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라마다 신도림 호텔에서 tvN 새 토일드라마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이하 ‘사외다’)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주지훈, 정유미, 이시우, 김예원과 박준화 감독이 참석했다.
‘사외다’는 원수의 집안에서 같은 날 같은 이름으로 태어난 남자 석지원(주지훈 분)과 여자 윤지원(정유미 분)이 열여덟의 여름 아픈 이별 후, 18년 만에 재회한 철천지원수들의 전쟁 같은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환혼’ Part1과 2 등을 연속 흥행시킨 박준화 감독과 ‘조선로코-녹두전’, ‘구르미 그린 달빛’을 공동 집필한 임예진 작가가 만나 드라마 팬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는 ‘사외다’는 풋풋한 학창 시절을 시작으로 36세 동갑내기 어른의 티키타카를 더한 달면서도 바삭바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재미를 선사할 계획이다.
박준화 감독은 “대본을 보고 개인적으로 든 느낌은 ‘힐링’이었다. 어릴 때 봤던 모습이 많이 투영돼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제가 느낄 때 이 작품은 우리의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관계 이야기를 담았다. 추억과 아련함, 애틋함이 잘 드러나는 드라마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속담을 인용한 제목과 함께 3대째 원수 집안의 철전지 원수라는 직관적이고 재미있는 설정에서 오는 코믹 포인트로 웃음을 유발한다. 악연인 듯 인연 같은 석지원과 윤지원의 역사는 3대를 거슬러 올라가 대지주였던 윤지원의 고조부와 소작농이었던 석지원의 고조부에서 시작된다. 특히 젊은 시절 석지원의 조부 석반희와 윤지원의 조부 윤재호가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하고, 격렬했던 사랑의 공방 끝에 그 연인이 석지원의 할머니가 되면서 이들의 공식적인 원수 집안이 된다. 급기야 석지원과 윤지원이 한날한시 같은 병원에서 태어난 데 이어 이름마저 ‘지원’으로 똑같아 이를 계기로 다시 한번 격렬한 전쟁이 벌어진다.
‘졸라서’ 주지훈과 정유미를 캐스팅했다고 말한 박준화 감독은 “주지훈의 경우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때 남자답고 위트있는 모습을 많이 봤다. 그런 와중에 익살스러운 표정이 있는데, 이 사람이 진지할 때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고 평소에도 호감이었다. 만나서 대화를 해보니 제가 생각한 것보다 순수하고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촬영할 때도 ‘귀엽다’는 말을 많이 했다. 생각보다 조금 더 귀여운 사람이 아니었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정유미에 대해서는 “예전에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정유미가 카메오로 출연하셨는데, 그때도 귀여우셨다. 로맨스적인 감성을 잘 드러내는 표정과 연기가 두 사람의 조합에 어떤 형태로 표현될까하는 기대가 있었다. 정유미의 경우 생각보다 훨씬 더 사랑스러웠다. 순간순간 표정이나 위트가 자꾸 싫어하는데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두 분과 함께해서 다행이었다”고 고백했다.
주지훈과 정유미는 ‘사외다’를 통해 오랜만에 로맨스 코미디로 돌아온다. 주지훈은 ‘궁’ 이후 무려 18년 만이고, 정유미는 ‘연애의 발견’ 이후 10년 만이다.
주지훈은 오랜만에 ‘로코’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궁’은 입헌군주제에 제가 왕자인 설정이 들어간 판타지가 있다 보니, 아주 리얼리티한 감정, 일상에 발을 들여놓은 느낌은 아니었는데 ‘사외다’는 일상에 발을 내디딘 느낌이었다. 극중 석지원은 윤지원을 저의 공간으로 끌고 오는 것이 아니라, 제가 학교로 간다. 일상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연기하는 것이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게 이 작품을 하게 된 이유”라고 고백했다.
이어 “경기도 안 좋고 겨울인데, 드라마의 이야기의 스케일이 엄청나게 크지는 않지만, 일상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위트 있는 감정들이 시청자들이 일 끝나고 집에 와서 호흡하면서 같이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좋은 마음으로 참여했다”며 “겨울에 밖에 추운데 전기장판 틀고, 귤 까먹으면서 보는 그런 편안한 기분으로 드라마를 보고 느끼셨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싶다. 전기장판 속 귤과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따스한, 포근한 ‘핫팩’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로코퀸’으로 불리는 정유미는 “벌써 10년이 흘렀다. 대본을 봤을 때 재밌었고, 감독님 처음 만났을 때 어떤 드라마를 만들고 싶으시냐고 물었던 것 같다. 촬영하는 동안 힐링하고 싶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저도 동의가 됐다. 일상적이고 편안한 드라마를 하고 싶어서 선택하게 됐다”며 “여전히 ‘로코퀸’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다.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더 많다. 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전작의 캐릭터들이 연애 경험이 많았다면 윤지원은 연애 경험이 많이 없는 거 같다. 다시 한번 그런 부분이 다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주지훈과 정유미는 서로의 케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극중 보여주는 ‘티격태격’ 혐관 케미에 대해 주지훈은 “재밌었다. 저희가 나이 차이가 많이 안 난다. 친해지면서 대기시간도 그렇고 티키타카도 있다”고 말했으며, 정유미는 “주지훈이 나오는 영화 재밌게 보고 있었다. 캐릭터들이 인상 깊게 봤었다. 같이 한다고 했을 때 설렜다. 그러면서 시작한 드라마가 다른 감독님 포함해서 스태프들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촬영했다. 방영 시작될 때는 편집과 좋은 음악들이 저희의 케미를 도와주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로코물이지만, 주지훈은 ‘사외다’를 통해 계단에서 구르는 등의 생활 액션을 선보인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의 액션은 이 작품을 위한 준비가 아니었나 싶었다”고 말한 주지훈은 “생각보다 몸을 쓸 일이 많았다. 현장에서 수위를 조절하면서, 저희끼리는 재미있게 촬영을 했다. 사람을 때리는 액션이 아닌 상항에서 나오는 움직임이 많다. 그 중에서 계단에서 구르는 장면은 애드리브였다. 예상보다 계단의 단차가 커서 몸이 통통 튕기는 경험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주지훈과 정유미 외에도 ‘믿고 보는 배우’ 수식어가 함께 하는 배우 라인업으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시우는 독목고 체육과 교생 공문수로 풋풋한 매력을 발산하며, 김예원은 석지원과 윤지원의 18년 지기이자 독목고 수학 교사 차지혜 역을 맡아 활약을 펼친다.
정준화 감독은 “이시우의 경우 ‘환혼’을 할 때 한 번 나왔다. ‘절대고수’의 실루엣으로 나왔는데 그때 인연으로 캐스팅이 됐다. 열정적으로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열심히 잘하고 해맑은 여러 가지 색을 가진 느낌”이라고 설명했으며, 김예원에 대해서는 “‘막돼먹은 영애씨’ 당시 캐스팅을 너무 하고 싶었던 배우였다. 당시는 여의치 않아서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됐다. 김예원과 하고 싶다고 했다. 캐릭터 역할에서 감정 표현의 디테일이 표현하기 어려운 역할이 차지혜다.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기 어려운 인물인데, 그런 느낌을 잘 표현해 주었다”고 극찬했다.
‘궁’ 속 자신이 연기했던 이신에 대해 ‘풋사과’ 같다고 표현했던 주지훈은 ‘사외다’ 속 석지원에 대해 ‘애플망고’라고 표현했다. 주지훈은 “애플망고는 텍스처가 물컹거리는데 느끼하지 않다”며 “작품을 위해 메이크업을 했다. ‘지베종’은 노메이크업으로 했었다. 장르성도 있고 ‘톤앤 매너’도 밝기에 거기에 맞춰서 개인적으로 안티에이징을 했다. 둘의 티키타카와 과거 사연이 있다. 조금 더 순수성이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유미는 ‘사외다’에 대해 “추위가 다가오고 있는데 드라마 보시면서 그 시간만큼은 따뜻한 시간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주지훈은 “굉장히 유쾌하고 위트 있는 드라마다. 드라마 보시면서 우리 안에 있는 순수한 소년 소녀들을 마주하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는 오는 11월 23일 밤 9시 20분에 첫 방송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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