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리 셰프 [t사진= 위즈덤하우스]](https://www.casenews.co.kr/news/photo/202504/17688_38694_2421.jpg)
“음식은 단지 배를 채우는 게 아니라, 기억과 감정을 담아내는 예술이에요.”
20일, 서울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열린 『버터밀크 그래피티(Buttermilk Graffiti)』 북토크.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로 한국 시청자에게도 익숙한 에드워드 리(한국명 이균) 셰프가 책의 출간을 기념해 한국 독자와 만났다.
그의 책은 '사진 없는 요리책'이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독자들이 완성한 요리가 책의 사진과 다르면 실패했다고 느낄까 봐, 일부러 사진을 뺐어요.” 감정과 이야기를 담은 요리를 독자 각자의 방식으로 구현해보길 바라는 셰프의 철학이다.
![에드워드 리 셰프와 박찬일 셰프 [사진= 위즈덤하우드]](https://www.casenews.co.kr/news/photo/202504/17688_38695_2729.jpg)
이민자의 요리, 그들의 삶
『버터밀크 그래피티』에는 에드워드 리가 2년간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만난 이민자 셰프들의 음식과 이야기가 담겼다. 프랑스식 도넛 ‘베녜’, 모로코의 발효버터 ‘스멘’, 캄보디아 요리 ‘툭 프로혹’, 우즈베키스탄의 ‘라그만 수프’ 등 다양한 이민자 음식이 소개된다.
“이민자에게 식당은 가장 현실적인 창업 수단이에요. 영어를 잘 못 해도, 돈이 많지 않아도 가능하죠. 그들의 음식에는 삶의 굴곡이 녹아 있어요.”
그가 이민자 음식에 끌리는 이유는 교포 2세로서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다. “나는 '비빔 인간'이에요. 미국에서도, 한인 사회에서도 아웃사이더였죠. 그런데 그게 작가와 셰프로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북토크가 끝난 후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린 출간기념 사인회에 참석한 에드워드 리 셰프 [사진= 김호이 기자]](https://www.casenews.co.kr/news/photo/202504/17688_38696_3010.jpg)
요리사에서 작가로
미국 출판사들은 그에게 대필 작가를 쓰라고 제안했지만, 그는 직접 썼다. “내 인생의 두 열정은 음식과 글이에요. 그 둘을 합쳐 책으로 만들었죠.”
이렇게 탄생한 첫 책 『스모크 앤 피클스』는 2013년 미국에서 출간되었고, 올 1월 한국에도 번역 출간됐다. 『버터밀크 그래피티』는 ‘미국 요식업계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재단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될 만큼 문학성과 음식의 깊이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사진=위즈덤하우스]](https://www.casenews.co.kr/news/photo/202504/17688_38697_3137.jpg)
“한국과 다시 연결되고 싶었어요”
그는 ‘흑백요리사’ 출연 뒷이야기도 털어놨다. “처음엔 심사위원으로 섭외받았지만,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탈락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참가자로 다시 제안이 왔고, 결국 출연하게 됐죠.”
방송을 통해 그는 오랜 꿈이던 ‘한국과의 연결’을 이루고자 했다. “한국 식재료로 요리하겠다고 결심했어요. 고추장, 김치, 햄을 넣은 남부 요리도 그중 하나죠.”
“요리와 글쓰기, 둘 다 내 안의 예술”
요리와 글쓰기의 동력은 어디서 나오냐는 질문에 그는 "다독가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좋은 작가가 되려면 먼저 좋은 독자가 되어야 하죠.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계속 씁니다.”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한국에서의 경험을 일기로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에드워드 리 셰프 사인 [사진= 김호이 기자]](https://www.casenews.co.kr/news/photo/202504/17688_38698_3232.jpg)
음식,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도구
그는 “삶은 결국 내가 먹은 음식과 그 음식을 통해 만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며, “이 책을 읽는 한국 독자들도 음식과 연결된 기억이나 소중한 사람을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 요리의 화두? 지금은 아프리카 음식”
10년 전 고추장을 미국 요리의 화두로 언급했던 그는 최근 미국에서 주목받는 음식으로 ‘아프리카 요리’를 꼽았다. “이탈리안 요리는 3년 주기로 다시 뜨고, 한식은 아직 갈비와 비빔밥에 머물러 있어요. 특히 ‘젓갈’을 알리고 싶어요.”
![에드워드 리 셰프와 [사진= 김호이 기자]](https://www.casenews.co.kr/news/photo/202504/17688_38699_3329.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