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사고사망자는 줄어들었지만 중상자는 되레 증가... 산재의 사각지대

[ 에너지데일리 ] / 기사승인 : 2024-08-08 16:50:24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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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최근 3년간 산재 사고사망자는 7.9% 줄었으나, 후유증으로 영구 장애를 불러올 수 있는 90일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입은 중상해 재해자는 같은 기간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산재 사고와 노동자들은 산업안전보건법령상 각종 조사나 처벌 조치의 대상에서도 제외되고 있다. 중대재해 사망자 감소를 강조하는 정부가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비례대표/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 안전보건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재 사고사망자는 882명에서 812명으로 7.9% 줄어든 반면, 동일 기간 90일 이상 요양이 필요한 사고부상자는 5만3440명에서 6만1465명으로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0일 이상 요양이 필요한 사고부상자는 2021년 56,684명, 2022년 58,019명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통계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49번 ‘산업재해 예방 강화 및 기업 자율의 안전관리체계 구축 지원’이 실제 노동 현장과 괴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90일 이상 요양이 필요한 사고부상자는 통상적으로 ‘중상해 재해자’로 정의된다.









사고부상자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은 같은 기간 1만4914명에서 2023년 1만5100명으로 증가했고, 건설업은 1만7113명에서 1만7890명으로, 운수·창고·통신업은 3100명에서 6713명으로 증가했다.

임업(606명), 농업(368명), 광업(86명), 전기·가스·증기·수도사업(63명), 어업(17명)이 뒤를 이었다. 기타사업은 20,858명이었다. 기타사업은 음식 및 숙박업,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수리업으로 대중음식점, 치킨피자집, 중화요리집, 대형할인마트 등이 포함된다.



90일 이상 요양이 필요한 사고는 영구적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포함한다. 대한의사협회의 ‘진단서 등 작성·교부 지침’에 따르면, 12주(90일) 이상의 치료 기간을 요하는 상해는 발꿈치 힘줄, 인대 파열, 쇄골·몸통·무릎 관절·요추·목뼈 골절, 신경 파열, 혼수 상태를 초래하는 뇌손상, 마비를 유발하는 척수 손상, 폐 절제가 필요한 폐 손상, 가슴 대동맥·식도 손상 등이 포함된다. 다시 말해, 일부 혹은 전신 마비, 장기 손상, 신체 일부 절단, 머리와 신경 손상 등이 해당된다.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영구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부상자가 증가하는 것은 관련 법의 사각지대가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과 시행규칙에서는 중대재해의 하나로 ‘3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가 동시에 2명 이상 발생한 재해’라고 규정하고 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은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중대산업재해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법적 한계는 사고조사나 예방조치에서도 배제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안전보건공단 등에서는 통상적으로 ‘중상해 재해’로 분류하는 데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중대재해 발생 시에는 중대재해 조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사고 원인을 분석하여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지만, 중상해 재해자가 1명만 발생했을 경우에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로 인해 90일 이상 치료가 필요한 중상해 재해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중상해 재해자에 대한 정의와 대책을 법으로 명확히 규정하여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박홍배 의원이 8일 대표 발의한 산업안전보건법 일부 개정안은 산업재해 예방을 강화하기 위해 사고 조사 대상을 현행 사망사고에 국한하지 않고 중상해 재해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해 조사를 통해 기술적, 과학적 원인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유사 재해의 재발 방지를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산업재해의 근본적인 감소와 노동자의 안전한 작업 환경 조성을 위한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박홍배 의원은 “정부는 ‘자기규율 예방체계’ 정책으로 산재가 감소했다고 자화자찬해 왔지만, 이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노동자들을 외면한 채 발표한 수치”라며, “현장 노동자들이 지적해 온 정책의 무용론이 이번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중상해 재해의 개념을 추가하고, 사고조사 대상을 중상해 재해까지 확대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분석 결과와 예방대책을 중심으로 재해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근거를 마련하고, 안전보건공단의 재해조사 참여 근거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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