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옹벽 붕괴, 드러난 '부실시공' 정황… 설계 무시·폐기물까지 사용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10-01 22:07:14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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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 가장교가도로 붕괴 현장. 사진제공=오산시청
오산 가장교가도로 붕괴 현장. 사진제공=오산시청

(수원=국제뉴스) 김만구 기자 = 경기도 오산시 서부우회도로 옹벽 붕괴는 단순한 폭우 탓이 아닌 설계와 다른 블록, 기준을 무시한 뒤채움재, 건설 폐기물까지 끼워 넣은 부실시공이 원인으로 조사됐다. 관리·감독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고, 품질 검증 절차도 무력했다.

1일 오산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중앙사고조사위원회 현장 조사에서 시공 단계부터 설계 기준을 지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설계도상 보강토 블록 규격은 456×527×200㎜였으나 실제 시공된 블록은 450×400×200㎜였다. 뒷폭이 127㎜나 줄어든 것이다. 옹벽의 안정성과 하중 분산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뒤채움재도 문제였다. 설계서는 최대 골재 크기를 100㎜ 이하로 제한했지만, 현장에서는 400㎜가 넘는 암석이 다수 발견됐다. 비닐과 잡석 등 건설 폐기물까지 뒤섞여 있었다. 집중호우 시 배수 불량과 지반 불균형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 사고와 관련 발주기관은 설계·시공 일치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고, 감독기관은 문제를 걸러내지 못했다.

이번에 무너진 옹벽은 총 60m 구간이지만, 나머지 구간도 동일 시공사가 같은 공법으로 시공해 추가 붕괴 가능성도 우려된다.

한편, 국토부 청문 절차에 출석했던 당시 현장 공사 감독(LH 소속)이 지난달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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