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한국적인 도시, 가장 안전한 국제회의 도시’라는 정체성을 내세워 유치에 성공한 경주시는 이제 실행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회의는 단순한 외교행사를 넘어, 경주가 세계 속 문화도시로 도약하는 전환점이자 ‘두 번째 전성기’를 여는 역사적인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검증된 국제회의 도시, 철저한 준비가 만든 결과

경주시는 2023년부터 정부와 경북도, 지역사회가 하나로 뭉쳐 APEC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인천·부산·제주 등 경쟁 도시들 사이에서 경주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이자 ‘안전한 국제회의 도시’라는 차별성을 강조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보문관광단지와 화백컨벤션센터(HICO)는 이미 G20 재무장관회의(2010), UNWTO 총회(2011) 등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이 있다.
이러한 실적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경주는 정부에 ‘즉시 개최 가능한 도시’임을 설득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품은 문화도시로서의 상징성과 높은 외국인 만족도 또한 유치 결정의 핵심 요인이었다.
‘천년의 문화유산을 품은 품격 있는 회의도시’라는 콘셉트는 안정성과 홍보 효과를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회의장·숙박·교통 완비…“이제 개최만 남았다”

행사장인 화백컨벤션센터(HICO)는 보안·통신·의전시설 개선 공사를 마쳤으며, 메인 회의장·언론센터·경호통제실 등 주요 시설의 동선 점검도 완료됐다.
숙박도 완벽하다.

정상급 숙소(PRS) 35개소가 새롭게 정비·완료됐고, 행사 기간 최대 7,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 인프라가 확보됐다.
포항·울산 등 인근 도시 숙소와 영일만항 크루즈 2척까지 연계해 국제행사급 수용력을 완성했다.
김해공항과 KTX 신경주역을 중심으로 한 수송체계도 가동 준비를 마쳤다.
27개 노선의 APEC 전용 셔틀버스가 운행되며, KTX·SRT 증편과 항공편 증설을 통해 참가자 이동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확보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제 APEC은 준비가 아니라 실행의 단계”라며 “시민 교통은 평상시처럼, 정상회의 이동은 안전하게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이 만든 품격…자발적 참여가 빚은 ‘질서의 도시’

경주는 이번 APEC을 ‘시민이 함께 만드는 행사’로 준비하고 있다.
시내버스·택시는 정상 운행되고, 통제구간에는 임시 순환 셔틀이 투입된다.
도로·환경·안전 등 민생 현장에는 24시간 대응상황실이 가동된다.
숙박·외식업계는 친절·위생 교육을 받았으며, ‘착한가격 캠페인’으로 요금 안정화에 나섰다.
시민 봉사단의 자발적 참여도 이어진다.
9월 23일 열린 ‘APEC 시민자원봉사단 새 단장의 날’에는 700명이 참여했고, 범시민실천결의대회에는 3,00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
또 70개 단체, 1,500여 명이 ‘1단체 1책임구역제’를 통해 도심 청결활동을 정기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번 회의는 행정이 주도하는 행사가 아니라 시민이 만드는 축제”라며 “시민의 질서와 환대가 경주의 진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APEC이 바꿀 지역경제 지도…7조4천억 원 파급효과

대한상의와 딜로이트 분석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 개최로 인한 총 경제효과는 7조 4000여억 원, 고용유발 효과는 2만2,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광·숙박·외식업을 중심으로 한 소비 증대는 물론, 경주의 브랜드 가치 상승과 장기적 투자 유입도 기대된다.
시는 이를 지역경제로 직결시키기 위해 ‘외국인 친화음식점 150곳 지정’, 다국어 메뉴판·간판 지원, 숙박요금 자율협약 등을 추진하고 있다.
APEC 이후, ‘다시 찾는 도시’로

경주는 이번 APEC을 계기로 국제회의도시로의 도약을 본격화한다.
HICO 중심의 국제회의복합지구(GGCC)를 거점으로 각종 산업포럼과 글로벌 회의를 상시 유치하고, ‘아시아판 다보스포럼’ 유치도 추진 중이다.
또한 불국사·황리단길·보문호 등 문화관광자원을 연계한 체류형 관광 인프라를 강화해‘APEC이 끝나도 계속 찾는 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이번 회의는 시민이 함께 만든 역사적 무대이자, 경주가 세계로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