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밥 얻어먹어야죠"... 김민아, 패배의 아쉬움도 웃음으로 삼켰다[기자회견 (全文)]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12-07 12:04:35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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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아~ 이건 아니지(웃음). 내가 이거 보려고 그 힘들게 3-3을 만들었나 싶더라고요."

다 잡았던 우승컵이 상대의 '행운의 샷' 한 방으로 날아갔다. 억울해서 잠 못 들 법한 상황. 하지만 김민아(NH농협카드)는 결과 앞에서 구차한 변명 대신 호쾌한 웃음을 택했다. 그녀는 우승자 강지은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네며 "맛있는 밥이나 사달라고 해야겠다"며 패배의 쓴맛을 쿨하게 넘겼다.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마지막 순간 보여준 김민아의 품격은 우승 트로피만큼이나 빛났다. 다음은 김민아와의 일문일답이다.

김민아(NH농협카드)/@PBA
김민아(NH농협카드)/@PBA

#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지은이라서 괜찮아"

운명의 7세트 8:8. 강지은의 샷이 키스(충돌) 도움을 받아 득점으로 연결되는 순간, 김민아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김민아는 당시 상황에 대해 "'아~ 이건 아니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힘들게 세트 스코어 3-3을 만들었는데 허무하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녀는 "마지막에 수비를 잘 해놨다고 생각했는데, 키스로 마무리가 되니 얼굴이 뜨거워지더라"며 당혹스러웠던 순간을 회상했다.

하지만 그녀는 곧바로 결과에 승복했다. 김민아는 "그래도 우승자가 친한 동료인 강지은 선수라서 더욱 좋았다"며 "축하는 해줘야 한다. 지은이에게 아주 맛있는 밥을 얻어먹겠다"며 쿨하게 웃어 넘겼다.

# 0-3의 침묵과 3-3의 반격... "팔이 잠길 줄 알았다"

경기 초반 김민아는 무기력하게 세 세트를 내리 내줬다. 그녀는 "친분이 있는 선수와 경기를 하면 마음이 불편해서 초반 집중력이 좋지 않았다"며 "운도 따르지 않아 '오늘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4세트부터 김민아의 '승부사 기질'이 발동했다. 그녀는 "4세트만 가져오면 나머지 세트도 다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반격을 시작했다.

그녀의 예측은 적중했다. 김민아는 "모든 선수들이 그렇듯, 앞서 있는 상황에서 상대가 쫓아오면 상당히 부담스럽고 무섭다. 강지은 선수의 팔이 잠길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기회가 왔다"며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비록 마지막 '행운의 여신'은 그녀를 외면했지만, 0-3을 3-3으로 만든 김민아의 저력과 패배 후 보여준 호쾌한 매너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민아와 강지은이 경기 후 시상식에서 다정한 포즈로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PBA
김민아와 강지은이 경기 후 시상식에서 다정한 포즈로 사진촬영에 응하고 있다/@PBA

# 김민아 준우승 기자회견 전문(全文)

◆ 준우승 소감.

= 제가 우승했던 휴온스 챔피언십이 끝난 지 채 두 달이 안됐다. 빠르게 다시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쁘다. 결승전 상대가 친한 동료인 강지은 선수여서 더욱 좋았다. 다만 친분이 있는 선수와 경기를 하면 마음이 또 불편해서 그런지 초반 집중력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세트스코어가 0:3으로 벌어지면서 '오늘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도 따라주지 않는 느낌이었다. 4세트부터 마음을 내려놓고 경기를 했는데, 7세트까지 갈 수 있었다.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린 것 같다.

◆ 마지막 1점을 강지은 선수가 행운의 샷으로 성공시켰을 때 무슨 감정이 들었나.

= '아~ 이건 아니지(웃음)'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게 세트스코어 3:3을 만들었나 싶다(웃음). 마지막 공격 때 수비를 잘 해놨는데, 강지은 선수가 키스로 마무리를 했다. 얼굴이 뜨거워졌다(웃음). 그래도 강지은 선수의 우승을 축하해주려 했다. 강지은 선수에게 맛있는 밥을 얻어먹겠다.

◆ 초반에 세트스코어 0:3으로 끌려간 이유는.

= 조금만 운이 따라줬다면 들어갈 수 있는 공이 많았다. 공이 수차례 빗나갔고, 받는 포지션도 정말 어려웠다. 반면 강지은 선수는 운도 조금 따라준 것 같고, 스트로크도 안정적이었다. 당구장에서 연습하는 것처럼 집중력도 잘 되어 있었다. 강지은 선수의 모습에 기가 죽기도 했다. 내가 못 친 것도 있지만, 강지은 선수가 너무 잘쳤다.

◆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 4세트만 가져가면, 나머지 세트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듯이 앞서 있는 상황에서 상대가 쫓아오면 상당히 부담스럽고 무섭다. 상대가 받는 압박도 클 것이라고 생각했고, 팔이 잠길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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