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환경 규제 강한 나라일수록 전기차 수출 활발"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10-17 08:55: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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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특성에 따른 국가EPI지수와 수출량 변화. / KAIST 제공
제품 특성에 따른 국가EPI지수와 수출량 변화. / KAIST 제공

(대전=국제뉴스) 이규성 기자 = KAIST 연구진이 환경 규제가 강한 국가일수록 전기차 등 친환경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에 기업이 환경 규제가 느슨한 국가로 이동한다는 ‘오염 피난처(pollution haven)’ 가설을 뒤집는 결과다.

KAIST 기술경영학부 이나래 교수 연구팀이 미국 조지타운대 헤더 베리(Heather Berry)·재스미나 쇼빈(Jasmina Chauvin) 교수, 텍사스대 랜스 청(Lance Cheng) 교수와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유엔(UN) 세계무역 데이터베이스 ‘UN Comtrade’의 2002년부터 2019년까지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92개 수입국, 70개 수출국, 약 5천여 개 제품이다.

연구 결과,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 전체 교역량은 감소하는 반면, 전기차 등 ‘녹색 제품’의 교역은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환경 규제가 엄격할수록 기업이 친환경 제품의 생산과 거래 과정에서 투명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당 국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녹색 제품’은 에너지 사용량과 오염 배출을 줄이는 제품으로, 전기차·하이브리드차, 고효율 가전, 친환경 화학제품 등이 포함된다.

제품 특성에 따른 글로벌 소싱 변화. / KAIST 제공
제품 특성에 따른 글로벌 소싱 변화. / KAIST 제공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제품의 수출과 조달은 규제가 느슨한 국가보다 규제가 강한 국가에서 더 활발하게 이뤄졌다.

특히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는 스마트폰, 의류, 식품, 화장품, 가전제품, 자동차 등 최종 소비재 분야에서 이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환경운동이나 NGO 활동이 활발한 국가로의 수출에서도 같은 경향이 확인됐다.

이나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글로벌 공급망이 단순한 비용 효율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강력한 환경정책은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요소가 아니라, 녹색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글로벌 기업의 생산 전략과 무역 구조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환경 규제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이에 따른 시장 경쟁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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