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일보] 이기환 기자 = 전기차 전용 소화기에 대한 기술기준 인증 자체가 없는제품이 쿠팡과 네이버스토어 등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서 관련 제품이 1년 넘게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전기차 전용 소화기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아무런 제재 없이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수차례 보도했지만, 현재까지도 유통이 이어지고 있어 정부와 플랫폼 기업의 안일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본지는 지난해 ‘조달청 벤처나라, 미인증 리튬배터리 소화기 판매 논란’(2024년 10월 16일 자), ‘조달청, ‘미승인 전기자동차 소화기’ 판매 금지’(2024년 10월 21일 자), ‘미인증 전기차 전용 소화기, 온라인 쇼핑몰 버젓이 판매’(2024년 10월 22일 자) 등 관련 문제를 연속 보도하 바 있다.
당시 조달청 관계자는 “벤처나라 상품 중 전기차용 배터리 전용 이동식 소화장치는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37조 제1항에 따른 형식승인 대상 소방용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관련기사 2024년 10월 16일 자)”고 해명했다.
이후 조달청 벤처나라 쇼핑몰, 카카오 쇼핑하우 쇼핑몰, G마켓 쇼핑몰 등 일부 플랫폼에서는 전기차 소화기 제품이 퇴출됐다.
그럼에도 현재 쿠팡과 네이버스토어에서는 여전히 ‘전기차 전용 소화기’라는 문구가 사용된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G마켓 역시 다시 유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본지가 지난해 10월 관련 문제를 제기한 이후 1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전기차 소화기 전용 문구를 보고 구입한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정부와 플랫폼 기업들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전기차 전용 소화기’라는 표현이 사용된 각종 제품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으면서 소비자에게는 마치 공식 인증을 받은 제품인 것처럼 인식하게 만드는 구조를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취재 이후 쿠팡은 상담사를 통해 “담당 부서나 직원을 연결해 줄 수 없다”며 “문제가 되는 상품을 신고하면 그 제품을 해당 부서에 전달하고 그 부서는 내부 검토 후 조치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전해 왔다.
네이버는 “전기차(리튬배터리) 화재 시 소화 가능한 소화기에 대한 인증 기준이 없음에도 전기차용, 전기차 전용 등으로 광고하는 소화기 제품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며 “소방청은 전기차용 인증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전기차용으로 광고하는 소화기 제품은 소방청 인증 여부와 무관하게 불법·허위광고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기차 소화기, 전기차전용 소화기, 전기차용 소화기, 리튬(배터리) 소화기 등으로 광고하는 소화기 상품에 대해 전기차용 소화기로 광고하는 경우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며 “소화기 판매자들은 이 점을 유의해 ‘차량용 소화기’ 명칭으로만 광고 할 것을 당부했다.
네이버는 통신판매중개업자로서 전기차 소화기 구매 관련 민원 접수 시 환불 등이 원만히 처리될 수 있도록 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G마켓은 “전기차용 소화기에 대한 대대적인 모니터링 후 관련 상품 모두 즉시 판매 중단을 실시했다”며 “셀러 판매관리 사이트를 통해 관련 카테고리 판매자를 대상으로 ‘미인증 소화기 유통 단속 공지’를 진행하는 등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관리를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소방산업기술원 관계자는 “전기차 소화기에 대한 인증 사실은 없다”며 “단속과 지도는 소방청, 한국소비자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