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투데이] 최초 작성일 : 2013-03-26 12:00:00  |  수정일 : 2013-03-26 13:30:34.517 기사원문보기
인천시, “구도심 사업성 없다” 참~편한 논리

숭의운동장 도시재생 사업 백지화 ‘초읽기’
분양해도 손실액 1000억원…건설사 ‘손 털자’


[경제투데이 송협 기자]

#현 시세대로 분양을 하더라도 1000억원 이상 손실은 불가피합니다. 결국 손실분에 대해 출자사간 지분별로 증자를 해야 하는데 정작 최대주주인 인천 도시공사는 증자 참여가 불가하다는 일관된 입장만 보이고 있어 답답할 뿐입니다 / 숭의 운동장 도시재생 사업 민간 출자사

수년 째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는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 개발사업인 ‘숭의운동장 도시개발’ 사업이 주상복합 공사 등에 요구되는 700억원 규모의 추가 자본금 증자를 놓고 출자사간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9년 인천지역 명물인 숭의 운동장(現 숭의 축구전용구장)을 1120억원을 투입해 리모델링한 노후된 운동장 일대 부지를 매입, 대형 주상복합 아파트를 건립하기 위해 spc가 구성되면서 추진된 숭의 운동장 도시재생 사업은 민관 합동 개발이라는 거창한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착공조차 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특히, 최대주주이자 사업부지의 주인인 인천도시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민간 출자사인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6개 ci(건설출자사)는 평당 1070만원에 달하는 주상복합 아파트 부지를 매입하면서 사업 타당성에 적색등이 켜졌지만 정작 출자지분 19.9%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인천도시공사는 추가 증자분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건설출자사들의 출혈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총 사업비 5200억원이 투입되는 숭의 운동장 도시재생 사업은 인천시 남구 숭의동 일대 9만70만㎡ 규모 부지에 주상복합 아파트 4개동 752가구, 대형 상업시설 등을 건립하는 사업으로 당초 2017년 2월 완공 예정이었다.

시행사 에이파크 개발은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가를 3.3㎡당 1050만원선에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부지 소유주인 인천도시공사가 토지분양가를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제시하면서 실제 공급가를 3.3㎡당 850만원대로 낮출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에이파크 개발측은 평당 1000만원을 웃돈 토지비를 감안할 때 주상복합 분양가 850만원 공급은 결과적으로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에 출자사간 지분 비율에 따라 추가비용을 증자해 사업 손실을 막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천도시공사의 입장은 단호하다. 사업 타당성 여부를 떠나 일단 상급 기관인 인천시의 공식적인 결정이 없는 이상 도시공사가 단독적인 해답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숭의 운동장 도시재생 사업이 인천시의 숙원 사업인 만큼 하루라도 빨리 사업 추진을 하고 싶은 마음은 민간 출자사들과 같다”면서도 “하지만 증자에 대한 시의 입장이 명확하지 않는 상황에서 섣부른 답변은 어렵다”고 일축했다.

지난 22일 송영길 인천시장은 도시공사 오두진 사장과 에이파크 개발 대표 등과 함께 숭의 운동장 도시재생 사업 현안과 700억원대 추가비용 증자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이파크 개발 관계자는 “송 시장이 관내 spc 사장단과 더불어 도시재생사업 현안에 대한 심도있는 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시가 부담해야 할 증자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도시공사 오두진 사장과 에이파크 개발 대표가 송 시장을 면담했다”면서 “spc 사장단은 숭의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 증자 요청 및 사업 현안에 대해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증자에 대한 결론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송 시장, 핵심 구도심 재생사업 미온적 대응 왜?

지난 2010년 6월 인천광역시 민선5기 시장으로 당선된 송영길 시장은 선거기간 내내 열악한 인천지역 구도심 재생사업 촉진을 위한다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여기에 부채여산에 시달리는 인천시 재정 안정화를 위해 민관 합동 개발에 따른 안정적인 세수 마련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점도 강조해왔다.

송 시장은 당선 후 1년이 지난 2011년 11월 도시개발사업 설치 및 운영조례를 제정하고 특별회계를 설치, 창출되는 수익을 기반으로 구도심 재생 사업지구와 연계한 기반시설을 통해 시민들의 재정착을 위한 특화사업에 적극 지원할 것을 공언한 바 있다.

때문에 송 시장 본인에게 있어 구도심 재생 사업은 그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는 인천시민과의 약속이며 절대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송 시장은 최근 부각되고 있는 ‘동반성장’과 ‘상생발전’의 관점에서 지역발전의 초석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대·중·소기업, 소상공인 모두를 아우르며 win-win 할 수 있는 시정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하지만 취임 3년이 지난 현재 송 시장의 구도심 재생사업 성적은 당초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여기에 ‘동반성장’과 ’상생발전‘을 통한 win-win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 만큼 인천지역 내 산적해 있는 구도심 재생 사업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고 인천시와 더불어 역점을 두고 사업에 참여한 민간 기업들은 해를 거듭하며 존폐 위기에 놓인 상태다.

숭의 도시재생 사업 출자사 관계자는 “인천시가 구도심 재생사업을 위한 화려한 청사진과 추진 의지만 믿고 참여했는데 인천시가 부동산시장 불황과 재정악화만 강조하며 소극적으로 방관하고 있어 더 이상 출혈을 감내하기 힘들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출자사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포기할 것인지 명확한 답을 달라는 거다”면서 “이미 출자 건설사들은 pf보증에 따른 손실을 보고 있지만 시는 사업타당성을 내세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고 성토했다.

일각에서는 인천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숭의 운동장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 미온적 입장을 취하는데는 시장 악화도 있지만 시 재정 상태를 고려할 때 사업성이 떨어진 본 사업에 구태여 추가 증자금까지 지원할 여력이 없다는 판단도 한몫한다.

여기에 현재 인천 도심 곳곳에 산적해 있는 재생사업 역시 불똥이 떨어져 있는 만큼 악재 덩어리로 전락한 숭의 도시재생 사업이 송 시장의 시선에 주목받을 일을 더욱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인천 k대학 도시계획 교수는 “인천시는 그동안 열악한 재정악화를 겪어 왔다”면서 “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개발사업 부지 매각에도 바쁜 인천시가 산적해 있는 다른 구도심 재생 사업을 제쳐두고 적자가 뻔한 숭의 도시재생 사업에 전력투구 하겠냐”고 반문했다.

◆빗나간 공공개발 프로젝트…용산개발 ‘닮은꼴’

숭의 운동장 재생사업이 수년째 방치되면서 사업에 참여했던 민간 출자사들의 손실은 나날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시행사 에이파크개발에 따르면, 주상복합 아파트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토지비 문제로 감평 기간에 소요된 기간동안 120억원을 소모했으며 인천시가 시 적자를 충당하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평당 700만원대 보금자리 주택을 공급하는 탓에 부동산시장 분양가 시세가 추락했다.

에이파크 개발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지 인근에 도시공사가 공급한 보금자리 아파트 공급가액이 700만원 선”이라며 “사업이 추진되더라도 주상복합 아파트 공급가는 최대 850만원을 넘지 못해 토지비를 감안하면 오히려 1000억원대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때문에 각 출자사가 지분율 대로 증자에 나서고 도시공사 역시 지분율 19.9%에 상응하는 139억원의 증자 참여를 요구했지만 인천시는 묵묵부답인 상태”라고 덧붙였다.

결국 인천시는 증자할 이유가 없으니 아쉬우면 민간 출자사들이 알아서 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도심 재생을 위해 민관 합동 개발에 나섰지만 정작 위기에 봉착한 작금에 와서 사업정상화에 동참해 달라는 민간 출자사들의 의견에는 애써 귀를 닫아버리는 형국이 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도심 재생 사업을 한답시고 민간 출자사들을 끌어들인 인천시를 보면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민관 합동 개발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을 하고 나섰지만 당초 의욕과 달리 시장 상황이 불리해지면 자신은 슬그러미 빠지고 모든 책임과 손실은 민간 출자사 몫이 되는 잘못된 공공개발 프로젝트가 한계”라고 강조했다.

지자체의 역점 사업인 구도심 개발이 공공사업임을 강조하며 책임을 민간 출자사만이 아닌 시의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시행사 에이파크 개발과 민간 출자사들은 오는 6월까지 사업이 정상적으로 재개되지 않으면 더 이상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 부지매각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더욱이 시 적자를 강조하며 도시공사의 추가 출자에 대해 해답을 주지 않고 있는 인천시만 바라보면서 역행하는 숭의 운동장 재생 사업에 민간 출자사들의 출혈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이제라도 손을 빼는 것이 현명하다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출자사 관계자는 “증자가 결렬되면 토지 매매 당사자인 인천 도시공사를 상대로 환매 신청을 할 예정”이라며 “도시공사가 이를 거부하면 매수할 제3자를 찾아야 하는데 매각 가격은 최대 600억원으로 당초 895억원을 감안하면 300억원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송협 기자 bac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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