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인간 공존을 위한 푸른 도전” ㈜리와인드 이야기

[ 사례뉴스 ] / 기사승인 : 2024-05-08 09:02:4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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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환경의 존재감이 일상에 뿌리내리도록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친환경 제품을 개발 및 디자인하는 동시에, 그 제품을 쓰고 난 뒤에도 쓰레기로 남기지 않고 자연으로 되돌리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업, ㈜리와인드 신정인 이사를 인터뷰했다.



㈜리와인드는 환경친화적 대안으로서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그것을 현장에 적용해오고 있다. 옥수수전분이 주원료인 생분해성 수지(PLA), 밀짚, 원두 껍데기 등의 천연소재를 사용하여 일회용 테이크아웃 용품, 펄프 용기, 화분, 패널 등을 만들기 때문에 해당 제품을 매립하는 경우에는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고 소각하는 경우에도 유해 물질을 만들지 않는다.



제조, 유통, 소비 과정에서 버려지는 자사 제품의 회수를 위해 그리너 테이블 ZERO 전용 수거 앱을 운영함으로써 제품 생산에 따른 사회적 책임도 실천하고 있다.



캘리그라퍼 출신 김은정 대표이사가 해외 사례로부터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착안, 마케터 출신인 신정인 이사와 의기투합하여 ㈜리와인드를 창업하였고, 이후 해외 영업 전문가인 박원욱 이사까지 합류하면서 사업 규모를 계속 확장해가고 있다.




네스프레소에서 재활용 과정 중 모아진 캡슐에서 알루미늄 제거하고 남은 커피박으로 만든 사인보드
네스프레소에서 재활용 과정 중 모아진 캡슐에서 알루미늄 제거하고 남은 커피박으로 만든 사인보드




창업 이후 꾸준히 지켜온 {주}리와인드의 뚝심은 한 번 맛보면 계속 발길이 닿게 되는 환경 제품 맛집이 되는 기반이다. 창업 당시에는 PLA 소재 자체가 국내에는 생소했고 생산 가능한 제조 시설도 없었다.



하지만 찾으면 언제나 방법은 있다는 마음으로 해외에서 생산한 PLA 테이크아웃 제품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뚝심은 국내외 유수 대기업들의 후각을 자극하고 제품개발 및 생산 러브콜을 유도할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창업 초기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의 아시아 총괄 책임자가 우연히 ㈜리와인드의 제품을 보고 수소문한 끝에 먼저 연락을 취하였고 현재까지도 친환경 테이크아웃 용기 납품으로 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리와인드의 뚝심은 친환경 식품용기에서 그치지 않고 식품 부산물로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소재를 개발하는 데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수의 기업들과 함께 각 기업에서 버려지는 식품 부산물을 자원화하는 방안을 다년간 연구하였고, 지난에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제로보드' 개발에 성공했다.









그 결과 네스프레소에서 버려지는 커피 부산물(커피박)로 사인보드를 만들어 전국 매장에 납품했고, SPC에서 버려지는 밀기울(밀 껍데기)을 활용하여 매장에 사용하는 집기를 만들어 최근 오픈한 파리바게트 제주농원점에 납품했다. 그 외 국내 유수제과기업과 함께 땅에 묻으면 퇴비로 돌아가는 화분을 개발하여 상용화에 도전 중이다.



㈜리와인드 발자취로부터 발견할 수 있는 3가지 핵심가치를 아래와 같이 꼽아볼 수 있었다.



첫째, 인식의 전환을 이끄는 선두주자가 되어야 한다. 플라스틱은 아무리 재활용을 하더라도 재활용 횟수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어 폐기되며, 실제 재활용률이 20%밖에 되지 않으므로 사실상 재활용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따라서 ‘자원순환’이라는 본질을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고집스러운 신념을 바탕으로 ㈜리와인드는 탁상행정에 머무는 기존의 환경보호 이념에 도전해왔다.




밀기울(밀껍데기)을 이용하여 빠리바게트 제주농원점에 납품하고 있는 제품들
밀기울(밀껍데기)을 이용하여 빠리바게트 제주농원점에 납품하고 있는 제품들




창업 초기 한 지자체 실무자와 함께 자원순환 캠페인을 준비하였지만 행정 수치상 기록으로써의 재활용률에 집착하는 관련 부서 담당자의 반대로 인해 해당 캠페인이 무산된 것은 진정한 변화는 인식의 전환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로 환경문제에 대한 각성이 대중 저변에 깔리게 되어 점차 친환경 제품의 자발적 수요가 늘어나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신정인 이사는 귀띔한다.



둘째, 인식의 전환은 결국 ‘경험’으로부터 시작된다. 김은정 대표이사가 어릴 때 다녔던 초등학교는 환경보전 시범학교였는데, 그 당시 받았던 교육이나 경험들이 무의식중에 김 대표이사의 삶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창업의 계기이자 소스로 작용한 해외사례를 접하게 된 것도 캘리그라퍼로 활동하던 당시 다니던 그린디자인 대학원에서였다.



결국 행동의 기준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귀에 들리고 눈에 밟히며 피부에 와닿는 ‘경험’이다. ㈜리와인드의 씨앗이라고 볼 수 있는 ‘경험’이라는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 바다 청소 캠페인 '시보해'를 2020년부터 지속해오고 있다.



매해 하와이안 항공 등 다양한 기업과 단체들도 함께 협동 바다플로깅을 통해서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그간 다양한 협업을 해왔던 대학생들과 자사 제품 수거 앱 그리너 테이블 고객사들도 참여할 수 있는 자원순환 캠페인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셋째, 실험정신과 실행력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세상에 필요한 일을 시작하기 위해 기꺼이 현장으로 뛰어드는 것이, 뛰어난 전문성을 도구로 타인의 공을 채점하고 평가 내리는 것보다 더 의미 있다는 것이 ㈜리와인드의 생각.




2023년6월5일 강화도 동막해변 바다플로깅
2023년6월5일 강화도 동막해변 바다플로깅




카페에서 대학원 논문 준비를 하다가 무수히 버려지는 일회용품들을 보면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그 아이디어를 바로 실천으로 옮긴 김은정 대표이사의 실행력이 없었다면, 지속 가능한 테이크아웃 용품의 국내 탄생을 늦춰지거나 없었을 것이다.



화학식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들은 수천 명, 수만 명일지는 몰라도 세상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내고 그것의 사회적 가치가 일상화되도록 헌신해온 ㈜리와인드의 창립멤버들은 오히려 비전공자이다. 리와인드(rewind)의 사전적 의미는 ‘아날로그 녹음테이프나 필름을 시작 표시의 위치까지 되감는 조작’이다.



디지털이 목표지점을 겨냥해서 원하는 결과만 취득하는 것이라면, 아날로그는 시작에서 종료까지의 연속성 있는 순서를 따르다가 목표지점을 포착하는 것이다.



각각의 순서를 충분히 음미하고 그 의미를 반추할 틈을 준다는 점에서 아날로그는 결과론적인 속도전에 내몰린 현대인들의 허기를 채워주는 대안으로써 종종 부각되고 있다.



본인들만의 속도에 맞춰 자율적이고 창조적으로 사고하면서 아날로그적인 기업이념을 고수하고 있는 ㈜리와인드의 푸른 도전이 환경과 인간 간의 공존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우리의 일상에 더 넓고 깊게 뿌리내리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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