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최초 작성일 : 2008-12-29 10:21:42  |  수정일 : 2009-01-09 19:00:42.397
고기 먹으면 암 걸릴 확률 “10점 만점에 8점”

지글지글 고기와 함께 익어가는 발암물질 국민 건강 적신호
벤조피렌은 PAH 중 암 발병이 확실시되는 1그룹 발암물질
미국, 일본, 홍콩 등지에서도 직화구이의 위험성 수면 위로
석쇠보다는 불판에, 조리방법만 바꿔도 위험도 반으로 감소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입맛이 서구화 되어가면서 우리의 식단은 육류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게 됐다. 한국인이 즐겨찾는 외식 메뉴로 단연 손꼽히는 메뉴는 고기이다. 그 중에서도 숯불구이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많다. 숯은 좋은 연료로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고기와 숯이 만나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발암물질의 발생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본지가 건강·환경 특집으로 연속 5회에 걸쳐 직화구이의 유해성에 대해 짚어봤다.




[목차]
1화. 직화구이 고기에서 ‘발암물질’ 검출
2화. 진짜 숯, 가짜 숯
3화. 고기연기 치명적, 폐암 발병
4화. 내가 먹은 것이 고기냐?
5화. 고기 탄 찌꺼기, 비위생적 불판 세척





한국인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식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채식위주의 식단에서 육식위주의 식단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회식이나 외식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메뉴는 고기. 그중에서도 특히 숯불구이의 선호도가 높다. 사람들은 왜 숯불구이에 열광하는 것일까.



숯불구이는 건강의 ‘적’



이유는 단순하다. 맛이 좋기 때문이다. 숯불구이가 맛있는 이유는 숯에서 나오는 원적외선 때문이다. 원적외선이란 적외선 중에서도 파장이 긴 적외선 영역에 해당하는 것으로, 다른 영역의 빛에 비해 열이 매우 많다. 특히 원적외선은 익히게 하는 빛의 영역을 많이 방출해 고기의 겉과 속을 동시에 익혀주기 때문에 숯불로 구운 고기가 맛있게 느껴지는 것이다.

숯불구이의 참맛은 강한 열로 태우지 않으면서 순간에 구워내 열에 의한 보호 피막에 의해 육즙이 빠지지 않고 숯의 향까지 곁들여진 상태이다. 또 고기가 무리하게 타지 않고 어느 정도 소량 탔을 때 느껴지는 구수한 맛, 쓴 맛을 숯불구이의 참맛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직화구이, 숯불구이 방식은 우리의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숯불구이로 인한 피해를 언급할 때 계속해서 ‘발암성분’이 회자되고 있다.
고기를 구울 때 연기에 의해 발행하는 PAH(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라는 유해물질은 암을 일으키는 주요한 성분이 된다. PAH는 휘발유 등 유기물이 불완전 연소될 때 생성되는데 식품을 훈연하거나 숯불구이 할 때 식품중의 탄화수소, 단백질, 지질 등이 분해되면서 생성된다.

불에 떨어진 고기 기름이 타면서 생기는 연기에는 다량의 PAH가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또한 고기가 불에 직접 닿으면 단백질 성분이 변형되어 불에 굽지 않은 고기에는 없는 HCA(헤테로사이크릭아민)라는 발암물질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숯불에서 구운 고기의 검게 그을린 부위는 절대 먹어서는 안된다. 탄 부위는 건강에 유해한 벤조피렌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벤조피렌은 300~600℃에서 불완전 연소될 때 생성되는 물질이다. 자동차 매연, 담배연기는 물론이고 각종 식품 혹은 목재 등을 태우거나 구울 때 생성되게 된다.

그러므로 육류를 숯불에 직접 굽는 것은 벤조피렌 생성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벤조피렌은 PAH 중에서 가장 악명이 높으며,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암연구소는 벤조피렌을 1그룹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1그룹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발암물질이다.



불에 구운 고기 담배 60개비



음식의 탄 부위를 제거하지 않고 먹어 벤조피렌을 수십 년간 일정 농도 이상으로 섭취한다면 암(특히 위암)에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현대인은 벤조피렌을 전혀 섭취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벤조피렌은 식품을 조리?가열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성되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숯불구이처럼 직화가열 할 때 많이 생성되며 튀김, 볶음 요리 시에도 잘 발생하고 정제 올리브유, 훈연 소시지 등 일부 가공식품에도 들어 있다.

탄 부위를 철저히 떼어내고 먹더라도 벤조피렌은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온다. 담배연기, 자동차의 배기가스, 쓰레기 소각장 주변에서 배출되는 연기에서도 벤조피렌이 검출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중 연간 5만명이 암으로 사망하고 그 중 20%가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위암이 차지하고 있는 것은 숯불구이의 위험성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숯불구이를 한 달에 1.5회 이상 먹는 사람은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위암발병률이 3배가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숯불구이에서 발생되는 발암물질의 위협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문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유명 패스트푸드 체인 7개 업체의 메뉴인 석쇠에 구운 닭고기에서 ‘위험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PCRM, 즉 책임의술의사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이 체인들의 구운 닭고기를 검사한 결과 모든 샘플이 PhlP라는 발암성 물질에 양성반응을 보인 것. PhlP는 지난해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공식적으로 발암물질로 등록한 HCA의 한 종류로 구운 고기에서 발견되는 물질이다.

홍콩에서는 “숯불구이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공식 발표해 국민 식생활 개선을 요구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바비큐’ 음식에 심취하지 말고 먹기 전 육류의 그을린 부분은 제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일본에서 유난히 위암이 많은 것은 불에 직접 구운 생선구이 때문인 것으로 보고됐다. 불에 직접 구운 생선에 발암물질인 벤조피린이 다량 함유되어있기 때문이다.



온도 높고 굽는 시간 길면 위험




오염된 음식을 섭취했을 때 바로 식중독이 발생하는 것과 달리, 암은 발암물질에 노출된 뒤 수년에서 수십 년이 지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평상시 바짝 구운 육류나 생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이는 암이 반드시 발생한다는 말과는 달리 발암위해도(Cancer Risk)가 높아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PAH와 HCA와 같은 발암물질은 우리 몸에 섭취된 후 대사과정을 거쳐 독성을 나타낼 수 있는 형태로 전환된 후 발암작용을 한다. 사람마다 이러한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성이 다를 수 있어 똑같은 양의 발암물질에 노출되더라도 나타나는 영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때문에 독성과학원에서는 이들 발암물질에 민감한 유전형을 가진 사람들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정청 (이하 식약청)의 연구에 따르면 식품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PhIP의 경우 성인 1일 평균 56.9 ng/kg bw/day 정도로, 이러한 노출수준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며 미국의 1/4, 유럽의 1/2 수준이었으나 튀기거나 구운 식품, 특히 고온 조리된 육류의 섭취가 증가하고 있는 한국인의 식생활 패턴을 감안할 때 안전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PAH를 줄이는 방안으로 숯불과 같이 직화로 고기를 굽는 방법보다는 구멍이 없는 불판을 이용해 고기굽기를 제안한다. 즉 연기가 고기에 직접 닿지 않는 편이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석쇠 같이 구멍이 있는 불판에 고기를 구우면 기름이 계속 숯불에 떨어져 연기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PAH도 증가하게 된다. PAH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아직까지는 연기가 고기에 직접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인 것이다. 고기를 구울 때는 석쇠보다는 불판이 안전하다 할 수 있다.

돼지목심을 석쇠와 불판을 이용해 조리 전·후 고기에 잔류된 PAH양을 비교해 본 결과, 불판 조리는 2배 정도로 증가량이 크지 않았지만 석쇠 조리는 최고 140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이 지난 5월 발간?배포한 ‘벤조피렌에 대해 알아 봅시다’에 따르면 지방 함유식품이 불꽃과 직접 접촉할 때 유해성분이 가장 많이 생기므로 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삼겹살, 숯불구이, 바비큐 등 고기를 불에 직접 구워 먹는 횟수를 줄이고 삶거나 찌기 등으로 조리방법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굳이 구이 요리를 먹을 작정이라면 두꺼운 불판이나 프라이팬에 굽는 것이 좋다.

숯불 대신 프라이팬에 구우면 벤조피렌 생성량이 100분의 1로 감소한다. 가열?조리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는 것도 벤조피렌의 발생을 줄이는 방법이다.

 


김슬기(st33@sisa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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