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지컨설팅그룹 김경민 대표는 “자기계발서와 경영서는 결국 같은 맥락에 있다”며 “개인의 사고방식과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조직의 리더십도 바뀌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기계발을 둘러싼 자본주의적 상품화 논란을 언급하면서도 “모든 책은 선택적으로 읽어야 한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은 취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건강하게 걸러내는 태도가 오히려 성숙한 독서”라고 말했다.
『스위트 스팟』이 경영자에게 던지는 첫 번째 질문은 자기발견이다. 리처드 교수는 “모든 직함과 성과를 제거했을 때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다. 직위·연차·학력 같은 사회적 정체성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외피다. 자신의 분노, 두려움, 집착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묻는 질문이 자기발견의 출발점이다. 그는 자기성찰을 명상이나 감정 관리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사고 훈련으로 정의한다. 정체성을 직위와 동일시하는 리더일수록 변화의 순간에 흔들린다.

두 번째 키워드는 리더십이다. 책은 리더십의 전환을 분명히 짚는다. 지시하고 답을 제시하는 ‘무대 위의 현자(Sage on the Stage)’에서, 구성원들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판을 설계하는 ‘옆의 가이드(Guide on the Side)’로의 이동이다. 김경민 대표는 “리더십은 지시와 통제에서 조율과 지원으로 이동했다”며 “리더가 ‘나도 정답은 모른다’고 말할 수 있을 때 조직의 심리적 안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취약성을 드러내는 용기가 오히려 신뢰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세 번째는 관계다. 리처드 교수가 말하는 급진적 공감(Radical Empathy)은 상대를 이해하려는 태도를 넘어, 상대의 관점으로 완전히 들어가 보려는 시도다. 경쟁사, 노조, 내부의 반대 의견을 ‘적’이 아니라 다른 정보를 가진 존재로 대하는 순간, 조직은 새로운 선택지를 발견한다. 그는 개인의 문제를 개인에게서만 찾지 말고, 문화·시스템·환경이라는 ‘보이지 않는 끈’을 함께 보라고 말한다. 경영 판단의 질은 이 끈을 얼마나 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네 번째는 끝까지 하는 힘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내는 무작정 버티는 태도가 아니다. 지금 겪는 고통이 스위트 스팟으로 향하는 과정인지, 아니면 방향이 잘못된 신호인지를 구분하는 판단력이다. 리처드 교수는 “인생은 해낸 일과 해내려고 했던 일의 총합”이라고 말한다. 조직 역시 성공률보다 시도 총량을 관리할 때 혁신의 확률이 높아진다.
책은 균형에 대한 환상도 경계한다. 완벽한 안정 상태는 존재하지 않는다. 조직의 갈등과 혼란은 실패가 아니라 에너지가 흐르고 있다는 증거다. 중요한 것은 외부의 폭풍을 멈추려 애쓰기보다, 리더의 내면을 ‘폭풍의 눈’처럼 유지하는 일이다. 빠르게 판단하고, 결과를 수용하고, 다시 조정하는 반복적 과정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효율성이다.
*본 기사는 사례뉴스 ‘경영자 필독서 시리즈’ 12월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