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한 달 동안 법인 신용카드 발급은 1만1627장으로 전월보다 22장 감소했다. 지난 2018년 5월 이후 약 7년 만의 첫 감소다. 1월 기준 감소로는 신용카드 대란 때인 2004년 1월 이후 21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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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소 폭 자체가 크지 않았지만 법인 신용카드 발급이 금융위기와 같은 특수 상황이 아니면 매월 꾸준히 늘어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같은 달 개인 신용카드 발급이 전월 대비 249장 늘어 2016년 4월 이후 증가세를 지속한 것과도 대비된다.
법인 신용카드는 통상 사업자등록번호를 가진 법인 명의로 발급되는 카드를 말한다. 법인 통장 계좌와 연동해 결제금액을 회사 비용으로 처리한다. 법인 신용카드 발급 증가세가 주춤한 것은 기업들이 경기 악화 등을 고려해 비용 절감에 나선 결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제심리 전반이 위축된 데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한 우려가 점차 고조되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유효기간 만료에 따른 자연 증감을 넘어 상대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기업들이 기존 카드 갱신이나 신규카드 발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기업들의 심리는 크게 위축되는 분위기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1월 국내 50인 이상 기업 508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96.9%가 '올해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고 답했다.
국내 100인 이상 기업 500개사 가운데 올해 신규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0.8%에 그쳤다. 2022년 72.0%, 2023년 69.8%, 2024년 66.8%에서는 올해는 더 떨어졌다. 신규채용 계획이 있더라도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확대할 것이라는 응답은 13.8%에 그쳤다.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이다. 지난 1월 법인 신용카드의 이용금액은 17조541억원으로 전월(19조647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계절성을 고려하더라도 2022년 5월(19조8544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3년 가까이 전고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향후 법인 신용카드 이용금액 정체 내지 감소는 내수 회복 시점을 지연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