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가 전도연’...마지막 한 발에 모든 것을 담다 (영화 ‘리볼버’) [솔직리뷰]

[ MK스포츠 연예 ] / 기사승인 : 2024-08-17 12:25: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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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으로 비롯된 영화는 ‘전도연의 새로운 얼굴’이 완성 시켰다.

화려한 ‘액션’이나 치밀한 ‘복수극’을 기대한다면 실망이 클 수도 있다. 관객들을 향해 아껴둔 한 발을 남기는 영화 ‘리볼버’의 장르는 다름 아닌 ‘전도연’이니까.

영화 ‘무뢰한’ 오승욱 감독의 신작으로 관심을 모았던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이 출소 이후 움직임에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꿈에 그리던 새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고 있던 수영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뜻하지 않은 비리에 엮이게 되고, 모든 죄를 뒤집어쓰면 돈 7억과 아파트 명의를 넘겨주겠다는 제안을 받아드린다. 이후 억울하게 2년이라는 시간을 교도소에서 보내야 했던 수영의 목표는 오로지 약속된 돈 ‘7억’과 자신 명의로 된 아파트를 되찾는 것.



영화는 헤매지 않고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수영을 따라 착실하게 카메라의 앵글을 이동시킨다. 그 과정에서 중간중간 수영을 배신한 그의 연인이었던 석용(이정재)의 자살로 위장된 갑작스러움 죽음과 얽힌 사연이라든지, 2년 전 돈을 주기로 했던 앤디(지창욱)가 갑자기 변심한 이유 등에 대한 궁금증을 야기하지만, 딱 요만큼, 손끝만큼의 정보를 풀어줄 뿐, 영화는 다른 곳에 눈을 돌리기 보다는 수영의 시선만을 집요하게 따라간다.

부가적인 사건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듯 수영을 쫓는 ‘리볼버’의 집요한 시선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다. 약속된 돈만을 목적으로 하는 수영에 집중하기에 오는 명료함이 있는 건 분명하지만, 각각의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사연과 감정들을 훑고 지나가다 보니 개연성에 있어 아쉬운 부분도 존재한다. 여기에 수영이 장전된 리볼버의 방아쇠를 당기기전까지의 서사를 쌓아가는 과정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며, 화려한 액션신이나 통쾌한 복수신을 기대했다면 더욱 실망이 크다.

다만 처음 접하는 전도연의 얼굴을 지켜보는 재미는 상당하다. 괜히 전도연이 아니다.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부분은 그의 연기력으로 상쇄시킨다. 그는 조용하지만 강렬하고, 차분하지만 뜨거운 무표정으로 내면에 들끓는 다양한 감정을 드러내며 수영의 행동에 더욱 집중하도록 만든다. 무엇보다 엔딩을 장식한 전도연의 얼굴은 긴 여운을 남기며 많은 생각을 하게끔 돕는다.

여기에 무채색에서 유일하게 화려한 색체를 담당하는 임지연과 지창욱의 연기는 ‘리볼버’의 보는 맛을 더해준다. “딱 요만큼만 언니(하수영) 편”이라더니, 정작 특별한 조건 없이 수영을 도와준 조력자 윤선(임지연). 임지연은 ‘톡톡’ 튀는 윤선을 매력적으로 그려낸 임지연은 케미와 매력을 모두 잡으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잘하는 거라고는 ‘욕’밖에 없는 향수 뿌린 미친개 앤디(지창욱)는 비열하면서도 지질한 면모로 극의 모든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지창욱은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앤디의 한심한 밑바닥을 보여주는 동시에 어딘지 모르게 안쓰러움까지 불러일으킨다.

이 밖에도 특별출연으로 등장하는 이정재와 정재영, 전혜진, 정만식 등 배우들의 호연 또한 ‘리볼버’의 장점 중 하나다. 특히 앤디의 누나이자 이스턴 프로미스 회사의 대표로서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그레이스를 연기한 전혜진의 존재감은 등장만으로 스크린을 장악할 만큼 압도적이다. 전도연과 전혜진의 맞대결은 짜릿한 감정까지 들게 만든다.

‘리볼버’ 상영시간 114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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