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쿠웨이트 자베르 알아마드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5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대한민국은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에서 0-0 무승부 후 4연승을 달렸다. 오만전 3-1 승리 후 요르단 2-0, 이라크 3-2, 쿠웨이트 3-1 승리가 이어졌다.
4연승 과정에서 무려 11골을 기록 중인 대한민국이다. 무엇보다 특정 선수에게 득점이 집중되지 않았다는 건 고무적이다.
대한민국은 3차 예선에서 손흥민과 이재성, 오세훈, 오현규가 2골을 넣고 있으며 황희찬, 주민규, 배준호가 1골씩 기록했다.
아시아, 그것도 최상위권 경쟁국이 없는 이번 3차 예선에서 대한민국이 이처럼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당연한 일이다. 중동 국가들이 도배된 B조는 분명 쉽게 볼 수 없지만 원정의 어려움 정도를 제외하면 전력상 대한민국과 경쟁할 팀은 없다.
그렇기에 4승 1무라는 좋은 페이스는 분명 값진 결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위험한 일이다. 대한민국의 목표는 북중미월드컵 출전이 아닌 16강 이상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의 수비는 공격에 비해 압도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5경기를 치르면서 4실점, 경기당 1골을 내주지 않고 있으나 분명 아쉬운 결과다. 특히 지난 이라크, 그리고 쿠웨이트전에서 3실점을 했다는 건 경고 신호다.
대한민국은 이라크전에서 난타전을 펼쳤다. 오세훈의 전반 선제골 이후 후반 시작과 함께 후세인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오현규와 이재성의 연속 득점으로 완승하는 듯했지만 추가시간 바예시에게 추가 실점했다.
쿠웨이트전은 3-1로 끝났으나 배준호의 추가 득점이 없었다면 분명 위험했다. 쿠웨이트가 골대를 강타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던 것도 대한민국에는 분명 행운이었다.
실점 상황도 아쉬웠다. 경기 내내 철벽 수비를 펼쳤던 대한민국의 최후방 수비진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후반 60분 마제드의 킬 패스가 김민재, 이명재 사이로 떨어졌고 이를 다함이 마무리했다. 마제드의 크로스가 킬 패스로 변한 건 결국 수비진의 미스였다.
이명재-김민재-조유민-설영우로 구성된 포백 수비진은 요르단전부터 이라크, 쿠웨이트전까지 3경기 연속 손발을 맞추고 있다. 요르단전은 무실점하며 승리를 뒷받침했으나 이라크, 쿠웨이트전에선 무려 3실점했다.
전반도 아닌 후반에 실점이 집중된다는 건 그만큼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이 선제골을 넣으며 쉽게 갈 수 있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점 후 밸런스가 깨지는 상황이 수차례 발생하고 있다. 그렇기에 4연승에도 완벽하다고 볼 수 없다.
축구라는 스포츠에서 항상 무실점 경기를 할 수는 없다. 다만 대한민국이 아시아 최상위권 팀과의 경쟁도 아닌 상황에서 2경기 동안 3실점했다는 것, 그리고 연달아 실점이 이어지고 있다는 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앞으로 경쟁해야 할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팀들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대한민국은 오는 19일 팔레스타인과 3차 예선 6차전을 치른다. 지난 무승부 아쉬움을 지울 기회이며 또 무실점에 도전하는 경기가 될 것이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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