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서인홍 기자] 2026년이 시작되면서 기후위기 대응의 방향을 둘러싼 질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 전환과 산업 구조 개편이 주요 과제로 논의돼 온 가운데, 국제사회는 온실가스 감축과 생태계 보전을 위한 또 하나의 핵심 축으로 식품 시스템과 식단 전환을 주목하고 있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소비할 것인가는 더 이상 개인의 선택에 머무르지 않고, 기후 대응 전략의 일부로 다뤄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기후위기 완화를 위한 수요 측면 전략을 다룬 보고서에서 식단 변화를 중요한 요소로 언급해 왔다. IPCC는 곡물과 콩류, 채소, 견과류 등 식물성 식품을 중심으로 한 균형 잡힌 식단이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에 의미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인류 건강 측면에서도 공동의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메시지는 식단 전환이 개인의 취향이나 윤리적 선택을 넘어, 기후 대응 전략의 일부로 검토돼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인식을 보여준다.
축산업과 기후위기의 연관성 역시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쟁점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축산 공급망 전반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사료 생산과 토지 이용 변화, 가축 사육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을 포함해 축산 부문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에서 일정 비중을 차지한다고 추정했다. FAO는 식품 생산 방식의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소비 구조와 식단 전환이 함께 이뤄져야 실질적인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식단 전환의 의미는 환경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FAO는 지속가능한 식품 시스템 안에서 건강한 식단으로 전환할 경우, 기후변화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보건 부담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기후 대응과 공중보건, 복지 정책이 분리된 과제가 아니라는 문제의식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대체식품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 유엔 환경계획은 대체육과 대체유제품 등 새로운 식품 대안이 농지에 가해지는 부담을 완화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UNEP는 이를 단일한 해법으로 제시하기보다는, 식품 시스템 전환 과정에서 선택지를 넓히는 하나의 경로로 바라보고 있다.
건강과 환경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접근 역시 국제기구 차원에서 강조된다. 세계보건기구는 FAO와 함께 제시한 지속가능한 건강 식단 원칙을 통해, 영양과 건강뿐 아니라 환경 영향을 함께 고려한 식생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원칙은 각국이 문화와 사회적 여건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정책 전환의 기준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은 현재 한국 사회에도 과제를 던진다. 학교와 군대 등 공공급식 영역에서는 채식 선택권 보장 논의가 이어지고 있고,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교육 현장에서는 저탄소 급식과 채식 메뉴 도입이 시도되고 있다. 식품 산업에서는 식물성 대체식품과 푸드테크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으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채식과 유연 채식을 선택하는 흐름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다만 식단 전환의 효과를 단정적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축산 부문의 배출 비중이나 식단 변화에 따른 감축 잠재력은 산정 방식과 기준 연도, 포함 범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국제기구 자료 역시 추정치와 가능성의 범위에서 해석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제기구들이 공통적으로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기후위기 대응은 생산 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소비 구조와 생활 양식의 전환을 포함해야 하며, 식탁 역시 그 논의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식단 전환을 둘러싼 논의가 개인의 실천을 넘어 정책과 제도 차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