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잠수함 승조원의 치아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6-01-04 19:04:40 기사원문
  • -
  • +
  • 인쇄
이용재 경영학박사, 행정사합동사무소 정야 행정사(국제뉴스DB)
이용재 경영학박사, 행정사합동사무소 정야 행정사(국제뉴스DB)

최근에 한국형 원자력추진잠수함 도입이 회자되고 있어서 잠수함의 역사와 승조원들의 애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세계 최초의 잠수함(군용)은 미국 독립전쟁이 한창일 때 1776년 데이비드 부쉬넬이 개발한 터틀(Tutle)이며 이후 기계동력식 잠수함을 거쳐 더 깊게 더 오랫동안 잠수할 수 있는 현재의 원자력잠수함으로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의 잠수함인 "장보고함"은 1988년 독일 HDW 조선소에서 건조해 1992년 10월 14일에 해군에 인도됨으로써 꿈에 그리던 해군의 잠수함 시대를 열어주었으며 한국은 세계에서 43번째 잠수함 운용국이 됐다.

그 잠수함이 34년간의 작전 임무를 마치고 2025년 12월 말에 전역했는데 그동안 항해 거리는 무려 34만 마일(약 61만 5000km)로 지구를 약 16바퀴나 돈 거리와 비슷하다.

잠수함은 다 아는 바와 같이 조선 강국과 우수한 승조원이 있어야 운용 가능한 함정으로 그동안 열악한 환경조건에도 임무를 수행한 승조원들에게 경외의 박수를 보낸다.

잠수함에서는 공간이 부족하여 개인 침대가 없는데 승조원 3명이 근무시간에 맞춰 2개의 침대를 돌아가며 사용하는 '핫 번킹((Hot Bunking)방식이 일반적이다.

또, 우리가 일상적으로 숨 쉬는 공기의 구성 비율은 질소 78%, 산소 21%, 아르곤 0.9%, 이산화탄소 0.04%, 기타 순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 이산화탄소의 비율이 높으면 호흡곤란, 어지럼증, 피로감 등 인체 건강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잠수함에서는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어느 정도까지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이 수치까지 올라간다면 그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현재 운용중인 잠수함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대기의 8.3배에 이르고 있으며 승조원 1인당 거주 공간의 면적도 4.0m2 정도로 교도소 독방 설계 기준치(5.4m2)보다 좁다. 마치 지하의 좁은 방에서 30-40여 명이 몇 주 동안 함께 지내는 것과 비슷하다.

지금은 이름도 거의 잊혀가고 있지만 괴혈병은 고대부터 장거리 항해에 나서는 뱃사람들을 가장 괴롭혔는데 잇몸 출혈, 치아 손실, 관절 통증이 동반되는 이 병은 '대항해 시대' 뱃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었지만 치료 방법은 18세기 후반에 알려질 때까지 고통스러웠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상함과 달리 잠수함 승조원들은 밀폐된 환경과 수압 변화, 스트레스, 이산화탄소 농도의 변화 등으로 인해 치아에 금이 가거나, 잇몸 질환,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잠수함을 오랫동안 타면 이가 다 빠진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승조원들의 치아 건강은 근무환경의 특수성으로 인해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분야이다.

그동안 잠수함을 34년간 운용해왔지만 연구 등의 불충분으로 인해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 근무하는 잠수함 승조원에 대한 대우가 군인재해보상, 보훈 측면에서 볼 때 부족한 점이 많이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가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상이등급 구분표(코드)에는 치아와 관련된 질병이 없이 눈, 귀, 코, 입, 흉터, 정신장애, 신경계통, 흉복부장기(심장, 호흡기, 신장, 종양, 요도), 체간(體幹), 팔, 손가락, 다리, 발가락만 명시가 되어 있다.

또한, 군인재해보상법을 살펴보더라고 공무상 질병에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근골격계, 뇌혈관, 심장, 암, 악성질병, 정신질환만 언급되어 있을 뿐 치아 질병에 관한 내용이 없다.

따라서 국가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군인재해보상법에 치아와 관련된 질병을 추가해서 잠수함 승조원들이 근무 중 또는 전역 후에라도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잠수함 승조원들을 보살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멀지 않아 도입하여 운용하게 될 원자력잠수함은 그동안 운용해왔던 재래식 잠수함과 차원이 다르다.

원자력잠수함은 식량과 무기가 떨어지지 않는 한 무한대로 작전이 가능하기에 여기에서 근무하는 승조원의 건강을 국가 차원에서 보살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보완될 필요가 있다.

-외부기고 및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글자크기
  • +
  • -
  • 인쇄

포토 뉴스야

랭킹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