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A결승, 에디 레펀스 3년 10개월의 기다림… 눈물의 우승으로 '화룡점정'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10-07 09:03:57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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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벨기에의 성실한 거인’ 에디 레펀스(56·SK렌터카)가 3년 10개월의 긴 기다림 끝에 PBA 개인 투어 정상에 우뚝 섰다. 당구대 위로 펄쩍 뛰어오르며 포효하는 그의 모습에는 기다림과 노력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레펀스는 6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 한가위’ 결승전에서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를 상대로 피 말리는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4:3(9:15, 5:15, 15:9, 15:10, 15:11, 8:15, 11:6)으로 승리하며 감격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PBA를 향한 진심, ‘팀리그 사나이’의 값진 결실

PBA 원년부터 동향의 프레드릭 쿠드롱과 함께 한국 무대를 누벼온 레펀스는 꾸준함과 성실함의 대명사로 통한다. 시즌이 시작되면 아내와 함께 한국에 ‘올인’하며 오직 당구에만 전념하는 그의 충성심과 열정은 모든 프로 당구 선수의 귀감이 될 정도다.

에디 레펀스(SK렌터카)가 조재호와의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후 감격에 흐느끼고 있다./@PBA
에디 레펀스(SK렌터카)가 조재호와의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후 감격에 흐느끼고 있다./@PBA

그의 이런 성실함과 헌신은 팀리그에서 먼저 빛을 발했다. SK렌터카 다이렉트의 정신적 지주로서 팀을 지난 시즌 우승으로 이끌고 포스트시즌 MVP를 차지했으며, 이번 시즌에는 팀리그 최초로 개인 통산 ‘세트 200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팀리그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유독 개인 투어 우승과는 인연이 깊지 않았다. 2021-22시즌 3차전 우승 이후 번번이 고배를 마시며 아쉬움을 삼켰던 그다. 따라서 이번 우승은 레펀스에게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팀에서의 성공을 넘어 투어 1부리거로서의 가치를 완벽하게 증명하며 그의 커리어에 ‘화룡점정’을 찍은 순간이었다.

한복입고 우승컵을 치켜든 '벨기에 신사' 에디 레펀스(56,SK렌터카)/@PBA
한복입고 우승컵을 치켜든 '벨기에 신사' 에디 레펀스(56,SK렌터카)/@PBA
'벨기에의 신사' 에디 레펀스(56,SK렌터카)가 PBA 장상진 부총재, 조재호 크라운해태 기종표 단장과 함께 트로피를 앞에 두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PBA
'벨기에의 신사' 에디 레펀스(56,SK렌터카)가 PBA 장상진 부총재, 조재호 크라운해태 기종표 단장과 함께 트로피를 앞에 두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PBA

패배 직전에서 일군 대역전 드라마

결승전 초반은 조재호의 기세에 눌려 패색이 짙었다. 1, 2세트를 연달아 내주고 3세트마저 0:9로 끌려가며 모두가 조재호의 완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그때부터 레펀스의 진가가 드러났다. 뱅크샷 두 방을 포함해 하이런 10점을 몰아치며 3세트를 뒤집었고, 기세를 몰아 4, 5세트까지 내리 따내며 경기를 완벽하게 원점으로 돌렸다.

승부처는 마지막 7세트였다. 6:2로 뒤지던 4이닝, 레펀스는 하이런 7점을 쓸어 담으며 9: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 한 번의 집중력이 ‘슈퍼맨’을 무너뜨렸고, 결국 11:6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내의 헌신적인 사랑, 그리고 시작된 전성기

레펀스의 성공 뒤에는 언제나 ‘그림자 내조’를 하는 아내 안드레아 레펀스가 있었다. 그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관중석을 지키며 열정적으로 남편을 응원하는 모습은 PBA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잉꼬부부로 유명한 두 사람의 사랑이 레펀스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되어주었다.

우승 후 레펀스는 “지난 시즌 팀리그 우승과 MVP, 그리고 이번 개인투어 우승까지 내 인생 가장 최고의 순간”이라며 “후회가 남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을 많이 했기에 지금의 결과가 나왔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에디 레펀스가 경기내내 그의 우승을 염원하며 열렬한 응원을 보낸 팀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있다(왼쪽부터 조예은, 강동궁, 레펀스, 조건휘, SK렌터카 장봉걸 단장)/@PBA
에디 레펀스가 경기내내 그의 우승을 염원하며 열렬한 응원을 보낸 팀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있다(왼쪽부터 조예은, 강동궁, 레펀스, 조건휘, SK렌터카 장봉걸 단장)/@PBA

지난 시즌 팀리그 우승과 MVP, 이번 시즌 팀리그 200승 달성, 그리고 5차 투어 우승까지. 만 56세의 나이에 다시 한번 전성기를 활짝 연 에디 레펀스. 그의 성실함이 빚어낸 감동적인 스토리는 앞으로도 많은 당구 팬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한편, PBA는 시즌 다섯 번째 투어를 종료하고, 6차 투어를 오는 20일부터 9일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개최한다. 또 이달 11일부터 4일간 드림투어(2부) 2차전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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