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연속 인하했지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은행들이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대출 가산금리를 높여왔기 때문이다.
여전히 높은 주담대 금리에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부동산 시장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신규 취급 주담대 평균 금리는 지난해 7월 3.542%에서 11월 4.58%로 넉 달간 1.038%포인트(p) 급등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과 11월 기준금리를 0.25%p씩 두 차례 내리면서 새해부터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높이고,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주담대 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 위원은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기준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민감한 영향을 주는데 두 차례의 베이비스텝 이후 대출금리가 이에 비례해서 내려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는 강화되고, 주담대 금리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새해 들어서는 주택시장 관망세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넉 달째 3000건대에 머물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938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신고 기한(1월)이 남아 있어 최종적으로는 3000건을 간신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7월 9218건을 기록한 뒤 감소하기 시작해 9월 3165건, 10월 3806건, 11월 3344건 등 3000건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3주 연속 보합세를 기록하는 등 하락 전환 가능성이 나오면서 가격 상승 기대감은 바닥을 쳤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0% 변동률을 보이며 3주 연속 보합세가 유지됐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가 자리한 동북권(-0.02%)과 서남권(-0.01%)은 하락세로 돌아선 지 오래다.
한편,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이 다음 달에는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봄 이사 철에는 주택 거래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 수석 위원은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기준금리와 대출금리 인하가 동반 하향된다면 관망하던 시장 참여자들이 거래를 시작하면서 빠른 거래량 및 가격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