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쇼 진품명품' 30주년 특집, 일제강점기 수집가 삶과 역사 재조명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3-02 10:14:05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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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쇼 진품명품' (사진=KBS1)
'TV쇼 진품명품' (사진=KBS1)

2일 오전 10시55분 방송되는 KBS1 'TV쇼 진품명품' 1462회에서는 격동하는 시대 속, 우리 국가유산을 사랑하고 지킨 ‘콜렉터’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공개된다.

1995년 첫 방송을 시작한 'TV쇼 진품명품'은 30년 동안 감정한 유물만 4,400여 점에 달한다. 이토록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고미술품을 지키고 아껴온 수집가들 덕분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수집’이라는 행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날 방영 30주년을 맞아 'TV쇼 진품명품'은 ‘1930 경성 콜렉터-들’을 통해 일제강점기 수집가들의 삶과 수집의 역사를 재조명한다.

1930년대는 일제강점기로 한반도가 고통 받던 시대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고미술품 거래의 황금기이기도 했다. 가장 극적인 수집의 역사가 펼쳐졌던 시대, 1930년대 경성으로 들어가 본다.

특히 본편에서는 아나모픽 렌즈를 활용한 촬영 기법을 도입해, 당시의 분위기를 한 편의 시대극처럼 생생하게 재현한다. 입체적인 화면과 영화적 감성을 극대화한 영상미로, 당시 수집가들의 치열한 삶을 보다 깊이 있게 전달할 예정이다.

조선의 마지막 내시라는 꼬리표를 안고 살았던 송은 이병직. 사회적 편견 속에서도 꿋꿋이 그림과 서예의 길을 걸었던 그가 선택한 또 하나의 길은 고미술품 수집이었다. 당대 최고의 감식안으로 인정받은 그의 일생을 통해 수집이 가진 철학적 의미를 되짚어본다.

국내 최초의 치과의사였던 함석태는 도자기를 비롯한 작고 진귀한 물건 애호가였다. 그러나 일제의 강제 소개령으로 인해 그는 엄청난 양의 수집품들과 함께 북으로 향했고, 이후 그의 행방과 소장품들의 흔적마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AI 영상 기술로 재연된 당시 상황을 통해, 함석태의 비극적이면서도 숙명적인 삶을 따라가 본다. 한편, 광화문 한복판에는 여전히 그의 수집품이 남아있다고 한다.

조선 초대 통감으로 부임한 이토 히로부미는 고려청자의 최대 장물아비였다. 그의 집착은 고려 고분 도굴 열풍을 불러오며, 이른바 ‘대난굴 시대’를 열었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고분들이 파헤쳐졌고, 도굴된 고분 속 고려청자는 대부분 일본인 수장가의 손으로 넘어갔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 체결과 함께 〈문화재 ·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이 맺어진 지도 벌써 60년이 흘렀다. 그러나 아직도 상당수의 국가유산이 우리나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 남아있는 우리 국가유산은 247,718점이며, 이 중 43.9%인 108,705점은 일본에 있다. (2025년 1월 기준, 출처 :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이토 히로부미의 욕심으로 시작된 우리 국가유산 수난사. 그 실태와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본다.

만주사변 이후 한반도에는 황금광 시대가 도래했고, 자본가들의 골동품 수집 열기는 고조되어 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경성미술구락부’가 있었다. 컬렉터와 경매업자들이 활발히 거래하며 고미술품 시장을 주도했던 이곳은 일본인과 일부 관계자만 참여할 수 있는 폐쇄적인 경매 방식으로, 소중한 국가유산이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주요 창구가 되었다. ‘1930 경성 콜렉터-들’에서는 경성미술구락부의 내부 사진을 최초 공개하며, 당시 경매 현장의 분위기와 거래 과정을 조명한다.

쉽사리 출입이 허락되지 않았던 경성미술구락부에서 일본인들과 맞선 한 청년이 있었다. 바로, 간송 전형필이다. 그에게 수집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었다. 간송은 일본으로 유출된 <혜원전신첩>을 되찾기 위해 오사카까지 직접 찾아갔고, 경매장에서 <청화백자철채동채초충문병>을 당시 최고가에 낙찰받으며 민족의 자존심을 지켰다. 본편에서는 간송과 일본의 대표적 고미술상 야마나카가 맞섰던 순간을 드라마로 재연, 그날의 긴장감과 역사의 무게를 생생하게 되살린다.

초대 외무부 장관이자 3대 국무총리를 지낸 정치인 장택상. 대지주 집안의 아들이었던 장택상은 외국 유학을 다녀온 뒤, 서울에서 고미술품을 모으며 문화예술인들과 교류했다. 일명 ‘장택상 살롱’이라 불렸던 그의 집은 각종 귀한 수집품들로 가득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한국전쟁과 격변하는 정치적 상황 속에서 그의 수집품은 낱낱이 흩어지고 만다. 파란만장했던 그의 삶을 통해 예술과 수집의 진정한 의미를 짚어본다.

서울과 대구를 비롯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한 ‘1930 경성 콜렉터-들’은 2일 일요일 오전 10시 55분, KBS 1TV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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