가 없었으며, 두통, 복통, 구토 등의 증상과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부모는 딸이 등교를 거부하자, 무슨 일이 있어도 학교는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딸이 편지를 써놓고 가출을 해버렸다. ‘손목을 칼로 끊고, 약물을 마시고 자살을 하며 곧 죽어가도 그때도 엄마 아빠는 나를 학교에 가라고 할 것이냐’는 내용을 남겨놓고 가출을 한 것이다. 여고생은 자신이 부모를 괴롭힐 생각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극단적인 행동을 한 것은 학교 가는 것이 죽기보다 싫은데 자신의 심정을 전혀 이해해 주지 않고 무시하며 무조건 학교에 가라고 강요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그런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완전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여고생은 자기 존재를 위협 받고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 사건에서 등교 거부가 비롯되었으며, 계속 반복되는 좌절감, 자아정체감 혼란으로 학교에 대한 공포증이 증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에 청소년기에 심리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보이며 불안, 두려움으로 인해 학교 공포증이 심하게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여고생의 어머니는 “우리는 학교 다닐 때 선생님한테 더 심하게 맞아도 다 참고 다녔고 남들도 참고 학교에 잘 다니는데 유독 별종같이 그것도 못 참고 부모의 애를 태운다.”며 질책하고 있다. 그러나 등교를 거부하고 있는 학생들 대부분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고, 우울, 불안, 무기력감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나타내고 있으며, 은둔형 외톨이가 되거나 가출, 자살 등의 또 다른 이차적인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를 질책하기보다는 심리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경북대 보건복지학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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