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의 자회사인 신세계 프라퍼티가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신세계 프라퍼티는 신세계의 쇼핑 공간 전개 일선에 서 있었다. 프리미엄 아울렛을 시작으로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의 성공적인 구축 및 운영을 해왔다. 그리고 올해 8월에 준공예정인 '힐스테이트 더운정'을 통해서 부동산 복합개발 영역으로 확장을 나선다. 그 공간은 바로 '스타필드빌리지'이다.

신세계는 작년 초 주주총회를 통해서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 바로 '부동산 복합개발'이었다. 부동산 복합개발이란 주거,상업,업무,문화,여가 등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공간에 통합함으로서 시너지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이때부터 이미 신세계는 부동산 복합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즉 기존의 쇼핑, 여가라는 영역에 주거공간이 접목된 영역으로 확장함으로서 새로운 사업의 필드(場)로 나섰다.
그렇다면 신세계에서 부동산 복합개발에 진출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출점 제한을 피할 수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과 같은 대형 유통업 시설은 신규 매장을 오픈하기가 쉽지 않다. 시장 규모상 서울, 경기 지역은 이미 포화상태이며 주요 지방 상권 역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시장 규모가 있어도 새로 출점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은 물론 지자체의 승인 및 인허가라는 난제가 남는다.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사업을 포기하거나 장기간 표류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둘째, 부동산 개발 역량 및 운영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신세계는 백화점 및 쇼핑몰 사업 전개시 보유한 계열사를 통하여 새로 구축해 왔다. 그리고 신세계 프라퍼티는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공간 기획은 물론 공간 운영 노하우를 쌓아왔다. 지금까지의 스타필드 규모에 비하면, '힐스테이트 더운정'의 규모는 4분의 1수준(1만평)이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셋째, 충분한 컨텐츠를 갖추고 있다. 온라인 시장은 전체 소비시장의 50%를 넘어섰다. 소비채널 기준으로도 편의점 매출 비중이 백화점 매출을 앞섰다. 기존의 오프라인 강자인 백화점이나 쇼핑몰과 같은 공간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결국 고객을 불러낼 수 있는 오프라인만의 컨텐츠가 있어야 한다. 신세계 프라퍼티의 대표적인 컨텐츠로는 '별마당도서관'을 들 수 있다. 스타필드코엑스몰에 이어서 스타필드 수원에서 별마당 도서관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 이러한 컨텐츠는 사람을 불러 모으며 신세계는 다양한 컨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신세계 백화점 및 스타필드 운영을 통해 구축한 다양한 브랜드 Pool역시도 공간을 채우는 주요한 컨텐츠가 될 수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힐스테이트 더운정을 시작으로 2033년까지 스타필드빌리지를 30호점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가 부동산 복합개발로 확장하는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으며, 역량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성공적인 확장을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과는 달라야 한다.
스타필드 빌리지는 「밀착형 쇼핑몰」이다. 스타필드빌리지 1호점의 1차 타겟은 해당 건물의 거주 지역 주민이다. 쇼핑공간의 경우 고객의 접근성을 감안해서 지역 주민이 주로 이용하는 경우 '포켓상권'이라고 한다. 통상 자동차로 최대 20분 내외의 고객을 1차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스타필드 빌리지는 해당 건물 주거시설의 지역 주민이 1차 타겟이다. 그렇기에 해당 타겟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버리고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1차 타겟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철저히 분석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

국내의 대표적인 밀착형 쇼핑몰은 부동산 개발회사인 네오밸류에서 운영하는 '광교 앨리웨이'를 들 수 있다. 광교 앨리웨이는 단순히 매장 입점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거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며, 라이프스타일을 감안한 남성편집샵 공간도 직접 운영한다. 또한 단순한 쇼핑 공간의 구조를 벗어나서 골목을 다니는 경험을 제공하는 배치를 적용했다.
이를 감안하여 입주하는 고객층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거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되어야 새로운 장을 열어갈 수 있다. 일례로 츠타야 서점 중 대표적 공간인 다이칸야마 T-사이트 사례를 들 수 있다. 츠타야의 마스다 무네아키 대표는 연면적 4900평의 T-사이트를 도심 한복판이 아니라 주택가 중심지에 오픈하기로 하였다. 이용자와의 생활 속으로 최대한 접근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공간의 컨셉을 정하기 위해서 지역 주민들의 행동을 살폈다. 그리고 여유로운 50~60대의 골드 시니어층이 주력 고객층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들을 공략하기 위한 공간 설계는 물론 다양한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한다. 그 결과 T-사이트는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공간이 되었다.
이와 같이 「밀착형 쇼핑몰」이라는 점에 집중해야 한다. 고객이 누구이고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며 누구와 어울리는지를 말이다. 그 핵심 요인을 공간 속에 유무형적으로 녹여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장(場,Field)을 여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