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방송되는 KBS 1TV '추적 60분'에서는 '멋진 신AI세계 1부 - 당신의 직업은 안녕하십니까?' 편으로 꾸며진다.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던 미래 기술들이 어느새 우리 곁에 도착했다. 식당에 들어서면 서빙 로봇이 음식을 배달하고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생성형 AI가 업무를 보조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삶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곳으로 이끌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AI. 최근 산업연구원은 AI로 대체될 일자리를 327만 개로 추산했다. 이미 AI는 단순 반복 업무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 판단이 필요한 관리 업무까지 대체해 나가고 있다. AI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미래로 가고 있는가. 2026년 새해 '추적 60분'이 던지는 첫 번째 질문은 '인간 노동의 미래'다.
AI시대, 당신의 직업은 안녕하십니까.
■ AI 신입사원, 채용시장의 대격변
지난해 12월,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는 매주 월요일마다 집회가 열렸다. 이른바 '수습 회계사 미지정 사태' 해결을 위한 농성이다. 2025년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 가운데 수습 기관에 배정된 인원은 전체의 약 26%에 불과했다. 시험 합격자 중 많은 수가 자격증은 있지만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미지정 회계사' 상태인 것이다. 시위대는 경기 침체 등을 고려하지 못한 금융위의 잘못된 수요 예측을 지적했다.
한때는 안정적인 직업의 대명사였던 회계사. 그만큼 시험 합격의 문도 좁았다. 5년 가까이 공부해 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는 박현진(가명) 씨. 합격의 기쁨은 잠시였다. 수십 군데에 지원하고 면접을 봤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선배들에게서 "1년 차 회계사를 가르치는 것보다 AI를 사용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절약된다"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더욱 암담해진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시니어 회계사들은 "AI를 활용해 이전보다 빠르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13년 경력의 황병찬 회계사는 "소수의 인원으로도 업무가 돌아가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많은 회계사를 뽑는 것은 사회 흐름과 맞지 않는다,"고 했다.
개발자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때 '코딩 붐'이 일었던 대한민국. 이제는 개발자를 꿈꾸는 취업 준비생만 남았다. AI가 많은 업무를 대체한 작업 환경에서 더 이상 주니어 개발자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 취업 경쟁률이 수백 대 일이 넘는 현실에 구직자들은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
이전에 근무했던 경력을 토대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는 김현정 씨. AI의 도입 이후 획기적으로 빨라진 코딩 작업 속도를 체감하며 위기의식이 커졌다. 과연 엄청난 속도와 성능을 자랑하는 AI를 이기고 취업할 수 있을까.
"소위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는 사람들은 다 위기예요." 노상범 / 15년 차 IT 헤드헌터
■ 리걸 테크, 내 옆의 변호사가 될까
지난 2022년 11월 등장한 생성형 AI 서비스 '챗GPT'는 사회 전반에 거대한 변화를 불러왔다. 단순 검색을 넘어 업무 파트너로 자리 잡은 AI는 법률 영역에도 깊숙이 들어왔다. 최근 지인을 상대로 한 재판에서 승소한 김수연(가명) 씨. 수연 씨는 가전제품을 싸게 살 수 있게 해주겠다는 지인의 말을 믿고 송금했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건 아무것도 없었다. 사기를 인지한 그녀를 도와준 건 다름 아닌 챗GPT. 900만 원가량의 소액 사기로 변호사까지 선임하기엔 비용이 너무 부담됐다. 챗GPT가 알려주는 대로 증거를 수집하고 소장을 작성한 결과는 승소로 이어졌다.
이런 이들을 돕기 위해 AI 법률 상담 서비스가 개발되기도 했다. 법무법인과 AI 개발 업체가 손잡고 야심 차게 준비했던 서비스는 채 반년도 되지 않아 중단됐다. 변호사법 위반을 들어 대한변호사협회는 해당 법인에 벌금 1000만 원의 징계를 내렸다.
변호사들은 "AI의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법률 서비스의 첫걸음. 리걸 테크는 현실의 벽을 뛰어넘어 법률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무엇이 맞다, 틀리다를 지금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고 리걸 테크 업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법으로 명확히 규정한다면 리스크가 없어지겠죠." 김기일 / 'ㄷ' 법무법인 변호사
■ 창작자를 위협하는 인공지능
올해 많은 사람의 SNS 프로필 사진을 차지했던 건 단연 '지브리풍' 이미지다. 생성형 AI의 도움으로 만화 속 주인공이 된 사람들. 그 이면에 우리는 어떤 것들을 놓치고 있었을까. AI가 그림체를 따라 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의 데이터를 학습했다는 의미다.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학습을 진행했다는 사실에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학습 이후 생성된 이미지에는 어떻게 저작권을 물을 수 있을까. 우리는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다.
창작자 고유의 스타일은 그들이 노력해 온 시간의 결과물이다.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그들이 흘려온 땀. 이 가치를 인정하고자 우리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창작자들에게 '저작권'을 부여했다. 일러스트레이터 이로 씨는 최근 자신의 그림이 AI 사이트에 학습되어 '이로 네온 스타일'로 서비스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림을 'AI에 학습시키지 말라'는 의사를 표현한 지 오래지만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네이버 웹툰의 계약서 역시 창작자들 사이에서 논란이다. 계약서에 명시된 연구 목적의 학습 조항에 동의하지 않으면 계약할 수 없다. 연구 목적과 활용 방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언젠가 AI에 대체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창작 영역을 넘어 모든 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애초에 양질의 데이터가 존재할 수 있는 건 저작자가 있기 때문이에요. 양질의 데이터를 만들어 낸 저작자가 있고 그 저작물이 (AI에) 입력됨으로써 우리가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거거든요. 어떻게 하면 더 양질의 저작물을 우리가 계속해서 받아낼 수 있을 것인가를 AI 기업들이 고민해야 할 거 같아요." 범유경 / 변호사
■ 다가올 新세계, AI와의 공생
10년 전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했던 바둑 프로기사 이세돌 9단. 인간 대 인공지능으로 세계가 주목했던 세기의 경기. 인간의 승리로 가볍게 끝날 것이라 했던 예견과는 달리 알파고가 4대 1로 승리했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뛰어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한 순간에 사람들은 깊이 좌절했다.
그로부터 10년 후 AI는 진화를 거듭해 '카타고'란 이름으로 바둑기사들의 옆에 남았다. 승률을 계산해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자리를 알려주는 '블루 스팟'은 프로들이 익히는 기보가 됐다. 10년 먼저 인공지능과의 전투를 치러낸 바둑계. 현재는 공생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인공지능이란 피할 수 없는 흐름 속에서 대응하고 있는 건 바둑계뿐만이 아니었다. 'ㅅ' 회계법인은 AI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회계사들과 디지털 역량을 함께 키운다. 디지털 전형의 회계사들을 모집해 실전에서도 AI 리터러시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한 결과는 앞으로의 성과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 말한다. AI와의 협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세상에 없던 일이 생긴 거예요. 그래서 규칙을 지금부터 만들어 가야 해요. 어떤 게 새로 생긴 문제들인가를 나열하고 이게 문제라는 데 합의하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 대화에 참가해야 할 주체는 누군가를 합의하고. 전 세계가 같이 마주쳤으니까 우리가 제대로 한다면 세계의 표준을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박태웅 / 국가인공지능 전략위원회 공공AX분과장
AI의 등장은 인간 노동의 해방일까, 추방일까. AI의 빠른 확산으로 전환점을 맞은 다양한 산업 현장의 현실을 살펴본다.
「신년기획: 멋진 신AI세계 1부 – 당신의 직업은 안녕하십니까?」 편은 이날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