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1 ‘인간극장’이 전남 순천 산골을 배경으로 한 부부의 삶을 담은 ‘돌담은 사랑이어라’를 10월 6일(월)부터 10일(금)까지 오전 7시 50분에 방송한다.
이번 특집은 30년에 걸쳐 한 사람이 쌓아 올린 긴 돌담과 그 안에 새겨진 부부의 헌신, 여섯 남매의 효심을 통해 ‘고향’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주인공은 올해 여든둘 김덕매 어르신과 일흔네 박복심 여사. 가진 것이라곤 척박한 돌산뿐이던 신혼 시절, 두 사람은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산의 돌을 캐내고 흙을 다져 논을 만들었다. 논 가장자리에 차곡차곡 올린 돌담은 어느새 굽이굽이 산성을 닮은 장벽이 되었고, 마을의 풍경을 바꿔 놓았다. 그 세월 속에서 부부는 6남매를 낳아 성실하게 길러냈다.
하지만 세월은 부부에게 시련도 안겼다. 김덕매 어르신은 3년 전 트랙터에서 떨어져 고관절이 부러졌고, 지난해엔 뇌종양으로 두 차례 수술대를 올랐다. 병상에서 일어나 다시 포크레인 운전석에 앉아 돌을 캐는 남편을 보며, 박복심 여사는 “이제 그만 몸을 아끼라”는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그럼에도 새벽 3시 헤드랜턴을 켜고 고추를 따고, 집으로 돌아와 꼭지를 다듬고, 씻어 말리는 일상을 부부는 여전히 함께 이어가고 있다.
여섯 남매의 ‘고향 출근’도 이어진다. 다섯째이자 장남인 경섭 씨는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내려와 고추를 따고 돌담을 거든다. 둘째 미애 씨는 장을 봐 냉장고를 채우고 반찬을 나르며, 셋째 효정 씨는 부모의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해 앨범을 만들어왔다. 휴가철이면 다른 형제자매들도 어김없이 고향집으로 모여든다. 자식들은 “이제 일 좀 줄이라”고 성화하고, 아버지는 “지금 쌓는 돌담만 마치겠다”고 다짐한다. 마침내 대장정의 끝이 보이는 날, 집은 작은 잔치판이 된다. 사위·며느리·손주들까지 모여 음식을 차리고, 손주들은 물감으로 돌담 위에 그림과 글을 남겨 ‘덕매산성’의 완공을 축하한다.
방송은 돌담의 완성과 함께 펼쳐지는 가족의 에피소드도 따라간다. 장남 경섭 씨는 아버지의 소원이었던 민물새우 잡이에 나서고, 며느리는 효도여행을 준비한다. 며칠 뒤 평소처럼 밭일을 하던 날, 눈앞에서 사라진 아내를 찾아 조바심을 내는 덕매 어르신의 뒷모습은 서로에게 ‘당신이 있어 다행’인 두 사람의 세월을 더욱 또렷하게 비춘다.
‘돌담은 사랑이어라’는 한 줄 한 줄 올린 돌 틈에 배어 있는 부모의 지혜와 희생, 그리고 그 돌담을 삶의 이정표로 삼아 다시 힘을 얻는 자식들의 마음을 담아낸다. 추석 연휴를 지나 고향이 그리워지는 계절, 인간의 노동과 사랑이 어떤 풍경을 만들어내는지 ‘인간극장’이 전하는 잔잔한 울림이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