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오아시스마켓, 이커머스에 집착하는 이유

[ 더리브스 ] / 기사승인 : 2025-04-10 14:09:24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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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마켓. [그래픽=김현지 기자]
오아시스마켓. [그래픽=김현지 기자]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으로 무너지는 이커머스 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오아시스마켓은 이 중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티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이 이커머스 기업 인수를 시도한 건 두 번째다. 오아시스마켓은 2년 전 11번가 인수를 시도했었다.



두 번 모두 오아시스마켓이 기업공개(IPO)를 앞둔 시점이란 게 공통점이다. 오아시스마켓은 티몬을 인수할 시 정체성이 흐려질 우려가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무너지는 이커머스 기업들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소비 침체의 장기화와 더불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 산업 구조가 형성되는 가운데 늘어난 이커머스 업계들이 고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채 서로 생존 경쟁만 심화하는 배경에서다.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7월 티몬과 위메프는 셀러들에게 판매대금 정산을 치르지 못해 기업 회생을 신청했으며 여전히 정상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디자인상품 전문 쇼핑몰 1300k(천삼백케이), 문구 디자인 쇼핑몰 바보사랑, 가구·가전제품 알렛츠 등 국내 이커머스 기업이 폐업에 이르렀고 이러한 기조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명품 플랫폼 발란이 판매 대금 미정산으로 기업 회생 신청을 한 상태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은 쿠팡과 네이버를 제외하면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번가·SSG닷컴·지마켓·롯데온은 영업적자다.





이커머스 연결에 진심





안정적인 자산 없이 생존 경쟁만 하다 무너진 이커머스 기업들이 많지만 오아시스마켓은 오히려 이커머스에 눈독 들이고 있다. 실제 오아시스마켓은 이커머스 인수에 나섰다. 인수자가 없으면 청산 단계로 들어가야 하는 티몬 인수를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인수 제안 금액을 제출한 상태다.



오아시스마켓의 이러한 결정에는 법정관리인과 매각자문사의 설득이 영향을 미쳤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외국계 이커머스가 국내에 계속 침투하는데 토종 이커머스의 명맥을 이어나가야 하지 않느냐는 설득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오아시스마켓이 이커머스 인수를 시도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3년 11번가 인수를 시도했으나 결렬됐다. 당시 현금 인수가 아닌 주식 교환으로 M&A가 진행됐지만 마지막에 100% 주식 교환이 아닌 일부 현금 지불 조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이와 관련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2023년 초 당시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해 상장 철회를 결정한 바 있다”며 “흑자 기업으로서 지속 성장을 위한 재원을 갖춘 상황에서 무리한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유통 산업이 온라인으로 확대되고 있는 시장의 흐름을 감안해 이커머스 기업과 손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오프라인 매장으로 시작한 오아시스마켓은 2018년부터 온라인 플랫폼을 출시하며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이에 맞춰 오아시스마켓 잉여금도 확보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의 최근 2년 간 자산은 2159억8997만원(2023년), 2347억3130만원(2024년)으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부채는 746억6991만원(2023년), 706억4084만원(2024년)으로 줄었다. 잉여금은 자산액이 부채액을 초과하는 부분에서 법정자본금을 공제한 금액이다.





이커머스 인수 추진하는 이유






오앙시스마켓. [그래픽=김현지 기자]
오앙시스마켓. [그래픽=김현지 기자]




오아시스마켓은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기업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의 현재 경쟁사는 쿠팡의 로켓프레시, 컬리의 마켓컬리 정도다. 이 외 동종 업계 중 팀프레시의 경우 자금난으로 새벽배송을 일시 중단했고 애경그룹도 애경산업 매각을 검토 중이다.



오아시스마켓은 중소기업 규모치고 현금 보유액이 많은 편이며 매출·영업이익·자산 모두 증가하고 있다.



현재 오아시스마켓이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건 사실이다. 다만 오아시스마켓이 티몬을 인수해 외형 성장을 이루고 기업공개(IPO)에 성공하게 되더라도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티몬 인수 관련 더리브스 질의에 “과거 (티몬) 경영자의 잘못으로 현재 많은 샐러들이 피해를 입고 있으나 셀러들의 더 큰 피해는 현재 티몬과 같은 유통망이 사라져 영업 재개에 대한 미래가 불투명한 점”이라며 “누군가 나서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여러 가지 무거운 사명감을 가지고 인수에 참여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오아시스마켓과 티몬은 취급하는 물품 및 물류 관리 방식이 다른 만큼 통합되는 과정에서 운영상의 어려움을 감안해야 한다. 오아시스마켓은 신선제품 새벽배송에 특화됐으며 이와 관련 물류 시스템과 재고 관리를 이어온 반면 티몬은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아시스마켓은 이러한 문제를 큰 걸림돌로 여기지 않는다. 오아시스마켓은 그간 비용 최소화 및 효율적인 사업시스템을 구축을 통해 이커머스에서 흑자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티몬을 인수하게 되면 이러한 점을 접목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오아시스와 티몬의 기존 강점을 잘 접목하는 게 숙제다”라면서도 “과거 티몬의 전략은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므로 새로운 모델을 접목할 예정이며 오아시스의 전국구 새벽 배송에 티몬 상품들을 결합한 빠른 배송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달님 기자 pmoon55@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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