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TV동물농장’이 경남 사천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으로 보금자리를 옮긴 오랑우탄 모녀, 오랑이와 쥬랑이의 이야기를 전한다.
31일 방송에서는 “오랑우탄과 인간이 얼마나 닮아 있는가”를 증명하는 순간들이 따뜻한 영상미와 함께 공개된다.
오랑이는 20여 년 전 순진한 표정과 장난스러운 행동으로 사랑을 받던 ‘스타 오랑우탄’이었다. 천방지축 어린이였던 그는 세월을 지나 어느덧 25살, 원숙한 기운을 풍기는 성체로 자랐다.
그의 곁에는 9살 딸 쥬랑이가 있다. 모녀는 최근 태어나고 자란 동물원을 떠나, 푸른 바다를 마주한 새 보금자리 경남 사천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으로 이사했다. 1층 아늑한 실내 공간, 투명 터널로 연결된 2층 놀이터, 3층 테라스 전망대까지 갖춘 ‘삼층 구조’의 풍부한 환경은 “오랑우탄을 위한 초호화 맞춤형 시설”이라는 감탄을 자아낸다.
적응은 의외로 엇갈렸다. 쥬랑이는 도착 직후부터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호기심을 폭발시켰다. 반면 엄마 오랑이는 낯선 환경의 압도감 속에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과거 다쳤던 다리의 통증이 남아서인지, 다사다난했던 삶의 기억이 발걸음을 붙잡는 듯했다.
변곡점은 바다에서 왔다. 3층 전망대에 오른 쥬랑이는 생애 처음으로 탁 트인 바다를 마주한다. 한참 동안 말없이 바다를 응시하던 그는 이내 1층으로 내려와 숨어 있던 엄마에게로 곧장 향한다.
그리고 딸은 엄마 곁에 조심스레 다가가, 바다에서 보고 느낀 무언가를 “오랑우탄만의 언어”로 전하기 시작한다. 제작진은 그 순간을 포착한 영상을 통해, 모녀 사이에 오가는 미세한 표정과 손짓, 호흡의 리듬이 만들어내는 ‘공감의 대화’를 세심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이번 방송은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야생동물의 행동학적 특징과 모자 유대의 정서적 깊이를 동시에 비춘다. 특히 어린 쥬랑이가 새로운 공간을 탐색하며 얻은 경험을 엄마에게 공유하고, 무기력에 잠긴 오랑이의 마음을 두드리는 장면은 “오랑우탄과 인간이 닮아 있다”는 명제를 가장 아름답게 설명해 주는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아라마루 아쿠아리움 측이 구축한 입체형 생활동선과 풍부화(Enrichment) 설계가 모녀의 일상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그리고 바다라는 거대한 풍경이 한 가족의 ‘다음 걸음’을 어떻게 이끌어내는지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