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화생명, 해외 금융사 영토 확대로 위기 돌파할까

[ 더리브스 ] / 기사승인 : 2024-11-25 13:45:5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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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국내에서 생명보험회사들이 성장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한화생명이 보험업계 최초로 미국 증권회사 지분을 인수해 이목을 끌고 있다.



그간 한화생명은 여느 국내 보험사처럼 동남아시아를 신흥 보험시장 개척지로 삼아왔지만 올해 들어선 인도네시아 은행에 이어 미국 증권사 지분 인수로 투자 영토를 넓히고 있다.



한화생명이 3분기 여전한 신계약 성장세에도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둔 점을 감안하면 해외에서 타금융업권 지분 인수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행보는 수익 다각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화생명,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인수





한화생명은 지난 19일 미국 증권사인 벨로시티(Velocity Clearing, LLC) 지분 75%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내 보험사가 미국 증권사를 인수한 건 최초다.



벨로시티는 2003년 설립된 IT 기반 증권사로 뉴욕을 거점으로 두고 있으며 기관 투자자들이 주 고객이다. 주요 서비스는 청산·결제 서비스, 주식대차거래,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이다.



한화생명에 따르면 벨로시티는 한국과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상장주식 중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를 무기로 한화생명은 벨로시티의 핵심 인프라 및 네트워크를 직접 활용하고 이미 증권업에서 성과를 입증해온 기존 경영진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조기에 안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생명 여승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번 인수는 대한민국 리딩 보험사의 역량을 글로벌로 확대하는 마중물이자 장기적 성장을 견인할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보험업 한계 넘기 위한 전략





한화생명은 이번 미국 증권사 인수를 통해 보험업권을 넘어 은행업과 증권업으로까지 금융업 영토를 넓히는 동시에 기존에 동남아시아 중심이었던 사업을 미국으로까지 확대한 셈이 된다.



지난해 3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14위인 손해보험사 리포손해보험을, 같은 해 6월에는 칩타다나증권을, 올해 4월에는 노부은행을 지분투자로 인수했지만 미국 증권사 인수까지 성공한 건 업계 처음이다.



해외 증권시장이 미국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화생명은 세계 최대 금융시장에서 직접 금융 상품을 소싱하고 판매할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화생명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정체 상태에 직면한 국내 생명보험 시장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동남아시아에서는 성장 시장 확보와 고객 확장 전략을, 미국에서는 자본시장에서 우수한 투자 기회와 인력 확보 전략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수익 다각화, 금융사로서의 과제






한화생명. [그래픽=김현지 기자]
한화생명. [그래픽=김현지 기자]




올 3분기 한화생명은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2368억원으로 투자 손실로 부진했던 전년 대비로는 흑자 전환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쳤다. 리츠로의 사옥매각이익이 28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수익성 높은 보장성 상품을 중심으로 신계약 성장세가 두드러졌지만 손실부담계약비용이 431억원으로 증가하고 예실차 손실이 확대하며 보험영업이익이 일부 부진한 영향이다. 해외 상업용부동산에서도 1400억원 손실이 발생해 실적 개선 폭을 낮췄다.



오는 4분기 금융당국의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이 생보사들의 실적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적용할 전망인 가운데 한화생명은 지난해 관련 부담을 크게 반영한 만큼 영향은 적을 전망이다. 다만 국내 보험사로서 제도 변경에 따른 타격은 언제든 실적을 갉아먹는 변수가 된다.



그렇기에 수익 다각화는 금융사를 막론하고 중요한 과제다. 한화생명이 해외 금융사 인수를 통해 보험사를 넘어선 종합금융그룹으로 사업 영토를 확장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국내 보험 성장에는 한계가 있고 투자 관점에선 모든 서비스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현실인데 그중에서도 증권사는 자원을 리소싱하는데 코어가 될 수 있어 인수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보험사들은 미국 현지 증권사를 보유한 회사들이 꽤 많다”며 “보험 본연의 기능은 위험 대비 기능밖에 없는데 고객에게 뭔가를 더 제공하려면 투자 상품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결국 좋은 투자처를 찾으려면 미국으로의 사업 확장이 효과적이라고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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