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동행' 11살 수현이의 행복한 짜장면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4-05-18 17:54:25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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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동행)
(사진=KBS 동행)

18일 방송되는 KBS '동행' 제459회는 '수현이의 행복한 짜장면'이란 주제로 전파를 탄다.

(사진=KBS 동행)
(사진=KBS 동행)

◆ 수현이의 소중한 동생과 짜장면

동생과 짜장면 때문에 하루가 바쁜 열한 살 수현이. 하교 후, 밀린 집안 살림을 끝내고 부리나케 향하는 곳은 일곱 살 터울 동생이 기다리고 있는 어린이집이다. 동생을 하원시키고, 놀아주느라 진땀을 빼는 건, 부모님의 걱정과 수고를 덜어드리고 싶어서다.

3년 전, 동네에 자그마한 중국집을 차린 아빠. 오랫동안 남의 중식당에서 일해온 아빠가 큰맘 먹고 차린 가게라 기대도 컸던 수현이다.

종업원 없이 엄마, 아빠 둘이 식당을 운영하느라 집안일과 동생 돌보는 일이 수현이 몫이 되었지만, 불평은커녕 오히려 틈만 나면 식당으로 달려가 청소며 양파 까기, 서빙과 계산은 물론 배달까지 하는 베테랑 직원이 다 됐다.

지금껏 먹어본 것 중 아빠가 만드는 짜장면, 짬뽕이 제일 맛있는데 왜인지 점점 줄어드는 주문에 아빠가 프라이팬 돌리는 시간보다 한숨 쉬는 날이 많아져 속상하다. 하지만, 친절한 미소로 손님을 대하면 언젠가 단골이 많아질 거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최선을 다해 아빠에게 힘을 보탠다.

(사진=KBS 동행)
(사진=KBS 동행)

◆ 쉽지 않은 자영업의 길, 막막한 아빠

열 살 무렵 부모님을 여읜 아빠는 어려운 형편에 중학교도 졸업 못 한 채 구두 공장과 막일을 하러 다니며 주린 배를 채워야 했다.

일하던 중 낙상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쳐 돈벌이도 할 수 없던 시절, 생활고를 겪다 우연히 접한 중국집일. 적어도 배는 곯지 않을 거라는 믿음에 이 악물고 중식 기술을 배웠다.

20년 넘게 중국집을 전전해 온 아빠는 지인의 소개로 결혼한 후,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대출을 받아 작은 가게를 열었다. 열심히만 하면 식구들 고생시키지 않을 거란 믿음 때문이었다.

그런데 매일 12시간씩 서서 일하느라 생긴 무릎 관절염과 통풍에 가게 문 닫는 날도 많아졌고, 주변에 하나둘 생기는 중국집에 손님도 준 데다, 오를 대로 오른 재료비로 8천만 원이 넘는 빚이 쌓이면서 최근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몇 달째 밀린 월세와 가스비, 재료비도 감당할 수 없는 상황. 종업원조차 둘 수 없어 매일 온 가족 동원해 영업을 꾸려나가야 해 가족에게 미안함이 크다.

(사진=KBS 동행)
(사진=KBS 동행)

◆ 행복을 볶는 수현이네

남편이 가게를 차린다며 한 번만 믿어달라고 했을 때, 엄마는 많이 반대했다. 그런데 나이 들고 몸도 안 좋은 남편이 취직하기 쉽지 않은 걸 알고, 남편을 도와 가게를 꾸렸던 엄마.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착한 가게를 만들자며 시작한 한 그릇 5천 원짜리 짜장면이 요즘 큰 고민이 됐다. 엄마는 다만 배달료라도 올렸으면 하는데 지금껏 찾아준 단골들 때문이라도 가격을 올릴 수 없다는 남편을 보면 속이 탄다.

대동맥 선천 기형 때문에 수술한 둘째 수혁이와 선천적인 평발로 보조기 없이는 오랜 걸음이 힘든 두 아들의 치료비, 집 월세 내기도 빠듯한 형편에 개당 200원짜리 부업을 할 수밖에 없는 엄마다.

가게 창고에서 재워야 하는 둘째와 동생을 돌보고 가게 일 돕느라 허덕이는 수현이에게 미안하다. 부모님의 고생을 지켜보며 속이 깊어진 수현이. 수현이의 소원은 아빠가 정성을 다해 만든 짜장면을 많은 사람이 맛보고 행복해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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