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2025시즌에는 KT 위즈의 유니폼을 입는다.
KT는 지난 1일 새 외국인 투수 데 헤이수스(28)와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연봉 80만 달러) 계약했다고 전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헤이수스는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정상급 기량을 보여준 검증된 투수다. 좌완 투수로 좋은 구위와 제구를 갖추고 있으며, 내년 시즌 선발진에서 원투 펀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으며, 헤이수스는 내년 스프링캠프 일정에 맞춰 팀에 합류한다.
1996년생 베네수엘라 출신의 헤이수스는 연봉 60만불, 옵션 20만불 등 총액 80만불에 키움과 계약을 체결했다. 2014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통해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했다. 이후 9시즌 동안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에서 뛰었고, 2023시즌 마이애미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랐다.
마이너리그 통산 178경기에 나서 749.1이닝 49승 45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1.37을 기록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베네수엘라 대표로 이스라엘전에 출전했다.
KBO리그 첫 시즌인 올 시즌에 30경기에 나와 171.1이닝 13승 11패 평균자책 3.68 178탈삼진으로 맹활약했다. 탈삼진 2위, 다승 공동 3위, 최다이닝 공동 5위, 평균자책점 7위에 자리했다.
키움과 재계약 소식을 기대했지만 키움은 헤이수스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팀의 약점과 공격력 강화의 필요성에 의견이 모였다”라며 “이번 시즌 팀을 위해 헌신한 후라도, 헤이수스, 도슨과 이별하게 돼 아쉽다. 세 선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세 선수 모두 충분히 KBO리그나 다른 리그에서 제 기량을 발휘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우리 구단은 이들의 앞날을 열어주기 위해 보류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모두 새로운 팀을 찾아 계속 좋은 모습을 이어가 주길 바란다”라고 재계약 포기 배경을 설명했다.
웨스 벤자민과 재계약을 포기했던 KT가 좌완 외인의 갈증을 풀고자 헤이수스와 접촉했고, 헤이수스는 키움에서 받던 금액보다 더 높은 금액을 받는 조건으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이제는 적으로 헤이수스를 상대해야 하는 키움 타자들의 마음은 어떨까.
외야수 이주형은 “헤이수스가 항상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너는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생각이 너무 많다’라고 항상 말했다. 이번에 재계약 불가 통보 소식을 들었는데, 팀을 빨리 찾아 개인적으로 좋다”라며 “그렇지만 헤이수스의 공을 쳐야 하니 막막하다. 헤이수스는 좌타자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에 라이브 배팅 때 서봤는데 정말 좋은 공을 가지고 있더라. 재밌을 것 같다. 그러나 승부는 냉정하다”라고 말했다.
내야수 송성문은 “헤이수스가 좌타자 상대로 굉장히 잘 던졌다. 지표가 말해준다. ’살살 던지라‘라고 DM도 보냈다”라고 웃었다.
헤이수스뿐만 아니라 야리엘 후라도 역시 KBO리그에서 다시 볼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
이주형은 “후라도가 흥분을 많이 한다. 그걸 이용해야 하지 않을까. 그거 아니면 이길 방법이 많이 없다”라고 웃었으며, 투수 주승우는 “두 선수 모두 외국인 선수라고 해서 튀는 부분이 전혀 없었다. 친화적이었고, 그냥 친한 형이었다”라고 말했다.
송성문은 “두 선수 모두 우리 팀에 많은 헌신을 해준 선수들이다. 이제는 적으로 상대하는 만큼 우리 선수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는 적으로 맞붙는 헤이수스와 키움 타자들, 누가 웃을까.
[고척(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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