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한계 깬 추신수가 꼽은 ML 최고의 순간은?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11-09 08:15: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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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의 한계를 깬 추신수가 자신의 커리어와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순간으로 꼽은 일들은 무엇일까.

‘추추 트레인’ 추신수(42)가 24년간의 위대한 커리어를 마쳤다. 추신수의 은퇴 기자회견이 11월 7일 인천광역시 송도 경원재 앰버서더 호텔에서 열렸다. SSG의 팀 동료 김광현과 최정, 구단 임직원들이 함께 한 이날 자리에는 100여 명 이상의 미디어 관계자가 참석했다.

특히 이날 은퇴식에는 추신수의 등번호 17번과 국가대표팀을 비롯한 메이저리그 각 구단들의 유니폼 조형물이 공개됐다. 또 추신수가 직접 뽑은 커리어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인 ‘Legendary Moments TOP5’가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2001년부터 프로 커리어를 시작해 메이저리그와 KBO리그 도합 2814경기에 나섰고, 무려 24년간 쉼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간 끝에 올 시즌을 끝으로 긴 야구 인생의 여정 1막을 마쳤다.

추신수는 2001년 프로 무대에 데뷔해 메이저리그 통산 16시즌 동안 1652경기 타율 0.275,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를 기록했다.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 기록도 세 차례나 달성했다.

2014년을 앞두고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7년 1억 3000만 달러는 당시 기준 아시아 선수 최고액 계약이었고, 역대 한국 선수 기준으로는 여전히 메이저리그 최고액 계약이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그 이후 추신수의 뒤를 이어 2024년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며 1억 달러의 벽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그를 넘어서진 못했다.

아시아선수로 이치로 스즈키(은퇴) 외에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빅리그 무대에서 편견과 차별을 이겨내고 메이저리그의 대표 선수로 오랫동안 활약하며 한계를 부쉈다. 허슬플레이의 대명사와 같았던 추신수의 플레이에 매료된 메이저리그 팬들은 ‘추추 트레인’이라는 애칭으로 그를 사랑했다.

그런 추신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가운데 TOP5는 다소 의외지만 공감이 가는 선택이기도 했다. 추신수는 2020년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텍사스 선수 대표 후보로 선정된 것을 자신의 최고의 순간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그 이유에 대해 추신수는 “야구 외적인 것이긴 한데 로베르토 클레멘테 선수의 삶에 대해 디테일을 100% 알지는 못하지만 이 선수가 어떻게 사회에 공헌하고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미쳤다는 것을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들으면서 성장했다. 그래서 항상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이 상에 대해 애정을 갖게 된 배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추신수는 “그 전까지 사실은 상이란 것을 애착을 갖고 그걸 원해서 야구를 해봤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이때 후보에 올랐을 때는 왠지는 모르겠지만 후보밖에 가지 못 했지만 최종까지 가서도 받고 싶고, 뽑히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했다.

추신수는 실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부터 한국 SSG 랜더스로 복귀한 이후에도 물론 오랫동안 기부와 봉사활동을 이어가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 그의 노력들을 기린 대표선수 선정이었기에 더욱 뜻깊게 남았던 일이었다.

나눔의 계기는 사소한 다짐부터 시작이 됐다. 추신수는 “미국에서 마이너 생활을 7년 동안 했다. 나 역시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다. 마이너에서 어려운 시절을 보내면서도 메이저 선수들이 마이너로 내려오면 어떻게 행동하고 베푸는 지를 봤다. 나도 그때 생각했던 게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면 사회나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꼭 되돌려 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했다.



TOP4로 꼽은 장면은 메이저리그 아시아인 최초 20-20 달성 기록의 순간이다.

추신수는 2009년 10월 3일(현지시간)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우익수 겸 3번 타자로 출장해 팀이 4-10으로 끌려가던 7회초 무사 1루에서 바깥쪽 컷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측 담장(그린몬스터)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때려내며 아시아 선수 최초 20-20을 달성한 바 있다.

추신수는 그해156경기 175안타 타율 0.300 20홈런 21도루 86타점 78볼넷 출루율 0.394 장

타율 0.489 OPS 0.883를 기록하면서 메이저리그 특급 선수 반열에 올랐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란 곳에서 정말 야구를 하고 싶었고 닿을 것 만 같았는데 가까이 있으면서 닿지 못했다. 그래서 20-20이란 것을 달성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라며 “마지막 161경기째 보스턴에서 홈런을 쳤던 것 같다. 말로 설명이 안됐다.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도는데 몸에 소름만 돋는 그런 상황이었다. 나보다 우리 선수들이 더 기대했고 반겨줬던 것 같다”며 그 순간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이런 호타준족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추신수는 “아무래도 내가 메이저리그 선수들보단 특별함은 없었던 것 같다. 키도 덩치도 특별함이 없다보니 운동장에서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고 느꼈던 것 같다. 누구보다 일찍 출발하고 한 번 더 스윙했던 게 이런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전했다.



TOP3는 2015년 기록한 아시아인 최초 사이클링 히트다. 2015년 7월 21일(현지시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원정 경기에서 추신수는 아시아 선수 최초, 텍사스 역대 8번째 사이클링 히트 달성한 바 있다.

추신수는 “2015년은 사실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해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첫 6주 가운데 최저 타율 선수였다. 타율이 1할도 안됐다. 이때 PS에 나갔는데 아마 이때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이후부터 내 개인 성적이나, 팀 성적이 올라갔던 걸로 기억한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2번째로 높게 타율을 끌어올리면서 그 해를 마쳤다”면서 극적인 반전의 당시를 떠올린 이후 “다른 것보다 아시아인 최초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그 기록은 김하성 선수나 이정후 선수도 할 수 있는 것이기에 최초란 것에 그 의미를 두고 있다”고 했다.

각종 차별과 편견의 시선과 싸웠다. 그 동력에 대해 추신수는 선배 메이저리그 개척자들에게 그 공을 돌렸다. 추신수는 “나 또한 첫 번째 한국 선수가 아니었다. 박찬호, 최희섭, 서재응 선배님 등이 계셨다. 그 선배들이 개척해주지 않으셨다면 나 역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지 않았을 것 같다. 또 그만큼 메이저리그를 향한 꿈이 그만큼 크진 않았을 것 같다. 그 선배들이 계셨기 때문에 나 역시 더 노력하고 꿈을 더 키워갔던 것 같다”고 했다.



추신수는 자신의 커리어 가장 빛났던 두 번째 순간을 아시아인 최장인 동시에 텍사스 최초의 52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꼽았다.

추신수는 2018년 7월 20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홈경기에서 1회말 첫 타석에 중전 안타를 기록하며 52경기 연속 출루 신기록을 달성했다. 해당 기록은 아시아 출신 선수로서 최장 기록이었는데 종전 스즈키 이치로의 43경기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었다. 텍사스 구단 단일시즌 최장 기록이기도 했는데 종전 훌리오 프랑코의 46경기를 6경기 경신한 것이기도 했다.

당시 기록에는 재밌는 극적인 상황들이 있기도 했다. 추신수는 “기록이란 게 만들고 나면 간단해 보이지만 경기 숫자가 길면 쉽지 않은 상황들이 생긴다. 10경기 이후엔 다리가 좋지 않아서 치료를 받으면서 기록을 이어나갔던 기억이 있다. 수비도 나가지 않고 지명타자로 나가기만 했다”면서 “기록이 깨질만한 상황도 있었다.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다가 우리 투수가 블론세이브를 해서 한 타석에 들어선 순간도 있었고, 또 스트라이크가 뒤늦게 볼로 판정 받기도 했다. 나 혼자선 기록을 세우지 못했을 것이다. 동료들이 그만큼 도움을 줬기 때문에 기록을 달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런 대기록의 순간에 대해 추신수는 ‘사람들의 응원’을 그 힘으로 꼽으며 하나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추신수는 “경기가 끝나면 다음 경기는 새로운 경기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야구를 했던 것 같다. 열 번째 경기 전후로 해서 경기전에 쌀국수를 먹었다. 그 시작으로 잘해서 그때 한 테이블에서 같이 먹었던 선수와 프런트 직원이 나와 함께 43경기 정도를 항상 같이 먹었다”면서 “이후 농담으로 ‘다신 쌀국수를 안 먹는다’고 하지만 그 기록이 깨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함께 먹어줬다고 한다. 그런 작은 마음들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추신수는 자신의 커리어 첫 번째 우승이자 유일한 우승인 2022년 SSG 랜더스의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자신의 최고의 순간으로 꼽았다.

추신수는 “아무래도 마지막에 있는 우승이란 두 글자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가 우승이란 저 두글자를 위해서 땀을 흘리는 것 같다. 우승이란 저것이 배제가 된다면 아파가면서 땀을 흘리면서 우승을 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34년간 야구하면서 우승을 목마르게 바랐다. 미국에서도 그걸 간절히 하고 싶었는데 한국에 와서 하게 돼서 그것을 첫 번째 순간으로 꼽았다”고 말했다.

영원히 야구에 미친 선수, 늘 언제나 진심이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추신수는 이제 현역 선수 유니폼을 벗었지만 그가 메이저리그와 한국에서 보여줬던 커리어는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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