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추석 연휴가 끝나갈수록 식탁에는 남은 전이 쌓이기 쉽다.
버리기엔 아깝고 다시 데워 먹기엔 느끼한 기름 맛이 부담스럽다면, 간단하면서도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모둠 전찌개’가 해법이 될 수 있다. 한 냄비에 남은 전과 채소, 멸치 육수, 기본 양념만 더하면 푸짐한 한 끼가 완성된다.
준비 재료는 남은 모둠 전, 양파 1/2개, 대파 1대, 청양고추 1개, 멸치 육수 600ml다. 양념장은 다진 마늘 1스푼, 고춧가루 2스푼, 국간장 2스푼, 참치액 1스푼, 맛술 1스푼, 후추 약간을 섞어 만든다.
양파는 너무 얇지 않게 채 썰어 식감을 살리고, 대파와 청양고추는 어슷 썰어 준비한다. 취향에 따라 홍고추나 애호박, 버섯을 추가해도 좋다. 꼬지전이 있다면 미리 꼬지를 제거해 먹기 편하게 손질한다.
조리는 간단하다. 넓은 냄비 바닥에 대파와 양파를 먼저 깔아 향을 돋우고, 그 위에 손질한 모둠 전을 올린다. 양념장 1~2스푼을 골고루 두른 뒤 멸치 육수를 부어 센 불에서 끓인다.
육수가 끓어오르면 불을 중약으로 낮추고 약 5분 정도만 더 끓여 마무리한다. 전은 이미 간이 배어 있어 양념은 과하지 않게 시작해 맛을 보며 추가하는 것이 좋다. 오래 끓이면 전이 쉽게 뭉개져 국물이 탁해질 수 있으므로 과한 끓임은 피한다.
모둠 전찌개의 장점은 남은 전의 느끼함을 깔끔한 육수로 씻어내고, 채소의 단맛과 매운 고추의 끝맛으로 균형을 잡아준다는 데 있다.
동태전, 동그랑땡, 호박전 등 어떤 전이든 두루 어울리며, 냉장고 속 애매한 채소도 함께 정리할 수 있어 명절 후 냉장고 비우기 메뉴로 제격이다. 맛술과 참치액이 더해져 감칠맛이 살아나고, 고춧가루와 청양고추가 전 특유의 기름기를 깔끔하게 정리한다.
응용 팁도 있다. 국물 농도를 더 진하게 원하면 육수 일부를 사골곰탕으로 대체하거나, 들깻가루를 한 큰술 정도 넣어 고소한 풍미를 살린다. 아이들과 먹을 때는 청양고추를 빼고 고춧가루 양을 줄이면 순한 맛으로 즐길 수 있다. 마지막에 부추 한 줌이나 깻잎 채를 더해 향을 올리면 한층 풍성한 맛이 난다. 남은 전의 상태가 바삭함을 잃었다면, 냄비에 넣기 전 달군 팬에서 아주 살짝만 데워 표면의 기름기를 털어내고 사용하는 것도 깔끔한 국물 맛에 도움이 된다.
간단한 손질과 짧은 끓임만으로 완성되는 모둠 전찌개로, 2025년 추석 연휴의 여운을 따뜻한 한 그릇에 담아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