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근모 ㈜동성케미컬 바이오플라스틱 사업부 상무“생분해성 플라스틱 정착 위한 원료·기술 개발”

[ 환경일보 ] / 기사승인 : 2024-05-30 11:30: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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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모 (주)동성케미컬 바이오플라스틱 사업부 상무는 인터뷰를 통해 (주)동성케미컬이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에 뛰어든 이유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제공=동성케미컬
김근모 (주)동성케미컬 바이오플라스틱 사업부 상무는 인터뷰를 통해 (주)동성케미컬이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에 뛰어든 이유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제공=동성케미컬




[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동성케미컬은 1959년 설립돼 지난 65년간 우리나라 화학소재 산업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 왔다.



특히 폴리우레탄 기술로 신발, 자동차, 빌딩·건축, 패키징, 등 다양한 산업에서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영역을 찾아 화학이 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그 불편함을 해소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해 왔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 러닝화 밑창(sole)에 들어가는 에어쿠션 소재, 자동차 내장재와 전자기기에 적용되는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소재가 대표적이다.



화학소재, 특히 플라스틱 소재로 우리 생활은 굉장히 편리해졌지만, 우리 생활이 편리해질수록 불편해지는 진실이 공존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이 그것이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잘 썩지 않고 지구를 떠돌고 있다.



이에 ㈜동성케미컬은 탄소중립 시대에 발맞춰 바이오플라스틱을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환경일보는 김근모 ㈜동성케미컬 바이오플라스틱 사업부 상무를 만나 ㈜동성케미컬이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에 뛰어든 이유와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Q. 동성케미컬이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에 진출하게 된 배경과 제품을 출시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은



플라스틱은 탄생한 이후 약 90억 톤이 생산됐는데, 그중 25억 톤은 아직 사용 중이며 5억 톤 정도가 소각됐고 아직 60억 톤 이상의 폐플라스틱이 바다를 포함한 지구 표면을 뒤덮고 있습니다.



㈜동성케미컬은 방치된 폐플라스틱 60억 톤에 대한 책임을 느끼며 환경친화적인 사업을 찾아 나섰으며, 우리 회사가 지금껏 쌓아온 화학업계에서의 역량을 활용하면서 친환경적인 사업이 바로 바이오플라스틱이었습니다.



특히, 가장 많은 플라스틱 오염을 유발하면서도 우리 생활에서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친환경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 즉 생분해성(혹은 퇴비화 가능) 플라스틱 포장재에 중점을 두고 관련 기술과 시장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선, 냉동·냉장 식품 배송에 필수적인 콜드체인 물류 패키징을 타깃으로 생분해성 에어캡(뽁뽁이) 필름과 비드폼 박스가 작년과 올해 연이어 출시됐고, 그 외 생분해성 아이스팩과 스트랩, 점접착제 등 배송 포장에 필요한 생분해성 포장 솔루션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입니다.




동성케미컬 에코비바(ECOVIVA®) 멀티레이어 필름 /사진제공=동성케미컬
동성케미컬 에코비바(ECOVIVA®) 멀티레이어 필름 /사진제공=동성케미컬




Q. 동성케미컬의 친환경적인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들은 어떤 특성이 있으며,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무엇인지



㈜동성케미컬은 다양한 생분해성 폴리머를 원료로 제작한 생분해성 포장재 브랜드ECOVIVA®(에코비바)를 론칭하고 기존 석유계 1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입니다.



생분해성 폴리머란 사용 후 폐기되었을 때, 특정 조건에서 미생물에 의해 단기간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가 되는 폴리머를 말합니다. 대표적인 생분해성 폴리머로는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원료로 사용하는 PLA, 미생물의 저장물질을 원료로 하는 PHA 등이 있고, 석유계이지만 생분해되도록 만들어진 PBAT, PBS 등이 있습니다.



ECOVIVA®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제품 특성에 따라 단일 원료 혹은 다양한 생분해성 폴리머를 혼합해 일반 석유계 플라스틱이 가지는 강도, 탄성 등 물성을 유지하면서 사용 후 100% 생분해가 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생분해’란 제품의 원료 포뮬레이션에 따라 생분해 인증의 조건, 즉 산업 퇴비화(약 58℃, 6개월 이내), 가정 퇴비화 (약 25℃, 12개월 이내) 등에 부합한다는 의미입니다.




동성케미컬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에코비바(ECOVIVA®) 비드폼 /자료제공=동성케미컬
동성케미컬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에코비바(ECOVIVA®) 비드폼 /자료제공=동성케미컬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플라스틱은 땅속에 묻으면 바로 분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인식으로 인해 아직도 많은 사람이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그린워싱’의 사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사용 후 별도의 수거 및 처리시설 등을 꼭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전주기 과정(Closed Loop)을 위해 아직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이유로 친환경성이 통째로 부정당한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며, 그것 때문에 1회용 포장재에 석유계 난분해성 플라스틱을 계속해서 사용해 나간다는 것은 더욱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또 다른 환경 관련 중요한 사항은 탄소 배출량입니다. 동성케미컬의 ECOVIVA® 비드폼 같은 제품은 PLA나 PHA 같은 자연 유래 성분이면서 생분해가 되는 원료로 만들어져 PS나 PP같은 석유계 플라스틱보다 훨씬 빠른 시일 내에 분해가 되는 것은 물론, 제품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양이 훨씬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ECOVIVA®의 비드폼을 예로 들면 원료에서 제조(cradle-to-gate)까지 탄소 발생량이 약 500g(/kg of PLA)으로 일반적인 석유계 플라스틱을 제조하면서 발생하는 탄소 발생량과 비교하면 30% 수준이며, 이 수치는 ㈜동성케미컬이 준비하고 있는 LCA(Life Cycle Assessment)를 통해 구체적이고 공식적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김근모 (주)동성케미컬 바이오플라스틱 사업부 상무가 자사의 생분해성 포장재 브랜드인 ECOVIVA®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동성케미컬
김근모 (주)동성케미컬 바이오플라스틱 사업부 상무가 자사의 생분해성 포장재 브랜드인 ECOVIVA®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동성케미컬




Q. 동성케미컬이 생각하는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도전 과제는



석유계 플라스틱도 상업화 초기에는 수백 년 동안 밸류체인을 굳건히 유지해 온 철이나 유리, 가죽 등 전통 소재에 비해 턱없이 비싸고 품질도 형편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플라스틱의 초기 상업화를 견인해 준 건 자본주의 경제 논리가 아닌 1차, 2차 세계대전이었는데, 실례로 폴리에틸렌이 영국군 레이더 시스템에 사용됐고 투명 아크릴이 전투기 캐노피에 사용됐었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경쟁력을 기반으로 전쟁 후에는 플라스틱 이 각종 용기나 포장재 등 우리 생활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었습니다.



석유계 플라스틱을 경제 논리와 상관없이 상업화로 이끈 중요한 동인이 전쟁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이었다면 바이오플라스틱을 상업화로 이끌어 줄 중요한 동인은 아이러니하게도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적 위기 상황일 것입니다. 바이오플라스틱은 현재 상업화 초기 단계로 경제 논리만으로는 절대로 지난 100여 년간 입지를 탄탄히 다져온 석유계플라스틱을 이길수 없습니다.



하지만, 석유계 플라스틱이 국가적 위기 상황을 통해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성장했듯이 바이오플라스틱은 기후변화 등 지구적 위기 상황을 통해 국제사회의 지원 받으며 성장할 것입니다.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이 성장하려면 환경 관련 규제가 매우 중요하지만, 석유계 플라스틱이 그랬듯 기술의 혁신도 중요합니다. 이에 ㈜동성케미컬은 바이오폴리머의 가공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시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바이오플라스틱, 특히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상용화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처리기술 개발과 그에 따른 수거·처리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도 관련 협회, 학계, 업계와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앞으로 바이오플라스틱 분야에서 준비 중인 장기적 목표·전략과 사업에 대해 소개하면



단기적인 목표는 우리나라 바이오플라스틱, 특히 생분해성 플라스틱 산업생태계 조성에 필수적인 다양한 가공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지난달 국내에서는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Bioplastic Complex’를 울산에 설립했습니다.



㈜동성케미컬은 단순히 몇 가지 생분해성 포장재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컨버터의 역할을 목표로 한다기 보다, 각종 포장재에 필요한 친환경 원료 포뮬레이션과 가공 기술을 개발해 생분해성 포장재 원료 메이커와 수요처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Global Packaging Industry에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설정한 ㈜동성케미컬의 사업 비전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Biodegradable Packaging Solution Provider’입니다.



앞으로 ㈜동성케미컬은 원료사가 필요한 컴파운딩 포뮬레이션의 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수요처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 가공 기술, 기술 라이센스, 컨설팅 등과 같은 다양한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역량을 차근차근 확보해 나갈 계획이며 이를 바탕으로 미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동성케미컬이 생분해성 포장재 ‘에코비바(ECOVIVA®)’ 제품 개발을 위해 지난 4월 오픈한 '바이오플라스틱 컴플렉스(Bioplastic Complex)' /사진제공=동성케미컬
동성케미컬이 생분해성 포장재 ‘에코비바(ECOVIVA®)’ 제품 개발을 위해 지난 4월 오픈한 '바이오플라스틱 컴플렉스(Bioplastic Complex)' /사진제공=동성케미컬




Q. 끝으로 환경일보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SNS를 보면 바이오플라스틱, 특히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땅에 묻어도 쉽게 썩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플라스틱 리사이클도 플라스틱 문제의 답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물론 이런 문제 제기는 필요하지만, 너무 지적에만 몰두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플라스틱 재활용을 부정한다면 결국 재사용(Reuse)을 통한 사용량 저감(Reduce) 정책일 것입니다. 이것도 반드시 필요한 방향인 것은 맞지만, 명확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 또한 분명합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플라스틱 재활용에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1회용 플라스틱 컵이 환경을 해치니 다회용 컵을 사용하고 개인 텀블러를 들고 다니라고 하는 것은 자동차가 편하긴 하지만 환경에 좋지 않으니 자전거를 타고 다니라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



앞으로 ㈜동성케미컬은 이제껏 석유화학이 제공해 왔던 편익을 최대한 유지해 나가면서 환경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예정입니다. 생분해성 포장재 사업이 그 시작으로 앞으로 환경일보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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