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외국인 좌완 투수 카일 하트는 올 시즌 NC의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21경기 131이닝 10승 2패 평균자책 2.34 143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다승-평균자책-탈삼진 모두 1위며 이닝 역시 3위다. KBO리그 데뷔 첫 시즌에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KBO리그를 지배했던 NC 선배 에릭 페디의 뒤를 잇는 거 아니냐는 기대도 있다. 지난 시즌 페디는 스위퍼를 앞세워 20승 평균자책 2.00 209탈삼진을 기록하며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했다. 당연히 리그 MVP, 투수 골든글러브도 페디의 몫이었다.
물론 아직 경기가 남아 있고 페디의 활약을 뛰어넘으려면 남은 경기에서도 활약을 이어가야 하지만 지금의 꾸준함과, 성실함이라면 더 많은 기대를 해도 되지 않을까.
하트는 이닝이 끝날 때마다 더그아웃에서 휴식과 함께 수첩을 꺼내 상대한 타자 및 보완해야 될 점을 늘 메모한다. 또한 올 시즌 20경기 가운데 5이닝 이전 강판이 단 한 번도 없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가 15회며,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3자책점 이하)도 9회다. 퀄리티스타트는 공동 2위,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는 단독 1위다. 꾸준함 그 자체다.
괴물 좌완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그에게도 당연히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는 분명하다. 그의 입에서는 삼성 라이온즈 캡틴 구자욱의 이름이 먼저 나왔다.
최근 만났던 하트는 “구자욱 선수가 나를 상대로 너무 잘 치고 있다. 늘 상대할 때마다 조금 더 다른 레벨로, 레벨업을 하고 들어오는 느낌이다. 물론 김도영 선수도 되게 잘하지만, 구자욱 선수와 붙었을 때 늘 위기를 맞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삼성 캡틴 구자욱은 올 시즌 93경기에 나와 타율 0.310 111안타 20홈런 74타점 60득점 OPS(장타율+출루율) 0.942를 기록 중이다. 중심 타자로서 맹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 하트 상대로는 8타수 4안타 1홈런 2득점으로 강했다. 또 삼성 타자 중에서는 이재현도 하트 상대 타율이 높다. 타율 0.556 9타수 5안타 1홈런 1득점을 기록 중이다.
물론 KBO리그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눈앞에 두고 있는 KIA 김도영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3년차에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도영은 103경기 타율 0.351 142안타 29홈런 82타점 103득점 OPS(장타율+출루율) 1.067을 기록 중이다. 강력한 리그 MVP 후보. 하트 상대로도 타율 0.625 5안타 1홈런 2득점으로 좋다.
하트는 “김도영 선수는 스트라이크 존에 콜드 존이 거의 없다. 제구를 잘 잡는다. 김도영 선수를 상대할 때는 루상에 주자가 없어야 한다”라고 미소 지었다.
팀과 함께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픈 하트지만 NC는 7위에 머물고 있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SSG 랜더스와 반 경기 차, 4위 두산 베어스와는 두 경기 차. 따라잡기 충분하다.
하트는 “나의 개인적인 승리도 영광스럽지만 지금은 팀이 5위 이상을 가는 게 더 중요하다”라며 “항상 경기를 나설 때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투구를 해야 한다. 기회를 잡았을 때 최대한 베스트로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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