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이민호, ‘파친코 2’ 더 깊고 복잡해진 관계의 정의 (종합) [MK★현장]

[ MK스포츠 연예 ] / 기사승인 : 2024-08-23 13:21:01 기사원문
  • -
  • +
  • 인쇄
한국 이민자 가족의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며 전세계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파친코’가 더 깊고 진해진 감정선으로 2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시대적 배경은 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었던 1945년의 오사카. 힘들었던 시기를 생존해 온 선자의 이야기는 또 한 번 세계인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을까.

23일 오전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애플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시즌2’(이하 ‘파친코2’) 프레스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정은채, 김성규가 참석했다.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각 한 시간 분량의 8개 에피소드로 이뤄진 ‘파친코’는 한국어, 일본어, 영어 세 가지 언어를 통해 전개, 작품이 들려주는 장대한 대서사시는 국내외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시즌 1은 국제 무대에서 피바디상, 미국영화연구소 선정 올해의 프로그램상,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고담 어워즈 작품상을 비롯한 11개의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전 세계 유수 시상식에서 석권하며 평단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던 ‘파친코2’는 시즌 1로부터 7년이 지난 1945년 오사카를 시작으로, 2차 세계 대전 속에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선자(김민하)의 이야기를 그린다.

여전히 김치를 팔며 생계를 이어가는 선자는 제2차 세계 대전으로 인해 배급 줄은 매일 같이 길게 늘어서며 식량과 생필품은 항상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 처한다.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가운데, 선자의 아들들인 노아와 모자수는 각각 13살과 8살이 된다.

‘젊은 선자’를 연기하는 김민하는 ‘연기 키워드’로 대해 모성애를 꼽았다. “시즌1에 비해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기에, 어떻게 하면 이 세월을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문을 연 김민하는 “시즌1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모성애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다. 시즌2에서는 가족 구성원의 관계와 어떻게 성장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엄마’가 되어본 적이 없기에, 모성애 연기가 쉽지 않았음을 토로한 김민하는 엄마와 할머니의 모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백했다. “모성애가 숙제였다”고 솔직하게 말한 김민하는 “엄마가 돼 본 적이 없어서 엄마와 할머니에게 많이 여쭤봤다. ‘엄마는 왜 나를 사랑해’라고 물어봤을 때 돌아오는 답변은 ‘그냥 너니까’로 똑같았다. 그게 크게 와 닿았다”며 “아이들과 연기를 하면서 너무 자연스럽게 감싸주고 싶고, 지켜주고 싶었다. 그 친구들에게 배우는 것도 많고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이 쌓이면서 조금 더 깨달은 게 있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모성애 뿐 아니라 자신이 살아보지 않은 시대와 살아보지 않은 문화권 속에서 살아간 선자를 연기하는 것 또한 김민하에게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김민하는 “저는 계속 한국에 살았기에 선자가 어떤 기분이고 느낌이었는지 쉽게 와 닿지는 못했다”며 “다만 자신이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는 불편함이나 적응하고 생존해 나가려고 하는 부분에 더욱 중점을 두려고 했던 것 같다. 계속 생존을 하고 적응해 나가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최대한 ‘어떻게 하면 이 가족들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고 연기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시즌1에서 ‘쓰랑꾼’(쓰레기 사랑꾼)이었던 한수는 선자를 향한 소유욕과 집착이 더욱 강해진다. 사랑에 앞서 선자를 자신의 ‘구원’이자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한 소유욕’의 감정을 먼저 느낀 한수라는 복잡한 인물을 연기하게 된 이민호는 “한수가 ‘인간의 강인함’을 가진 선자에 첫눈에 반했다고 해석했다. 사랑이 아닌 소유욕으로 시작했기에 그 감정이 시즌2에서도 이어져 오는 것”이라며 “한수가 살았던 당시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이해하는 데 서툴렀고 그럴 필요성이 없었던 시대였다. 선자의 입장에서 선자를 이해하기보다는 자진에 감정에 중점을 주는 한수를 생각했다. 시즌2에서는 그게 더 됐으며, 선자와 자신의 핏줄인 노아에 집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민호가 집중한 포인트는 ‘집착’과 소유욕이었다. 아들인 노아에 대해서도 ‘부성애’보다는 ‘혈육’과 ‘핏줄’에 집착하는 한수를 그렸다고 말한 이민호는 “어떤 섬세한 부성애보다는 조금 더 원초적으로 접근을 했다. 한수는 아들은 유일한 핏줄이고 나의 피가 흐르는 인간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에게 있어 자신이 존재했음을 알려주는 존재가 노아다. 나의 생존의 방식을 나의 핏줄에게 가르쳐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한수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이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했다. 한수는 욕망이 커질수록 정체성이 희미해져 가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중요하게 여겼던 건 욕망에 순수해지는 인물이었다”며 “그가 가장 욕망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가장 집중하다 보니, 지금 시대적 관점에서는 비극적인 행동이 될 수도 있는 한수가 탄생하게 됐다. 한수는 불필요한 에너지 보다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이기에, 그런 감정 위주로 많이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김민하는 선자의 입장에서 보는 한수에 대해 “처음으로 세상을 보여준 백과사전 같은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김민하는 “선자에게 한수는 첫사랑을 떠나서, 새로운 문을 열게 해준 사람이었기에 그만큼 의미가 크고, 사랑으로 정의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즌2에서 보여주는 관계가 많이 복잡하다. 선자는 한수를 향한 감정에 대해 ‘이 감정이 뭘까’ ‘내 삶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는데’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전쟁이 일어나고 현실적으로는 이 사람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인물이다. 이를 인정하는 순간까지, 너무 복자한 감정의 여정을 떠났던 것 같다”며 “관계에 정의를 내리고 싶었는데, 정의가 안 내려지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복잡한 마음으로 조금 그 상황에 더 집중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74세 선자’를 연기한 윤여정은 “역할에 충실하려고 했고 작품에 대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못 배우고 정말 가난했음에도 박하지 않게 살아가는 것과 정신이 우선이었던 여자를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역사의 뒷 얘기를, 실제 얘기를 듣는 게 감사하면서도 그들의 삶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 몰랐던 시대를 살았구나 싶었다. 찍는 동안 많이 듣고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동명의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소설을 기반으로 탄생한 ‘파친코’는 4대에 걸쳐 사랑과 생존에 대한 장대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자이니치(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 또는 조선인)의 삶과 역사에 대해 다루면서 관심을 받았던 ‘파친코’에 대해 이민호는 “처음 오디션 제안을 받고 대본을 봤을 때부터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고 관심이 없었던 이야기를 이렇게 큰 시장에서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의미와 감동이 있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어 “선조와 조상의 희생과 그런 시간을 이겨냈던 분들이 있기에 지금 우리가 있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며 “지금의 시대가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아주 사적인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역사적 사건을 되돌아 보고 역사적 순간들, 소외되고 주목받지 못하고 살아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었다”고 전했다.



김민하 역시 “작품을 통해 정말 많이 배우고, 내가 많이 모르고 살았구나라는 자각을 하게 됐다”며 “쇼가 나오고 많은 나라 사람들이 공감했다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이런 점이 감격스러웠다”고 감회를 떠올렸다.

젊은 시절의 경희 역을 연기하는 정은채는 “살아보지 못한 시대를 연기하는 것 자체가 그 깊이를 헤아릴수 없는 일. 현재 저희가 개인이 겪는 각자의 아픔이나 노여움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생각하고 상황 속에서 가족의 연대나 역할에 더 집중하려 했다”며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부분에 대해 밝혔다.

한편 ‘파친코’의 시즌 2는 총 8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8월 23일(금) 첫 번째 에피소드 공개를 시작으로, 10월 11일(금)까지 매주 새로운 에피소드를 Apple TV+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포토 뉴스야

랭킹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