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BA 결승] "결정적 순간 흔들렸다"...46번의 도전, 이우경의 '아쉬움'과 '새로운 목표'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11-11 10:00: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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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경(에스와이) 결승전 도중 샷을 날린 후 수구의 궤적을 바라보고 있다/@PBA
이우경(에스와이) 결승전 도중 샷을 날린 후 수구의 궤적을 바라보고 있다/@PBA

(정선=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준비한 걸 다 보여주지 못해서... 그게 가장 아쉬워요."

프로 데뷔 6시즌, 46번의 도전 끝에 '생애 첫 결승'이라는 감격의 무대를 밟은 이우경(28∙에스와이). '원조 퀸' 이미래(하이원리조트)와의 7세트 대혈투 끝에 3:4로 아쉽게 패한 그녀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그 눈물은 '패배의 슬픔'이 아니었다. '자신을 이기지 못한 아쉬움'의 눈물이었고, '새로운 목표'를 다짐하는 눈물이었다.

# "왜 흔들렸을까"... '경험'의 차이를 절감하다

이우경은 결승전 패배의 이유를 '경험 부족'에서 찾았다. 4강전에서 '원조 여왕' 임정숙(크라운해태)을 1:2 벼랑 끝에서 3:2로 뒤집는 '강철 멘탈'을 보여줬지만, 결승 무대의 중압감은 또 달랐다.

이우경은 "기회가 오거나,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내 당구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아무래M도 내가 아직 '큰 무대'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녀가 느낀 결정적 차이는 '관록'이었다. 그녀는 "(상대인) 이미래 선수는 결승 경험이 많은 선수라 중요한 순간에 노련하게 플레이했다"며 "반면 나는 중요한 순간에 (스스로) 흔들렸다"고 고백했다.

경기 후 그녀가 눈물을 쏟은 것도, 챔피언이 된 이미래가 먼저 눈물을 보이자 "준비한 걸 다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복받쳤기 때문이다. 관중석에서 함께 눈물을 흘린 팀 동료 한지은(에스와이)의 모습은 그 아쉬움을 배가시켰다.

강원랜드 안기태 ESG상생본부장 직무대행으로부터 준우승 상금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는 이우경(에스와이)/@PBA
강원랜드 안기태 ESG상생본부장 직무대행으로부터 준우승 상금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는 이우경(에스와이)/@PBA

# 4강이 목표, 결승은 '깨진 목표'..."다음 목표는 우승"

하지만 이우경에게 이번 대회는 '실패'가 아닌 '성공'이다. 그녀는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깼다.

이우경은 "이번 대회 목표는 항상 그렇듯 4강 진출이었다. 4강을 넘어 결승 진출을 하는 것이 새로운 목표가 됐다"며, "이제 결승전에 진출했으니, 가지고 있던 목표를 깬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그녀는 "다음 목표는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46번의 도전 끝에 오른 결승 무대는 '좌절'이 아닌 '새로운 시작'의 발판이 된 것이다.

'친구' 서한솔(우리금융캐피탈)을 따라 고교 시절 취미로 3쿠션에 입문했던 그녀는, 이제 LPBA 무대를 이끌어갈 당당한 '도전자'로 우뚝 섰다. "기회를 잡는 법, 수비, 그리고 공격 실패 시 스스로에게 화를 내지 않는 법"을 연습했다는 그녀. 46번의 도전으로 쌓아 올린 '경험'과 '새로운 목표'를 장착한 이우경의 '트로피 도전'은 계속 될 것임을 밝혔다.

4강이 목표, 결승은 '깨진 목표'..."다음 목표는 우승" 이우경(에스와이) /@PBA
4강이 목표, 결승은 '깨진 목표'..."다음 목표는 우승" 이우경(에스와이) /@PBA

# 준우승 이우경 인터뷰 '전문'

◆ 준우승 소감.
= 스스로 최선을 다하자고 경기를 임했는데,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패배했다. 아쉽지만 가지고 있던 목표를 깨고,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된 결승전이었다.

◆ 경기가 끝나고 눈물을 흘리던데.
= 아쉬움이 너무 컸다. 준비한 걸 다 보여주지 못했다. 이미래 선수가 우는 걸 보니 눈물이 났다. 또 관중석에 있는 팀 동료 한지은(에스와이) 선수가 울고 있었다. 그때 또 눈물이 났다.

◆ 준비한 걸 다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는데.
= 기회가 오거나,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내 당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아무래도 내가 아직 큰 무대 경험이 부족한데, 이미래 선수는 결승 경험이 많은 선수인지라 중요한 순간에 노련하게 플레이했다. 반면 나는 중요한 순간에 심적으로 흔들렸다.

◆ 이번 시즌 혹은 이번 대회에 돌입하면서 특별히 더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 기회를 잡는 방법이나 수비, 기본 공격, 공격을 실패했을 때 스스로 화를 내지 않는 것 등 많은 것을 고치고 연습하고 노력했다.

◆ 당구는 어떻게 시작했나.
= 고등학교 때는 취미로 4구를 쳤다. 현재 LPBA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한솔(우리금융캐피탈) 선수가 고등학교 동창이다. 서한솔 선수를 따라서 3쿠션을 시작해봤는데, 너무 재밌었다. 그러면서 3쿠션 매력에 빠졌다.

◆ 이번 대회를 통해 ‘목표를 깰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 항상 목표가 4강 진출을 하고, 4강을 넘어 결승 진출을 하는 게 목표였다. 이제 결승전에 진출했으니 가지고 있던 목표를 깼다. 다음 목표는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이다.

◆ 2023-24시즌 에스와이 창단 멤버로 입단했지만, 한 시즌 만에 방출되기도 했다. 당시 어떤 심경이었나.
= 솔직히 가슴이 아팠다. 나 대신 어떤 선수를 뽑을지도 궁금하기도 했지만, ‘후회하게 만들어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독기로 1년 동안 당구만 쳤다.

◆ 이제 다음 목표는 우승인가.
= 그렇다. 물론 이번 시즌에 달성하고 싶은 목표지만, 쉽지 않은 것도 알고 있다. 이번 투어에 운도 많이 따라줬다. 많은 사람들이 “우승은 신이 내려준 사람이 한다”고 말해준다. “편하게 치라는 말”도 많이 해줘서 즐기려고 했다. 이번 대회를 돌이켜보면 너무 즐거웠고, 값진 경험을 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층 성장해서, 이번 시즌 혹은 다음 시즌에는 꼭 우승하도록 하겠다. 결승전이라는 무대에 진출했다는 사실도 너무나 행복했다.

◆ 아이유와 닮았다는 얘기를 평소에도 듣는지?
= 요새 들어서 사람들이 많이 언급해주는데, 욕은 제가 듣는다(웃음). 제가 한 말은 아니고, 팬들께서도 좋은 의미로 해주시는 데 주변에 친한 사람들은 ‘아이유 닮았다’는 얘기를 하면 화를 내신다(웃음).

◆ 경기 초반 기세가 좋았는데, 막판 급격히 흔들린 이유는 무엇이었나.
= 5세트에 10:4로 앞서던 11이닝째 시도한 공격이 성공한 줄 알았는데, 맞지 않았다고 해서 어필했다. 2적구 움직임이 없었다고 심판이 판정하셨는데, 수구의 궤적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득점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그때부터 흔들렸다. 어렵게 5세트에 승리를 했지만, 흐름이 이미래 선수에게 넘어간 것 같다. 스스로 흔들리지 않고 흐름을 잡아야 했는데, 아직도 배우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 5세트를 이기고 세트스코어 3:2로 앞서고 있었다.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혹은 불안함이 컸는지.
= 불안함이 컸다. 5세트에 1점을 남겨두고 힘들게 이겼고, 또 이후에도 몇 차례 미스를 내면서 불안함이 커졌다. 집중력을 끌어올리려 노력했는데, 이미래 선수가 6세트부터 너무 잘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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