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김진수 인턴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형 연회장을 짓기 위해 백악관의 이스트윙을 철거했다.
대형 연회장을 짓고 싶어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랜 꿈을 위해 백악관의 역사가 담긴 이스트윙(동관)이 사흘 만에 사라졌다.
역사 보존론자들과 민주당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건물에는 지장을 주지 않겠다던 애초 약속을 어기고 이스트윙을 철거했으며 기업에 공사비를 뜯어냈다고 비판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 시각) 정오에 수십 년 된 이스트윙이 완전히 철거됐다고 보도했다.
WP가 입수한 동영상을 보면 대형 굴착기가 요란한 소음을 내며 이스트윙 한쪽을 허물어뜨렸고 공사 분진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무너뜨린 건물 잔해는 덤프트럭이 포토맥강 인근으로 실어 날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백악관 내에 대형 연회장을 짓고 싶어 하는 열망을 표출해 왔다.
지난 7월 9만㎡(2만 7천225평) 규모의 연회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당시에는 이스트윙을 건드리지 않고 인근에 짓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계획을 바꿔 건물 일부를 손대기 시작했고, 굴착기가 철거를 시작하고 나서야 이런 내용이 온라인과 언론을 통해 퍼져나갔다.
대통령이 국가적 랜드마크를 비밀리에 파괴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공사 현장을 직접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자 트럼프 행정부는 일반인의 접근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또 이스트윙 바로 옆에 청사가 있는 재무부 직원들에게는 관련 사진을 공유하지 말라고 지시했고, 영상 촬영을 시도하는 기자들도 현장에서 쫓아냈다.
건물 철거를 투명하게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건축가와 건설사가 튼튼하고 안정적인 구조물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조언해 계획을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비난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그의 집이 아니라 여러분의 집이다. 그런데 그가 파괴하고 있다"는 글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려 비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말 그대로 백악관을 파괴하고 있다"며 엑스를 통해 철거되고 있는 백악 사진을 공유했다.
비영리단체인 내셔널 트러스트도 이스트윙이 국립사적지이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미국을 상징하는 건물이라며 공사 중단을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주장한 것보다 공사비가 불어났고, 연방정부와 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이 기부금을 댄 사실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연회장 건설 자금 마련을 위한 만찬을 열었고, 이 자리에 초대된 애플, 아마존, 구글, 팔란티어, 록히드 마틴 등이 기부금을 낸 것이다.
다만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런 지적과 관련해 "대통령은 놀랄 만큼 투명하게 행동해왔다"고 일축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영부인과 보좌진들의 공간으로 사용돼 온 이스트윙은 1902년 처음 만들어졌고, 1942년 2층으로 증축됐다.
사진=개빈 뉴섬 SNS, MeidasTouch, 힐러리 클린턴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