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실물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이 지정학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86% 급증하며 약 124만 톤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여름철 냉방 수요와 시장 참여 확대가 거래를 견인한 반면, 월간 기준으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20.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가스연맹이 22일 제공한 일일가스동향에 따르면 S&P 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트(S&P Global Commodity Insights)는 최근 발표를 통해 Platts의 8월 가격 책정 기간 동안 집계된 총 거래 건수는 입찰 334건, 제안 128건, 거래 19건이었다고 밝혔다. 거래 대부분은 일본-한국-대만-중국(JKT) 회랑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일부는 중국, 태국 등으로도 향했다.
주요 참여 기업 중 Glencore는 총 9건으로 가장 많은 화물을 구매했으며, Vitol(7건), BP, TotalEnergies, Uniper가 뒤를 이었다. 매도 측면에서는 PetroChina가 5건으로 선두를 차지했으며, Shell, BP, Vitol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일본의 오사카가스는 이번에 처음으로 MOC(Platts Market on Close) 플랫폼에서 거래를 성사시키며 주목받았다.
계약 방식은 대부분 변동 가격 구조로 이뤄졌으며, 전체 거래의 75.88%가 월간 JKM(Japan-Korea Marker) 또는 잔여 월간 익일 계약과 연동됐다. 일부는 네덜란드 TTF 지수를 기준으로 체결되기도 했다.
파생상품 거래 역시 높은 활기를 보였다. 총 24개 참여자가 2,146건의 입찰·매도·거래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월 대비 15.41% 줄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38.81% 증가한 수치다. 이 중 47%는 9월 JKM 계약에 집중됐으며, 35.23%는 잔액 월간 익일 계약으로 나타났다. 특히 8월/9월 JKM 시간 스프레드는 단 한 건에 불과했던 지난달과 달리 11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Platts는 8월 JKM 가격을 MMBtu당 $13.105로 평가했다. 이는 전월보다 4.81%, 전년 대비 6.36% 상승한 것으로, 일본과 한국의 냉방 수요 급증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6월 말 이란-이스라엘 간 긴장이 고조되며 LNG 수출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실제 공급 중단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카타르산 LNG 수출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 태평양으로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이 중 23.38%를 수입하며 최대 수요국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 냉방 수요 대응을 위한 긴급 화물 확보에 나섰고, 일본 역시 단기 물량 확보를 위한 스왑 전략을 구사하며 대비에 나섰다.
반면, 중국 바이어들은 고온에도 불구하고 높은 현물 가격에 부담을 느껴 시장 진입을 주저했고, 동남아시아는 냉방 수요가 일찍 꺾이면서 수요 부진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한 거래자는 “이번 여름 시장은 다소 부진하며, 매수 입찰이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미국발 화물의 동아시아 향 차익거래는 대부분 종료된 상태다. 전체 128건의 제안 중 미국 항만 선적 관련은 6건에 불과했으며, 일부 장기 운송 포지션을 보유한 거래자만이 수익성을 맞춰 동쪽으로 이동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