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자 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9월 24일 개봉을 확정하고 메인 예고편을 공개했다.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에 만족하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를 통보받은 뒤, 아내 ‘미리’(손예진)와 두 자식,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 전쟁에 뛰어드는 과정을 담은 블랙 코미디 드라마다.
공개된 예고편은 면접장에 선 만수의 초조한 표정으로 시작한다. 같은 면접에 참여한 지원자 2명이 실종됐다는 형사의 전언에 “제가 사라지는 대로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받아치는 만수의 유머는 긴장감과 아이러니를 동시에 키운다.
해고로 생계가 위태로워진 상황 속에서도 이성적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미리와 가족의 단단한 모습은 재취업 전쟁의 서막을 알린다. “사람은 넷, 자리는 하나”라는 카피가 던지는 냉정한 현실 인식 위로, 만수의 잠재적 경쟁자 ‘범모’(이성민), ‘시조’(차승원), 선망의 대상 ‘선출’(박희순)이 교차 등장하며 서스펜스를 끌어올린다.

특히 만수·범모·‘아라’(염혜란) 부부가 맞부딪히는 격렬한 몸싸움 장면은 클라이맥스를 예고하며, 각자의 사정과 욕망이 얽힌 인물군상의 치열한 분투를 각인시킨다.
‘공동경비구역 JSA’ ‘올드보이’ ‘아가씨’로 견고한 연출과 미장센, 장르적 변주를 증명해온 박찬욱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생활의 벼랑 끝에 선 가장의 처절한 생존기 위에 블랙 코미디의 결을 얹어, 한국 사회의 일자리·주거·가족을 둘러싼 냉혹한 경합의 구조를 예리하게 포착한다. 이병헌·손예진·박희순·이성민·염혜란·차승원 등 ‘믿고 보는’ 캐스팅은 극의 밀도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