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울산 아동 실종사건, 계모가 벌인 살해유기였다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4-05-10 08:06:53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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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울산 계모 살인사건 / 꼬꼬무 방송 캡쳐
2013년 울산 계모 살인사건 / 꼬꼬무 방송 캡쳐

서준이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9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서준이가 사라졌다'라는 부제로 '울산 아동 실종 사건'의 그날을 추적했다.

2008년 2월, 설 연휴를 앞둔 날 울산의 한 지구대로 혼비백산한 한 여성이 등장했다. 그는 집 앞에 놀러 간 7살의 아들 서준이가 돌아오지 않는다며 실종 신고를 했다.

이에 경찰은 해당 사건이 단순 실종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수색에 나선다. 300여 명의 사상 최대 규모 인력이 투입돼 서준이를 찾기 위한 수색이 진행되지만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특히 서준이가 실종된 날 어느 누구도 서준이를 보았다는 목격자도 등장하지 않아 사건은 난항에 빠진다.

이에 서준이의 부모들은 방송에까지 출연하며 아이를 찾아달라고 호소했고 이에 여러 제보 전화가 등장했다. 그러나 마땅한 소득 없이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그럼에도 하루하루 새로운 정보를 위해 수색을 하던 형사들이 한 자리에 모이고 한 형사가 서준의 엄마가 이틀 전 백숙을 해 먹는다며 닭을 사갔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주민들은 아이를 잃어버린 사람이 무슨 백숙을 해 먹냐고 비난했다는 것.

그리고 형사들은 이해할 수 없는 서준 엄마의 또 다른 행동을 포착했다. 그는 얼마 전 서준이가 다닐 예정인 유치원을 찾아가 신학기 물품에 대한 환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수백 명의 수사관들이 서준이를 찾기 위해 수색을 벌이던 그때 서준 엄마는 아이가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알기라도 하듯이 그런 일을 했다는 것.

이때 형사들은 구체적이고 일관된 서준 엄마의 주장이 준비된 진술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의 행적을 추적했다. 그리고 아이가 실종된 날 수변 공원에서 운동을 했다는 서준 엄마의 이야기가 거짓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서준 엄마는 아이가 실종된 날 경주 외동에서 포착된 것.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 대면 조사를 하게 된 형사들. 서준 엄마는 경주에 왜 갔냐는 질문에 담배를 달라며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서준의 엄마는 서준의 생모가 아니었다. 2살 때 부모가 이혼한 후 고모네와 할머니네에서 살던 서준이는 5개월 전부터 새엄마와 함께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서준의 새엄마는 실종 신고 하루 전날 할머니 방에서 TV를 시청 중이던 서준의 뺨을 때리고, 밥을 제대로 먹지 않고 화장실에 가서 토를 한 것에 분노해 플라스틱 빗자루로 등과 허리 부분을 6~7 차례 때렸다고 주장했다. 또한 맞은 뒤 자신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은 데 격분해 복부를 발로 한차례 찼으며 옆으로 쓰러지자 주먹으로 복부와 옆구리를 3차례 더 때렸다고 진술했다.

그렇게 의식을 잃은 서준을 새엄마는 방에 눕혔고, 다음날 보니 아이가 죽어 있었다며 죽일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형사들은 명백한 살인이라고 판단하고 그의 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찾았다. 살인 사건이 성립하려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시신을 추적한 것.

서준의 새엄마는 사망한 서준을 커다란 종이 상자에 넣어 밖으로 나와 콜밴을 불러 경주로 이동했다. 이에 서준과 그의 새엄마는 CCTV에 포착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새엄마는 경주의 외동에 있는 논 가장자리에 있던 폐드럼통에 상자를 밀어 넣고 주유소로 향했다. 휘발유 1.3리터를 사서 다시 돌아온 새엄마는 서준이의 시신을 불태웠다.

그 후 그는 끔찍한 범행 후 아이를 찾는 척 아이를 걱정하는 척하며 지구대에 실종 신고까지 했던 것이다. 그리고 TV 출연까지 했던 것.

이에 전문가는 새엄마에 대해 자기 애가 높은 나르시시스트이며 동정심까지 유발해서 관심받고 싶어 하는 심리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그는 슬픈 엄마는 연기했지만 서준이를 사랑하는 엄마를 연기하는 것에는 실패해 결국 실체를 드러내고 만 것이다.

서준의 이야기가 모두 알려지고 서준이 동네에서는 안타까운 목격담이 뒤를 이었다. 생전에 서준이 새엄마와 산 후부터 상처가 점점 늘어났고, 아이를 걱정하는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새엄마는 남의 집 일에 참견하지 말라고 했었다는 것. 그리고 그의 아버지도 새엄마와 크게 다르지 않게 아이를 폭행하고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서준이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는 없었다. 2022년 기준 4만 5천 건의 아동학대 신고 전화가 있었던 것과 달리 서준이 사건이 발생했던 2008년에는 아동 학대 신고가 7천여 건이 전부였다. 이는 당시 부모의 체벌이 학대라는 인식이 부족했던 것이 이유이기도 했다. 상황을 짐작했으나 개인사라는 생각에 참견하지 못했던 것.

불에 탄 서준이의 시신에서는 멍 자국이나 상처는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꼭 웅크린 채 발견된 서준이의 시신은 전소되지 않았고, 이에 부검을 통해 직접적 사인을 밝힐 수 있었다.

서준이는 내장이 심하게 훼손, 내장 파열로 인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횡격막, 간, 위장, 폐 일부까지 훼손되었던 것. 이는 복부에 지속적으로 강한 외부 충격이 가해진 것으로 추정되어 새엄마의 진술보다 훨씬 더 한 물리력에 가해졌을 것이라 추측되었다.

명백한 살인으로 보이는 사건,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반성의 의사를 계속 표시하고 있는 점, 피고인의 남편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하여 피고인에 대해 상해치사죄의 법정형 상한 인 징역 15년으로 형을 정했다.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한 형사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특히 서준의 아빠는 아들을 살해하고 신체까지 훼손한 안 씨에 대해 선처를 바란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방송에서는 사망하기 전 2달 동안 서준이가 그린 그림들이 공개됐다. 전문가는 서준이의 그림에 대해 "새엄마의 이중성과 공격적인 모습을 그대로 나타났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서준이가 그를 가족의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있는 메시지도 담겼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서준이의 상황을 아는 상태에서 나온 분석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방송에서는 아무 정보 없이 서준이가 그린 그림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손과 발이 없는 그림인데 이는 환경에 대한 무력감,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리고 이 아이는 집에서 고립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가정폭력 가정에서 아이가 피해를 당하고 있는 아이이지 않을까"라며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한 아이의 그림과 서준이의 그림이 닮았다고 분석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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