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 유니버스’의 확장이다. 강풀 작가의 ‘조명가게’가 새로운 시리즈로 단장해 대중 앞에 모습을 보일 모든 준비를 마쳤다. ‘조명가게’는 글로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전세계적인 흥행을 기록, 디즈니 플러스의 길잡이가 돼 주었던 ‘무빙’에 이는 또 한 번 ‘강풀 유니버스’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까.
2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컨벤션 센터에서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APAC 2024(Disney Content Showcase APAC 2024)’가 진행됐다. 이번 쇼케이스는 다가오는 2025년과 이후 극장 개봉작 및 스트리밍 예정작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행사로, 월드 디즈니는 전 세계 디즈니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의 작품 예고편 및 독점 영상 공개를 비롯해 디즈니+에서 공개될 새로운 한국 및 일본 콘텐츠들이 소개됐다.
수많은 작품 가운데 전 세계 취재진의 시선을 잡아끈 작품 중 하나는 바로 한국의 ‘조명가게’였다. ‘조명가게’는 강풀 작가가 2011년 연재한 웹툰이 원작으로, 어느 조명가게 수상한 비밀을 간직한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물이다. 주지훈·박보영·김설현·엄태구·이정은 등이 출연했고, 배우 김희원이 연출을 맡았다.
강풀 작가는 ‘무빙’에 이어 ‘조명가게’를 통해 디즈니 플러스와 다시 손을 잡았다. 원작 웹툰 작가이자 극본을 맡은 강풀 작가는 ‘무빙’의 흥행 후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게 된 것에 대해 “솔직히 부담이다. 부담이 된다. ‘조명가게’는 ‘무빙’과 결이 다르다. 결이 다르면서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것이 등장인물 중심으로 생각했다. ‘무빙’의 경우 장르물이지만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았다. ‘조명가게’도 우리나라에서는 호러가 드라마로 나온 것이 흔치 않아서 어떻게 받아드릴지 싶기도 하지만, 재밌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고 자신을 드러냈다.
‘조명가게’는 원작이 나온 후 13년 만에 시리즈물로 다시 태어났다. “드라마는 만화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이야기를 썼다”고 말한 강풀 작가는 “원작과 드라마는 비슷한 거 같지만 다르다. 이야기가 더 깊어졌다. 그림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이나 생각하는 것들도 영상으로 무척 마음에 들게 나왔다. 원작보다 훨씬 더 풍성해졌다”고 영상화에 대한 만족했다.
왜 디즈니는 강풀 작가와 손을 잡았을까. 강풀 작가는 ‘무빙’과 ‘조명가게’에 이은 강풀 유니버스를 기대해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누구나 내일을 모르지 않느냐. 만화가라는 측면에서 보다가 드라마 극본작가로 ‘무빙’을 할 때만 해도 만화처럼 생각했지만, 이것도 창작의 길이라는 걸 알게 됐다. 디즈니와 계속 연이어서 작업을 하는 것은 ‘무빙’이 잘 된 덕분인 것 같다. 디즈니와 저의 뜻이 잘 맞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왜 강풀인가’에 대한 질문에 김희원이 답했다. “어렸을 때, 전 세계의 어린이들이 디즈니의 만화나 영화를 보고 많이 울고 웃으면서 자랐다고 생각한다. 정서가 움직인 거다. 이 지구에 사는 정서는 다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연 김희원은 “강풀 작가의 작품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서가 있다. 저도 거기에 움직였고, 배우들도 그 정서를 연기했다. 제 나름대로는 작품에 녹아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디즈니 작품을 좋아하는 거 같다. 인간이 똑같이 느끼는 감정이 있다”고 말했다.
김희원은 ‘조명가게’를 통해 배우가 아닌 처음으로 감독으로 도전한다. 첫 연출 도전에 김희원은 “작업을 통해 겸손을 배웠다. 배우로 연기를 할 때는 자기 잘난 맛에 연기를 했다.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작가님의 해석을 계속 들으면서 디테일이 대단하시다는 걸 느꼈다. 배우들도 연기를 잘하더라. 모두 훌륭한 분이라는 걸 느꼈고, 스태프분들도 어떻게 이렇게 다 온 힘을 다해서 열정을 쏟았는지 존경스러웠다.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연출은 이 모든 분들이 도와주셔서 했다. 저 혼자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희원의 연출 도전 뒤에는 강풀 작가의 추전이 있었다. 김희원은 “강풀 작가님이 연출을 해봐라 했을 때 뭘 보고 시켰나 궁금했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일단 저에게 ‘연기를 잘 하니 네가 해보라’해서 하게 됐다”며 “연출에 대한 꿈과 준비를 해 오고 있다가, 계기가 돼서 하게 됐다. 지금도 떨리고 재밌고 꿈만 같다. 작가와 배우와 앉아있는 것이 영광이고 행복하다. 12월 4일이 기대되고 얼떨떨 하다”고 감격을 드러냈다.
원작 작가이자 ‘조명가게’의 극본을 맡은 강풀 작가는 김희원을 연출로 추천한 이유에 대해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한 것은 훌륭한 연기자이자, 난해한 ‘조명가게’의 세계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 안에서 연기하는 배우들 연기자들의 캐릭터, 사람에 대한 이해도에 대해 감탄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김희원은 연출자로서 주지훈과 박보영의 연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희원은 “주지훈과 박보영은 같은 후배 연기자로서, 연기가 출중하다. 박보영의 경우 처음 간호사 역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이야기했다. 어떻게 하면 전작과 다르게 보이는 디렉팅을 할까에 많이 집중했다”고 밝혔으며 “주지훈은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보이게 하려면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두 분 모두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돼서 부담 없이 잘 소화했다”고 칭찬했다.
주지훈은 ‘조명가게’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학창시절부터 강풀 작가의 굉장한 팬이었다. 김희원의 경우 배우로서도 전반적으로 ‘상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어서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연출로 대화를 했더니 ‘프리 프로덕션’이 너무 잘 돼 있다는 걸 느꼈다. 그렇기에 한치의 의심의 여지도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며 “무엇보다 감독과 타 배우들과의 케미가 완성됐다고 생각했다. 제 의견을 피력할 필요도 없었고 준비된 이야기 안에서 자유롭고 편하게 연기했던 현장이었다”고 설명했다.
박보영 또한 “립 영상을 봤을 때 대체 적으로 모든 배우의 케미가 좋다고 생각했다. ‘조명가게’ 인물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데, 저도 그 경계에서 지킴이를 하고 있다. 그 부분에 있어서도 너무 조화가 좋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무빙’ ‘조명가게’에 이어 또 다른 ‘강풀 유니버스’의 영상화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강풀 작가는 “이후의 작업은 아직 잘 모르겠다. 강풀 유니버스는 만화 쪽에서는 가능 하지만 영상에서는 의문이 있다. 당장 다음 작품에 대한 영상은 ‘조명가게’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고백했다.
주지훈은 ‘조명가게’에 대해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으며, 강풀 작가는 “힘들게 1년 넘게 작업물을 공개를 앞두고 있다.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한편 디즈니 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는 오는 12월 4일 전 세계 공개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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