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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최초 작성일 : 2008-12-23 11:25:48  |  수정일 : 2009-01-09 18:39:28.143
위기의 동부, 돌파구는 ‘삼성맨 영입’ ?

재계에서는 동부그룹을 일컬어 ‘삼성 2중대’ 혹은 ‘꼬마삼성’ 등으로 지칭하며 ‘삼성의 짝퉁’쯤으로 폄하하기도 한다. 물론 동부그룹과 삼성그룹은 엄연히 다른 기업이며 동부그룹도 재계 25위에 올라와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이다. 그런데 왜 이런 불쾌한 말이 나돌고 있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동부에는 여느 기업에 비해 유독 삼성 출신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룹 내 곳곳에 삼성맨이 포진돼 있다. 이로 인해 삼성의 시스템이 고스란히 동부에 녹아나 있다. 그러나 적잖은 내부 갈등으로 최근 몇 년 동안은 삼성출신 영입을 자제하면서 동부만의 색깔 찾기에 나섰다. 그런데 이번에 그룹 주력 계열사 사장직에 삼성맨 내정설이 다시 거론되면서 뒷말이 일고 있다.

동부그룹이 5개월여째 공석중인 금융부문 부회장에 김순환 동부화재해상보험 사장을 승진시키고 동부화재 후임 사장에 삼성출신 사장이 내정되었다는 설이 보험업계에 파다하다.이런 소문이 퍼지자 동부화재 내부에서는 “또 삼성 출신 대물림이냐”이냐는 볼멘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또’에 있다.



동부그룹의 ‘삼성맨 애찬론’


지난 1969년에 창업한 동부그룹은 재계의 후발 주자에 속한다. 때문에 김준기 회장은 지난 2001년부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삼성출신 인사들을 영입하는데 주력하기 시작했다. 김 회장으로서는 재계 후발주자인 동부가 단기간에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게 바로 ‘삼성식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동부그룹은 조직과 시스템 문화로 대표되는 삼성출신 인사 영입에 나섰다.현재 동부그룹의 사업구조를 볼 때 삼성그룹과 유사하다는 점도 삼성출신 인사들이 동부그룹 내 주요 계열사 핵심 부서에 포진하고 나서부터 변화된 것이다.



‘꼬마삼성’ 등 재계 비아냥에 ‘색깔 찾기’ 나섰던 ‘동부’ 결국 회귀?
동부화재 후임 사장에 ‘삼성맨 내정설’…내부 ‘볼멘소리’ 새어나와





동부그룹은 생명보험, 화재보험, 건설, 증권, 화학 등에 이어 반도체까지 삼성과 중복되는 사업이 많다. 다만 동부에는 가전 조선 등이 없을 뿐이다.

이로 인해 동부그룹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것은 몇 해를 넘기지는 못했다. 삼성출신이 그룹 내 주력 계열사 등 주요 요직에 포진하면서 그 수가 절반에 육박하기에 이르렀고, 그룹 내에선 기존 임원간의 파열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룹 일각에서 기존 동부 임원들이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이른바 ‘홀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특히 그룹 전통은 완전히 무시한 채 ‘삼성 쫓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불만마저 나왔다.이 때문일까. 동부는 2006년부터 삼성출신 채용을 줄이는 대신에 동부만의 스타일 찾기에 나섰다.

그러나 쉽지가 않았다. 그동안 삼성식 시스템으로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인 동부가 삼성 출신 인사가 빠져나가면서부터 조직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유동성 위기’까지 처했다. 물론 삼성출신의 공백이 유동성 위기와 직간접적으로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단정내릴 수는 없다.

다만 이번 동부화재 후임 사장에 삼성출신 내정설이 거론되는 것으로 봐서는 “동부그룹이 ‘유동성 위기’의 돌파구를 ‘삼성맨 영입’에서 찾으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게 재계 일각의 시각이다.




‘삼성식 반도체 경영’ 낙점


그동안 김준기 회장은 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동부하이텍 반도체 사업부문에 올인하다시피 해왔다.하지만 동부건설을 중심으로 제철과 손해보험을 주력으로 성장한 동부그룹이 주력 분야와는 거리가 먼 반도체에 ‘올인’하면서 탈이 났다.

그룹 내 반도체 분야인 동부하이텍이 잇단 수천억원대 적자로 고전을 면치 못하자 김 회장은 동부하이텍을 살리기 위해 그룹의 자금줄 격인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내놓고 자금을 쓰고 있다. 나아가 동부하이텍으로 시작된 유동성 위기가 그룹 전체로까지 확산되고 있어 우려가 아닐 수 없다.

이는 동부하이텍을 살리기 위해 계열사 간 얽히고설킨 차입 등으로 금융경색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문제(?)는 동부그룹의 오너인 김 회장의 애끓는 반도체 사랑에 있다. ‘너무나 사랑했기에 미련을 못 버린 듯’한 김 회장은 유동성 위기의 주범인 동부하이텍을 여전히 부여잡고 있다.

이에 재계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삼성처럼 반도체를 통한 제2의 성장을 이루려고 했다가 조직과 융화되지 못하고 배탈이 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 같은 지적을 들은 것일까. 김 회장은 내부 반발을 무시하더라도 반도체를 살리려면 ‘삼성 출신 영입’을 통해 ‘삼성식 반도체 경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듯 싶다.

 


황동진(st23@sisa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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